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검은사제들

2016. 9. 29. 22:45

마루님

영화/팝콘

누설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소재도 카톨릭 신부에다 박소담이 빙의돼 무섭고 징그러운 장면 나온대서 볼까말까하다가 봤는데 15세 판정 믿고 봤는데 생각보다 재밌고 징그러운건 벌레 빼곤 없었다.

강동원 사제복, 잘생김으로 많이 회자됐는데, 한창 20대때 정작 [그놈목소리]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어두운 작품 말고 이런류를 찍었으면. 극중 나이가 서른이고 2015년엔 강동원은 서른 다섯. 계속 대사로 어린놈어린놈하는데 서른이 사회 초년생 나이도 아니고 갓 고교 졸업한 나이는 더더욱 아닌데 뭐가 자꾸 어리다는지 '새파랗게 어린놈'이라기엔 김윤석이랑 10살 정도 형동생 할 연배라. 전반에 사고뭉치 신학대학생하며 풋풋한 연기에 씨익 ( ͡  ͜  ͡ ) 웃는 장면이 몇번이고 반복되는데 그냥 아재. 강동원이 좀 더 어렸을 때 했더라면 아쉬움이 크다. [의형제] 보다 사투리끼가 훨씬 나아져 다행.

김윤석은 [부활] 천사장 시절부터 봤는데 [도둑들] 제외하고 [전우치],[타짜],[화이]까지 내안에서 계속 악역이미지가 강해 의뭉스러운 김신부가 나쁜놈으로 의심하고 있었는데 선생님 찾아가고나서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발성은 좋은데 너무 명료하지 않고 흘려말해 알아듣기 힘들었다. 특히 전반에 신부들끼리 회의하는데에선 대사가 엄청길고 상황을 이해시키는 대사라 중요한데 자막있으면 자막 키고 싶은 충동이 들정도로 심했다. [화이]에서도 발음 설렁설렁해서 짜증났었는데 고칠 생각이 없나.
게다가 표정이 너무 굳어있다. 솔직히 김윤석이 대사치는 특유의 톤과 말투 똑같은데 캐릭터가 달라보이려면 외모변화나 표정연기라도 잘했어야하는데 추레한데 사는데는 그렇다쳐도 신부인데 수염 덥수룩한건. 인정못받고 외롭게 홀로 싸우는 김신부, 사람한테 상처주려하지만 헐렁하고 속정 깊어서 고딩 지켜주려고 고군분투하는 인간미 있는 캐릭터인데 표정에 감정이 한톨도 안느껴짐. 악역일 땐 그게 굉장한 메리트인데 선역하니까 빈약한게 확드러남. 그냥 신부복 벗고 도끼들면 타짜일거 같음.
김윤석이 경상도 사투리끼 제대로 표현하는거 보고 네이티브 구나 확인함. 특히 전 부제 집에서 둘이 사투리 억양으로 말할 때.
송강호가 했으면 의형제2 일거같고 황정민이 했으면 어땠을까.

크레딧은 김윤석이 먼저일지 몰라도 진주인공은 강동원이었다. 투톱도 아니고 원톱으로. 일단 최부제의 어린시절-현재로 성장과 극복의 서사가 다 있고 엔딩까지 최준호 부제의 이야기다.

박소담은 정말 신들린듯한 연기를 보여준다. 오히려 고딩 연기가 가장 어색할 정도로 휙휙 변하는 자아를 거침없이 토해내며 연기하는데 후반주는 몰입감은 그녀의 호연이아니었으면 성립되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소재는 외화엔 많지만 한국엔 생소한 오컬트 소재로 퇴마사가 아닌 가톨릭 신부가 귀신을 물리치는 엑소시즘을 담고있어 친근한 소재는 아니다. 그래서 대중적이게 하려고 무려 타이틀에 사제와 부제 구마 등에 대해 소개하고 토론하면서 브리핑, 인물이 시험하는 척하면서 대사로 설명하고, 과거의 일과 악마의 대사가 겹치는 부분을 플래쉬백까지 해서 친절함을 잃지 않는다.
서사 구조도 매우 단순하고 영화의 후반부는 퇴마가 다다. 그럼에도 흡인력이 있다. 러닝타임 20여분을 남기고 최부제가 뒷걸음질 치길래 영화가 산으로 가나 싶었다. 마무리해야할 지점에 하다말고 ???당황했다.
보통 전반보다 후반이 힘이 빠지는 편인데 오히려 후반이 흥미로웠다. 어떻게보면 뻔한데 오프닝 교통사고와 데칼코마니 대칭시켜 놓은 동시에 주인공 앞길 막지말을라 긴박감과 눈요기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마지막 엔딩에서 피식 웃는 장면에서 이영화가 오락영화였었나 싶은 클리쉐가 나오는데 플롯이 정석적인데도 식상하지 않았다.
최준호가 명동성당 바라보면서 성당 십자가를 클로즈업하는 장면, 김범신을 내려다 보는 까마귀, 굿하는장면 등뒤에 동물머리를 씌우는 기괴함, 74년생 부제가 관두면서 대화하는데 최준호에게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뒷모습만 보이는 것도 색달랐다.
그중에서도 요즘시대에 테이프 녹음도 후졌다고 혀를 찼는데, 고딩네집 번화가에 허름한 건물 대비를 주는데 cdp에 연결한 스피커는 디테일 대박이었다.

보는 내내 시나리오는 좋으나 자칫 퀄리티가 안따라주면 폭망하기 쉽다. 주문을 외는데 그럴싸한 분위기를 연출해내지 못하면 '쟤네들 왜 저기서 쇼해?'라고 하기 딱 좋으니까. 근데 그걸 그럴싸하게 만드는게 스케일도 아니었고, CG도 아니었고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건드리는 그거 하나 뿐. 촬영, 음악, 편집의 승리였다. 엔딩에 탁 터지는 음악이 좋아서 다시듣고 다시 듣고 했다.
 전반에 7학년 다니는 최준호의 컷이나, 장면전환이 스윽 스며드는게 인상적이었는데 신민경 편집기사였다. 크레딧 보고 헉했다. 이런 느낌 이런 분위기도 낼줄 아는 구나 해서.
 촬영은 고락선 감독인데 프로필 보니 이력이 특이하다. 95년 조명으로 시작해 촬영으로 전업하셨음. [관상]에서 침놓을 때 그 어두침침하면서도 묘한 분위기와 색감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분이 그분. [내부자들]에서 조명 칭찬했는데 그때도 당연히 조명팀 있었겠지만 영향이 있었던건가? 빌딩숲 내려다 보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검은사제들]에서도 빌딩숲이 등장하고 한강다리도 나오는데 같은듯 조금 다르다. [내부자들]에선 하나의 사회를 내려다보는 조망 같은 거라면, [검은사제들]에서는 오컬트와 무관한 콘크리트의 느낌. 빌딩숲 말고 명동에 허름한 건물을 위에서 부감으로 지도 보듯이 인물이 이동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왜 눈높이 앵글이 아닐까. 추격극도 아닌데 색다른 그림을 위해서인가 의도가 궁금하다.
그 밖에 김윤석과 강동원이 옅은 갈색 홍채를 갖고있었는지는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았다.

개인적으로 개에 본능적인 공포를 갖고 있고, 어린시절 개조심이라고 쓰인 골목길 개한테 옆집 아이가 엉덩이를 물려서 치료받는걸 봐서 최준호에 감정이입이 많이 됐다. 후임경찰이 최준호 앞길 막길래 빡칠뻔... 많이 봤다했는데 [동주]의 강처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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