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경주

2016. 8. 27. 00:54

마루님

영화/팝콘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솔직히 전반에 핵노잼에 전개도 느린데 러닝타임이 2시간 20분. 1.5배속하니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뭘하는건지 의미없는만남 의미없는 장면으로 여겼던 것들이 후에 연결고리가 밝혀지면서 재밌어진다.

비 상업영화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에겐 좋은 작품, 낯선사람에겐 무슨말하는지도 와닿지 않을 것이다. 상업영화의 가장큰 특징은 대중성. 표가 팔려야하니까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인물의 성격을 뚜렷하게 때로는 선과악처럼 단순한 구도를 만들지만 비상업영화는 주변의 사람처럼 그사람이 무슨생각으로 행동하는지 뻔하지 않는 대신 캐릭터를 통해 내 스스로 간파해야하는 게 차이다.

찻집에 옛날에 있었던 춘화에 집착하는 남자. 누가 그렸는지 등등을 물으러 두번씩이나 찾아온 변태. 그는 중국에서 동북아정치를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한 동시에 술자리가 파한 후에도 졸졸졸 쫓아다니는 찝쩍대면서 부인도 있는 남자.

엥? 홍상수아니냐. 홍상수영화 싫어해서 그의 영화는 안보는데 다른 영화인데 왠지모르게 겹쳐져서. 특히 경주의 한 대학교 교수가 최현이 베이징대 교수라니까 화색이 돌면서 장군이네뭐네 치켜올리다가 지 커리어 쌓게 도와달라는게 거절되자 술먹다말고 아카데믹한질문으로 꼬투리잡아 까내리고 행패부리는게 너무나 한국스러운 마인드라 보통 리얼리즘이 아닌 데에 피식했다.

극중 마른하늘에 천둥이치는데 고요하지만 역동적인 사건사고가 이곳저곳에서 터진다. 대학후배가 임신고백을 할때부터 정적인 영화에 느낌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의처증있다는 후배 남편의 경주 출두.
장례식때매 한국에 왔는데 여자가 바람을 피워서 한마디도 안하다 죽은 대학친구. 공항에서 만난 모녀의 죽음. 또다른 죽음의 현장 목격. 찝적대는 여자의 남편에 슬퍼하는 모습. 그리고 거대한 무령왕릉. 어제 점봐준 할아버지가 2년전 죽었다는 기묘한 일. 처음 춘화보던날 과거인줄 알았더니 신민아의 등장.

경주는 가장 역사와 전통으로 유명한 지방인데도 중국어로 안내한다든가, 일본인이 찻집에서 관광을 즐긴다든가 전통과 대비가 느껴졌다. 나름 유우머인지 모르겠는데 일본어 못할줄알고 낫토대신 그럴싸한 일본어대답으로 얼버무렸는데 알고보니 일본어도 능숙한 변태.
극중 최현 부인이 중국인에다 중국어에 중국노래까지 나와서 화교감독인가 했더니 크레딧에 감독 영문명이 zhang lu길래 한중합작인가 중국인으로는 전혀 그 감성이 아니어서 당황해 찾아보니 재중동포. 재중동포는 가능성조차 넣어두지 않았음에 반성.

박해일이 외모로 호감사고 배우로 착각할정도로 묘사되는데 왜그렇게한건지 궁금. 그정도되려면 원빈이나 송승헌얼굴은 되어야하지 않나. 그리고 여주도 경주 여신이라느니 외모칭찬을 계속하던데 특별한 맥락을 갖고한건지 갸우뚱.

술집에서 술취한 사람이 노래부르고 춤추는걸 보는데 남자 단둘이서 술먹고 것도 마주앉는것도 아니고 나란히. 보고싶다고 부르짖는 중년의 남자를 부축하며 구경 잘했냐고 하고 춘화의 여자를 최교수라 하고 남자를 죽은 선배로 지목해서 동성애 뉘양스를 느꼈다.

그 밖에 춘화 처음본 날에 시점이 안맞게 신민아가 등장하는데 다른 블로그 감상글을 보니 3년전에 왔던 것과 시점이 교차해있다는 해석이 매우 솔깃했다. 감독이 의도한 의미를 밝히지 않았기에 가장 설득력있고 그럴싸한 해석.

영화상에는 집에 재워주면서 아무일 없이 끝나지만, 촛불끄기와 방문 열어두는게 아주 소극적으로나마 성관계 암시라는 해석도 일리 있었다. 감독의 자전적 내용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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