이방인 추신수

2018. 3. 13. 17:33

마루님

예능

여러 리얼리티를 봤지만 등장인물이 많아서 그런가 이쪽저쪽 관점 스위칭하게 되는 점이 새롭다. 나이로 따지자면 자식들보다는 추신수부부 쪽이 가깝지만 부모가 되면 어른이 된다고 했던가. 애들입장에서 더 감정이입하게되고 그들은 한참 어른. 추신수처럼 친구같이 놀아주는 부모역할은 할 수 있지만, 하여사처럼은 제일 일찍일어나 자기 인생 오로지 부자식 희생하며 우리 엄마 세대처럼 느껴졌다. 살림과 육아 전적으로 도맡아하는 전통적인 가정상에, 개울가에 빨래터 얘기며 가끔씩 한국추억이나 이미지 들어보면 세대차이가 많이남. 티비에 나온게 일부임에도 삼시세끼+픽업+집안일 중에 삼시세끼에 야식만해도 나위해서도 안챙겨먹는지라 벅차다. 따져보면 그들은 20대 초반부터 아이낳은거라 놀랍기도 하면서 부모자식간 나이차이도 얼마 안나고 낯선 타지에서 때론 친구처럼 서로에게 사랑으로 버팀목이 되는 가정인거 같아 보기 좋다.

아이들은 미국출생이니 당연히 미국 시민권자일테고 한국 시청자들 친근하라고 한국이름을 쓰는거지만 공식 이름은 영어이름인가보다. 추신수가 한국인 프라이드가 있어보이길래 이기홍네 처럼 한국이름 쓰는줄 알았다. 소희는 영어이름으로 괜찮지 않나... 비단 그집뿐 아니라 미국이민자 가정 자식들은 대개 영어이름이고 한국이름은 가족끼리 부를때 쓰더란. 미들네임으로 넣기도 하고.

보면서 한국말보다 영어가 편하고 부모는 한국어가 편하지만 애들 이해 편하라고 그러는지 중간중간 영어를 섞어쓰던데 한국어 이중언어구사자로 만들 생각이 있다면 부모는 더 철저히 한국어를 해야한다. 개인적으로 재미교포 사촌이 현지 한국학교를 나왔는데도 생활+미디어에서 압도적인 영어 환경에 있다보니 영어에 기울 수 밖에 없더라. 근데 추신수네는 완전 미국학교니까 한국어공부를 따로 투입시켜주어야 어휘력이 생길텐데. 것도 용불용설이라 내 사촌은 초딩방학때 한국에서 학교도 다녔지만 그 때 이후로 한국 안왔....

딱 사촌이 건우 소희 또래일때 우리집에서 홈스테이를 해서 그때 느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났다. 일단 미국식 억양과 발음도 비슷하고 한국어 ㄱ발음을 k로한다. ㅕ발음을 ㅡ로 하는 경향. 천천히 생각하면 한국어는 나올 수 있지만 느끼자마자 튀어나오는 감탄사에서 국적(?)이 느껴졌고, 정말 사소한거부터 열의 열까지를 미국과 비교했다. 자랑스런 미국 시민이란걸 직접적으로 말을하진 않았는데 은연중에 정체성이 느껴졌다. 생김새는 같을 수 있지만 교육과 문화로 정체성이 갈리는구나 깨달았다.
추신수네도 할로윈때 trick or treat 놀이나 5초말하기 카드 게임했을 때 대서양에 가까운 주, 슈퍼볼 이긴팀 등 미국지리와 미국문화를 향유해야만 대답할 수 있는 것을 할때 새삼 느꼈다. 공교롭게도 한현민이 대통령임기와 1980년대 대통령 맞히는 것과 대조적인 것도 흥미로운 요소였다.

무빈이는 사춘기인거 같고 건우랑 소희가 친해보였다. 건우는 어쩜 그렇게 정많은 아이인지... 책임감많고 리드하는 타입은 많아도 섬세하게 배려하는 아이는 잘 못봤는데 소희 햇빛가려주는거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애들셋 다 우애좋게 한방에서 자고... 나나 사촌들이나 기기만 다르지 게임붙잡고 밤까지 한다고 야단 맞았던 기억이 있는데 저렇게 활동적이고 순수한지 신통방통했다. 클럽활동하느라 바빠서 그런가.

추신수가 운동할땐 엄하고 장난도 많이치고 그러는데 자상하고 가정적이어서 애들이 아빠를 잘 따르는데 놀이기구 타면서 보통 엄마 부르지 건우가 아빠부를정도면 아빠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보인다. 저런경우는 사춘기 때 소원해지더라도 시기 지나면 다시 친해진다. 어릴때 쌩까다가 크고나서 친한척하면 무시당하지. 소희가 아빠 머리해주고 네일해줬는데 내가 그나이땐 아빠가 머리 묶어줄 때라 아빠한테 뭘해준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소희살롱 이용료는 있지만ㅋㅋ 마음이 넓은 아이다. 그리고 아빠들 장난... 그 7달러 같은거 본인이나 재밌지 당하고 억울한 장난 성격버림.

제일 인상적인건 추신수부부의 결혼스토리. 추신수가 천만장자지만 천만장자 메이커는 하여사임. 만난지 두달만에 미국행 부터가 보통 결단이 아니고, 불확실한 미래에 고생하고 희생해야하며 매순간 승부의 굴레에 함께 직면해야하는 운동선수 배우자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하여사 역시 다음생에는 돈필요없으니 출퇴근 일정한 직업으로 태어나면 다시하자고 했으니. 잘풀려서 메이저리거지 잘안됐으면 그냥 고생은 보상받지 못하고 온가족 타지에서 고생해야하는 상황인데 애낳고 바로가버린 남편에 산후조리 없이 그몸이끌고 갓난아기랑 운전해서오고, 남편 깰까봐 아파트 계단에서 모유수유하다 잠들고, 수술하고나서도 더 도전하라고 지지해주는 배포가 멋있었고, 추신수 선수도 마이너리그시절 돈계산하면서 밥먹으면서 체력소모 어마어마한 운동선수가 가족한테 좋은거 먹이려고 돈남겼다는 얘기나 게 싸온얘기 60년대 이야기같지만 실화. 하여사가 실명위기였을때 추선수가 너때문에 야구하는데 니가 그러면 자기걸 준다고 하는데 눈물이 범벅되고 말았다. 이런게 진짜구나. 그게 설사 립서비스더라도 저런 말한마디에 감정의 동력을 얻을 수 있으니 그것도 사랑이라 생각한다. 때가되어서 어쩌다보니 결혼했다는 부부랑 백만광년 차원이 다른 무언가가 크게 다가온다.

한편 서민정네는 상의없이 물건 대량 구매하는 남편이나 한국에서 하이킥으로 한창 상종가일 때에 미국가서 인맥도 커리어도 다 날아가고 하루 온종일 남편기다리며 요리에 골몰하는 착한 주부 서민정의 모습이 답답했는데 설상가상으로 선예까지... 둘다 스킵이었는데 선예는 하차한거같다. 한현민은 재밌었는데 따로살아서 오래는 못갈거같음. 갑자기 [비정상회담] 멤버들로 슬슬 채우려는데 한국인 타지생활 포맷 아니었던가. 또 외국인에 피로감 쌓인다.
중국이나 유럽같은 곳은 없나 러시아의 빅토르 안 부부도 있고... 추신수네나 서민정네 둘다 미국이라. 어울리는 사람들도 다 백인이고 지인중에 흑인은 못본듯. 다양한 환경이 보고싶다.

'예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혼자산다 다솜,송경아,화사  (0) 2018.06.09
숲속의 작은집   (0) 2018.04.08
택시 161101 박하선  (0) 2018.03.02
라디오스타 180228 서신애,노희지,허정민  (0) 2018.03.01
라디오스타 홍윤화,김지혜  (0) 2018.02.01

blog activities

  • 왼쪽의 목록에서 링크를 선택해주십시오.
    목록이 보이지 않으면 링크를 추가하시기 바랍니다.

Visitors: / /

music box

자동재생 상태가 아닙니다.
00:00

[재생목록]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