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택시운전사

2017. 11. 20. 06:16

마루님

영화/팝콘

누설을 포함합니다
Scenario 중 생각보다 개인서사 줄기가 굵음
Direction 중 뻔했다
Character 중 입체적 캐릭터에 감정이입은 되지만 송강호의 전작캐릭과 중복됨
Acting 중 송강호의, 송강호에 의한 그러나 송강호를 위하지 않음
Sounds 중 현악기 사운드트랙 인상적
Cinematic quality 중 의미는 좋지만 쓸데없는 창작욕은 과욕
Impression 중 "아빠가 손님을 놓고왔어"
TU X / N X / F O / M O / VL X

송강호의, 송강호에 의한 영화 [택시운전사]. 송강호의 무게감을 차치하고 소박하면서 때로는 이기적이고 속물적인 한국인상에 가장 적합하게 연기하는 다른 배우는 떠오르지 않는다. 송강호의 이름값으로 기획된 거겠지만 그가 아니고서는 성립불가능한 역할이었다. 역시 최근작이 대표작이라는 찬사만큼 연기를 다시 증명했다.
연기는 잘했지만, 그가 연기한 캐릭터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식상하다. [변호인]에서 데모하던 대학생들을 철없다고 업신여기고 빨갱이라는 언론프레임에 갇힌 모습과, 이재에 빠삭하면서 자기 사익을 추구하는데 여념이 없다가 독립(민주화)투사의 투쟁에 힘을 실어주는 입체적인 주인공. 이번이 세 번째다. 물론 실존인물 모델이 있는 배역이고 의미도 대중성에 부합하는 인물들이었고 [택시운전사]역시 대중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건 사실이지만 그의 캐릭터가 특정하게 고착화하게 되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밀정]포함 세 작품 1100만, 700만, 1200만 흥행을 했다 그만큼 세 작품을 복수로 본 사람도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택시운전사]의 김만섭이 좋았던건 부성애 캐릭터. 비록 클리셰이긴 하지만 딸과의 약속을 지켜주려는 아빠의 마음. 발이 커져서 운동화 꺾어신던 딸한테 운동화만 사줬다고 비싼 구두 사주는 센스. 못가게 됐다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 만섭이 곱게 빗어 리본머리 해주고 약발라주던 장면에서 아빠 생각이 많이났다. 근데 집주인 상구엄마도 참... 만섭이 광주 간동안 은정이 돌보고 월세 3달치 밀린동안 참아주고 인정이 많지만 애한테 드세다는 발언은 좀...
암튼 다른 영화 같았으면 광주시민들을 중심으로 했겠지만 제3자의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본다는 게 그 시대 사람도 아니고 제3자인 사람들이 더 많은 관객들에게 주인공에게 이입하기 쉬웠다.

영화는 생각보다 광주민주화운동 분량이 적었고, 감정 폭발씬-대놓고 울어라씬-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후반 대부분일줄 알았는데 재식이 죽을 때 조금하고 택시벽때 조금... 일제강점기 때 영화들이 독립운동가들이 당한 고문이 실제로 굉장히 잔인했지만 관객을 위해 순화한것처럼, [택시운전사]도 학살의 참상 수위를 낮췄다. 영화보기 전, 과거 KBS에서 방영한 힌츠 페터 다큐를 보고 봤어서 그런지 영화보다 현실이 더욱 지독했다. 다큐봤을 때 눈물범벅으로 눈물이 앞을 가릴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감정팔이가 심하면서도 안 심한편. 다큐에서는 힌츠 페터보고 웃고 손흔들고 반겨주고 영화처럼 먹을거리 주고 인터뷰 하는데 시위 참가자든 아니든 서로 물심양면 도와주는 모습에서 지금은 사라진 인정과 높은 시민의식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그렇게 해맑게 웃던 사람들이 주검이 되어 나가고, 대학생들 아껴주는게 절대 이타심없이는, 공동체 지향적인 이타심없이는 불가능했었으니까.
다른 지역도 원래 전국적으로 시위하려고 했었는데 광주에서만 약속을 지켰다고. 민주화의 성지로서 우리를 대신해 희생한 그들을 기려야 한다. 영화를 보니 순천에서조차 광주소식을 몰랐다는게 군부가 행한 광주고립이 어느정도였는지 가늠케한다.

복병은 광주택시기사 분량이었다. 정말 택시기사들이 부상자와 사상자를 나르는 거는 실화라해도 광주로 떠나는길에 차량추격씬은 진짜... 여태까지 북받치던 희생자들에 대한 올라오던 감정이 쌩뚱맞게 박진감터지려 노오력하던 택시기사들의 으으리에 김샜다. 거기에 감동할줄 알았나? 김만섭 택시도 엄태구가 눈치껏 보내줘서 운좋게 간건데 그 택시들은 어떻게 거기 뚫고 합류한건데... 분량이 모자랐다기엔 2시간 17분이나함ㅋㅋㅋㅋ걍 유해진이 준 지름길 지도보고 갔다고 해도 충분히 광주택시기사들 잘했다 했을텐데 뭘 위해서 저런 무리수를 둔건지 영화의 감동을 사그러뜨리는 오점이었다.

그리고 송강호 빼고 연기가 하향평준화. 장진영과 박혁권의 영어도 정말 이도저도 아니었고 박혁권은 정의로운 역할인데 연기가 너무 정형화됨. 그리고 수많은 광주시민을 연기한 배우들중에 광주출신 아니 전라도 출신좀 뽑지. 창작사투리 창작억양 너무 난무해서 들어주기 힘들었다. 유해진도 사투리는 못했음. 그리고 류준열은 [더킹]에 이어서 이번이 두 번째 전라도 사투리인데 [더킹]에선 몇마디 없어서 그랬는지 잘하는걸로 보였는데 여기선 탈탈털림. 뭔 ~어라 ~지라 완전 어색함. 연기도 워낙 대선배들이랑 붙어서 그런지 확차이 났다. 원래 표정 뚜한건 차치하고 너털웃음지을 때 어이가 없어서 원... [변호인] 임시완이 엄청 잘했던거구나 새삼 느낌. 인자한 할머니 연기 수도 없이 봤는데 상대가 송강호라 그런지 할머니 연기 너무 [서프라이즈]처럼 어설펐다. 모시고 병원가서 손주 찾는데 부축받는 몸연기마저 어색. 인자한 연기가 그렇게 어려운 연기였나. 할머니가 전라도 사투리 네이티브가 아니어서 더 연기같아보였다.

힌츠 페터를 연기한 토마스 크레취한의 연기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송강호와 토마스가 함께 붙는 씬일 땐 마치 헐리웃 영화와 한국영화를 화면분할해 합친 느낌이었다. 영어대사도 그렇고 그 영어대사를 번역한 자막대사도 투박하고 대사빨 하나도 없는 영어대사에 자막도 ~다하는 어미처리도 별로 였고 좀 더 대사를 다듬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 밖에 인상적이었던 사람은 최귀화. [미생]에서 쭈구리에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고, [부산행]나온거 [라디오스타]나와서야 알았고 [조작된 도시],[더킹],[곡성] 다 봤는데 하나도 눈에 남지 않았는데 제대로 눈도장찍었다. 약간 손현주랑 비슷한 얼굴과인데 목소리가 좋고 억양도 깔끔. 별로 선굵은 악역이 아니었던 만큼 힘주어 그리지 않았던게 더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단역중에 처음 광주 들어갈 때 검문하던 군인 중 사투리 쓰던 군인 말고 두 번째 군인그 짜증반 누르면서 반말 찍찍하는 새끼 연기도 눈에 들어왔다. 크레딧보니까 아직 신인인가봄.

-처음에 임산부인데 택시비 안가져온 부부. 기자가 아닐까 예측했지만 너무 나가서 틀림ㅋㅋㅋ
-힌츠페터-만섭의 관계변화 처음에 악착같이 돈받으려하던 만섭이 광주택시기사들 앞에서 체면세우려 택시비 거부, 이후 수리비 거부하며 자신의 품위를 되찾는데 역시 품위는 돈에서 나오지 않는다. 자신을 구해주자 반말에서 존중어를 해주는 변화도 한국적 정서.

blog activities

  • 왼쪽의 목록에서 링크를 선택해주십시오.
    목록이 보이지 않으면 링크를 추가하시기 바랍니다.

Visitors: / /

music box

자동재생 상태가 아닙니다.
00:00

[재생목록]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