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 길버트 그레이프 What's Eating Gilbert Grape

2016. 10. 4. 09:38

마루님

영화/팝콘

결말누설이 있습니다.


아빠는 7년전 갑작스레 자살, 그 충격으로 초고도비만에 대인기피증인 엄마, 집나간 형, 집안일과 얼마전까지 돈벌었던 누나, 철없는 동생 엘렌, 지적장애를 가진 막내. 주인공은 그들의 가장 역할을 하고있다.

본인은 정작 애딸린 유부녀와 불륜중. 동기가 자세히 묘사되진 않아 대형 슈퍼에 파리날리는 가게를 찾아주는 단골손님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저딴에 그러는걸까 싶었는데 정말 뉘양스만 나오는데도 거북했다. 남편은 왜 길버트를 오라고 해서, 아내가 탄 쿠키로 연락하자 뜬금없이 애들더러 수영튜브로 들어오라고 난리였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죽은것도 아내의 소행인지 의심스럽다.

한명도 아니고 자기혼자 할 수 없고 손길이 필요한 가족이 둘씩이나, 영화•드라마 통틀어서 여태껏 초고도비만 캐릭터가 등장한 건 처음봐서 엄연히 존재하는 부류고 매체에서-특히 한국에선 천박하게 조롱하거나 희화화-배제되다시피 하는데 고도비만이 되면 자기 의지로 다이어트는 물론 극중에서도 걸을때 지팡이가 필요할정도로 거동이 불편한 사회취약계층이고 대인기피증에 우울증도 있을텐데 그녀가 기댈 곳은 아이들 그러니까 가족 뿐이다.
남동생 아니는 지적장애로 지적으로 이해도 못하고 상황파악도 안되고 사고까지 치는 골칫거리지만 길버트의 직장에 항상 대동하며 돌봐준다. 아니 때매 경쟁 슈퍼마켓에서 케익도 샀는데 아니가 또....

지인이며 이웃들은 그의 어머니가 초고도 비만이라고 집앞창문에서 흘깃거리고 아니가 타워에 습관적으로 올라갈 때마다 관용보다 사고뭉치취급하며 짜증을 낸다. 하다하다 경찰서에 구금시키는데 엄마는 집안에서 단 한번도 나오지 않다가 아들을 위해 박차고 나와 아니를 데려온다. 영화 내내 아니의 열여덟번째 생일파티 얘길하는데 막상 파티를 앞뜰 허허벌판에서 하고 엄마는 정작 놀림감이 될까봐 전전긍긍하다가 집 앞뜰조차 나가지 못한다. 길버트가 여자친구를 소개할 때도 소극적이다 마지못해 하는데 자신이 가족들에게 짐이라는 걸 느낀다.
 그리고 바로 평소엔 잘 움직이지 않고 거실 쇼파에서 자다가 갑자기 2층 침실로 가더니 숨을 거뒀다. 자살이라기엔 자살 방법에 대한 장면이나 언급이 없고 병사도 딱히 전조가 없었다. 하여간 엄마가 자각하고 나서 죽음까지 한국영화였으면 눈물 콧물 한바탕했을텐데 그런건 없고 갑자기 엄마를 웃음거리로 만들지 말자고 모의하더니 집을 불태운다.

그럼 타살가능성을 차단했으니 오히려 고의화재로 살인 의심을 받을텐데, 화재나면 마을사람들 백퍼 알테고. 근데 집이 불타고서 자식들 다 제살길 찾아나가는걸로 끝맺고 후련한 모습의 길버트가나와 엄마에게 힘이 되고 싶은 마음보다 짐을 치우고싶었던 마음이 컸던걸까 싶어 좀 이해가 안갔다. 사실 그런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으니 캐릭터를 백프로 이해하긴 어렵지만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이기보다 도덕적인 주인공이길 원하는지도.

영화에선 타인의 입을 빌려 자신의 인생없이 사는 불쌍한 길버트라거나 엄마가 짐이되었다는 얘길하고, 본인도 집의 중압감에 짓눌렸다고 호소한다. 개인이 모든걸 감당하긴 버겁다. 사회구성원 중에 취약계층에 대해 소홀해할 수록 개인이 지탱해야하는 부담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사회가 지적장애인을 맡아줄 곳이라도, 조금이라도 아니에게 사회화가능한 기관이라도 있었다면, 단지 엄마가 에어로빅해서 초고도비만을 벗어나길 바라는게 아니라 초고도비만 환자의 복합적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사회복지가 있었더라면... 극악인 미국 의료보험제도에서 길버트 가족은 의료보험조차 없었다.

조니 뎁은 [캐리비안 해적][가위손] 때의 가릴 수 없는 미모에 비해 평범해 보여서 성형했나 싶었다. 소시민 길버트에 잘 어울리긴 했는데 감탄이 터져나온건 10대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미오와 줄리엣] 전에 이정도로 실감나는 지적장애아를 소화하다니. 기존 그의 연기를 봐왔음에도 맞나 싶을정도로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시도 때도 없이 봉창 두드리고, 목소리 큰데다, 말하다 하이톤으로 파열음 목소리, 맹한 눈빛에 코 쑤시는 모습이나 멍청하게 허헣하고 웃는 웃음소리. 필모보니 더 어릴때부터 연기시작했던데 어릴 때 시작하는 애들이 연기천재 기질을 갖게 되는 건지 감탄하며 혀를 내둘렀다.

'영화 > 팝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최악의 하루  (0) 2016.10.05
[2016] 곡성  (0) 2016.10.04
[2010] 하트비트 Les amours imaginaires  (0) 2016.10.04
[1998] 아이언 마스크 The Man in the Iron Mask  (0) 2016.10.03
[1990] 백 투 더 퓨쳐3 Back to the Future III  (0) 2016.10.03

blog activities

  • 왼쪽의 목록에서 링크를 선택해주십시오.
    목록이 보이지 않으면 링크를 추가하시기 바랍니다.

Visitors: / /

music box

자동재생 상태가 아닙니다.
00:00

[재생목록]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