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최악의 하루

결말누설이 있습니다.

"でも安心してください。この物語はハッピーエンドです。主人公は幸せになりますから。"

되게 독특한 느낌인 영화. 하루에 일어나는 일들을 영화로 한 영화들은 차고 넘치지만 저예산 답게 일상적이면서 정적이면서 잔잔하면서 적당히 킬링타임용으로 나쁘지 않다. 주인공여자와 남자는 여행자와 내국인으로 만나 주제(최악의 하루를 경험하고)를 공유하고 다시만나는 해피엔딩.

처음부터 이와세 료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해 엔딩도 그의 일본어 나레이션 대사로 장식하다보니 [연애사진]의 영어 나레이션처럼 이질적이면서 남의나라 영화같았다. 처음에 은희가 료헤이를 만나 커피숍 오기까지 십몇분을 오프닝으로 잡아먹는데 이 하염없는 느긋함은 뭔 패기냐 싶었다. 소소함 일상성을 소구하고 이와 더불어 영화 ost의 쓰임이 어처구니 없을 때마다 익살맞고 잔망스럽게 깔리니까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처럼 소박하고 소소한 피식웃음을 끌어내는 일본영화 같기도 했다. 일본영화 엄청 많이본 듯한 느낌.

주인공 우에다 료헤이를 제외하고 모두가 썅놈캐릭터. 여주는 남친과 헤어지고 딴남자를 사귀었는데 알고보니 유부남. 이혼한다던 유부남은 아니나 다를까 재결합했는데 중요한건 진실보다 진심이라는 망발로 혼자 치정극 찍고 자빠진 개썅놈. 남친은 꼴에 아침드라마 들어갔다고 거들먹거림과 사람 오라가라 유세에 변장 유난 처음엔 뭐 이런 꼴값이 다있나 했는데 유부남한테 끌려다니는 여친 본후 상대적으로 썅내지수 하락. 료헤이쪽 출판사 사장은 식사하셨냐고 나는 먹었다고 헤어질때도 인사치레인지 멕이는건지 한탄타령인지. 억양은 좋은데 발음이 아쉬웠지만 굉장히 능숙했다. 잡지기자는 일본어를 배운거같긴한데 발연기에 발음이 너무 쌩기초. 대사 외운게 용할정도.

이게 영화로 만들정도인가 하면 글쎄 드라마적 작법으로 더 공감가게 할 수 있었던게 보이니까. 이 영화의 수확은 서울 풍경을 고즈넉한 한옥과 골목길, 남산 숲길, 야경 등 일상적인 서울풍경 담아낸 것과 일몰후 어둠이 끝나는 지점부터의 영상미가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엔딩의 마법같은 판타지가 영화 전반의 짜증스러움을 중화시켜준다.

연기들은 무난해서 그게 많이 아쉽다. 확실히 영화가 정적이면 연기로 채워야하는 부분이 늘어나는데 출연진들이 그정도를 책임질 깜냥은 안되는거 같다. 깊이 없고 고뇌없는 연기. 일상에선 가짜고 연기할 땐 진짜라고 하는 대사나, 첫장면에서 읊조렸던 대사를 후반에 다시한번 감정 실어서 다시하는데 연기력이 너무 빈약해서야. 그나마 한예리는 신인이니 용인가능한데, 이희준에 실망했다. 뻔뻔하면서 진지한 유부남 새끼를 연기해야하는 복합적인 캐릭터인데 주말드라마 훈남캐 연기를 왜하심. [텍사스 안타]할 때 감탄했던 연기력 다 어디에 숨겨둔건지...

나레이션에 료헤이 홋카이도 출신 설정 왜한건지 모르겠음. 홋카이도 눈많이 오는 곳으로 그냥 설정한거 같은데 홋카이도는 원주민이 살았던 섬이고 동북인 특유의 얼굴상과 사투리가 있는데 나레이션을 사투리로 할 리는 없지만 그래도 그 느낌이 아닌데. 그리고 일본인한테 길알려줬다는데 굳이 '개념없이'란 대사 집어 넣었어야했나.
이와세 료는 처음 보는 배우인데 발성이 안정적이어서 출연자들 통틀어서 듣기 좋은 대사안정감을 보여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