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월 1일 5月一號

2017. 10. 6. 10:11

마루님

영화/팝콘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하 불법행위 미화, 이해불가한 서사
Direction 중상 예쁜화면 찍으려 쏟은 정성이 보이는 환한 영상미
Character 중 클리셰적 캐릭터 생각없는 돌발행동
Acting 중 상황이 판깔아주는데 비해 풋풋한 맛으로 봐줄수 있지만, 아재 린커밍은 멜로연기가 영...
Sounds 중상 오프닝 피아노 너무 슬픔
Cinematic quality 하 청춘클리셰 갖다쓴대도 개연성이 없으면 망함
Impression 중 "슬프게도 인간은 한번 갔던 장소는 다시가도, 한번 지났던 시간은 다시 갈 수 없어"

대만 청춘영화는 언제나 청량하고 싱그럽던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5월 1일]은 유난히 눈부신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한다. 때깔도 쨍해서 뭔가 있지 않을까 두근거리며 봤는데 시나리오가 망했다.
시나리오 이전에 현재의 린커밍 캐스팅이 성깔있어봬는 아저씨라서 첫사랑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며 결혼하지 않는 남자주인공에 너무 안어울렸다. 솔직히 학생 린커밍도 썩 그렇게 마음에 들진 않았다. 오히려 학생 뚱보가 훤칠했다.

영화의 축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린커밍과 왕레이, 왕레이의 딸 바이가 엄마가 사고로 입원신세를 지고 방이가 엄마 대신 보내지 못해 임시저장함에 있던 메일을 발송하며 그 시절을 회상하는 17세 린커밍과 왕레이, 현재진행형인 바이와 예쫑수.
엄마의 첫사랑이나 딸의 첫사랑이나 되게 비슷하다. 남자애가 말을 전하지 못한채 좋아하는 감정만 가지고 있던 상태. 예쫑수가 바이에게 아침사다주는 친절에 비하면 어린 린커밍은 도시락 까먹고 10엔 넣어놓는둥 잔뜩 장난치고 괴롭혀놓고 그게 애정이었다는 둥 자기미화하는... [5월 1일]이 문제적 미화장면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 첫번째가 스토킹행위에 대한 미화다. 지는 좋아서 방과후 혼자가는 여자를 졸졸 쫓아다니는데 엄연한 스토킹이고 괴롭힘행위다. 서로 좋아서 바래다 주는 건 좋지만, 아무 사이도 아닌 사람이 집까지 따라오거나 지하철 타고 내릴때 따라 내리고 당해보면 개소름인데 마치 애틋한 순정처럼 묘사해 짜증났다. 둘째로 괜히 관심끌려고 농구공으로 사람 맞추려고 하는 것도 잘못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사람인데 괴롭히는 지나 재밌지 전형적인 가해해놓고 장난이었다는 가벼운 시각과 태도는 바뀌지 않는다. 세번째는 학교에서 불법으로 문따고 레코드 훔쳐서 옥상에서 날리는 장면을 대단한 추억인양 묘사하는 거 보고 어떤 학창시절을 보냈기에 상식수준이 의심스러웠다.

서사가 이해안가는 것들 투성이다. 가장 의문인건 린커밍이 밤에 학교에서 선생님의 정사를 목격한것까진 어린나이에 놀랐을 수 있는데 왜 찌른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선생님이 억지로 당한걸로 오해가 있었다든가 아니면 좋아했던 선생님이라든가 이런 밑밥이 전혀 없이 급작스럽게 그걸로 위기플롯을 대체하며 짤린건데, 그냥 왕레이랑 17세때 헤어지고 싶어서 만든 장치에 불과한건지 여지껏 쌓아온 멜로서사에 맥락없는 돌발행동에 어안이 벙벙했다. 감방에 안가는 대신 대만도 병역의무가 있어 병역을 지고 홍콩가는걸로 했는데, 중년이 되어 다시 대만으로 돌아왔나봄.
바이-예쫑수는 부모서사 몰빵하느라고 웬이 이간질하고 들이대는 것을 목격한 바이가 실망하는 것까진 이해가 가는데 왜 굳이 러브호텔까지 가서 옷을 버리고, 화났는지 알려주겠다면서 옥상에서 손 갖다대던 장면. 십분 이해해 몸을 좋아하는 거라는 웬의 이간질 때문에 오해라고 쳐도 충분히 말로 하거나 오해했음을 드러내는 장치는 얼마든지 많은데 멜로분위기에 안맞는 튀는 행동이었다.
바이의 아빠는 상하이로 가자면서 통장을 주는데, 기러기 아빠인지 아니면 할머니가 문전박대하는 거 보면 외도인지 이혼인지 자기말고 또다른 아이가 있었는데, 이혼한거면 모를수가 있나싶고...  아빠가 애써 재혼해 낳은 아들의 존재를 떳떳하게 언급못하는 기색도 의아하고... 바람이면 린커밍과 연결시켜주려는 게 얼토당토 않은데 보면서는 바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지상정상 이혼상태인듯. 이러나저러나 엄마가 깨어나지도 않았는데 엄마 첫사랑을 불러 누워계신 엄마랑 억지재회 시킨것도 전혀 수긍이 가질 않았다. 엄마가 미인이라 그나마 감화된거지, 그냥 평범한 사람이 사고당해 누워있는데 그사이에 첫사랑과 재회시키는 딸이 말이 되나. 어이가 없었다. 의식없는 엄마를 두고 둘이 대화하라고 자리비켜준거 황당했다. 내가 린커밍이었으면 애라서 이렇게 생각이 짧나 했을텐데 병문안 하고 나와서 하는 말이 아저씨가 아빠했으면 좋겠다고 농담반 진담반을 하는게 소름이었다. 무슨 장가도 안간 남자더러 졸지에 큰애딸린 아내랑 결혼해 병수발하게 생겼나. 뭐 린커밍이 엄마 깨어나실거라고 하고, 결말에 깨어날것 같은 암시를 주고 끝났지만.
린커밍이 레이 딸 바이를 보고 어린시절의 기억을 투영해 중년남자의 로망으로 바이한테 감정품는거 아닌가 싶게 영혼을 끌어모아 보정해 묘한 감정이 드는 걸 묘사한 것도 상당히 거북했다. 생각해보면 바이의 돌발행동도 좀 과감한 여학생으로 요약할수 있는 남감독의 남성적 판타지 같기도 하다.

서사적으로 둘이 주고받은 팝송가사에도 나타나듯 한때의 감정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현재 왕레이가 보낸 이메일에서도 세월을 거스를 수 없다고하는 대사도 추억은 추억으로 간직하려는게 잘 드러나 있다. 첫사랑과의 재회에 들뜬마음보단 추억재생에 초점이 맞춰져있기 때문에 린커밍이 줬던 레코드를 다시 돌려받았다고 생각했던 오해가 사실은 왕레이가 선물한거라고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왜 성인 왕레이를 굳이 의식 불명으로 설정했을까에 대한 의구심은 첫사랑의 환상을 그대로 박제시키고 싶었던게 아닐까. [말할수없는 비밀]에서도 여주의 말로는 신비스럽게 처리했던거 처럼.

[여친, 남친]에서 85년도 카오슝 학교풍경을 다뤘기 때문에 그때와 교복이 달라서 70년대인가했는데, 극중 영어말하기 대회 수상장면에서 상장에 중국민국 71년이라고 나옴. 서기 1982년에 만 17세면 65년생임. 그런데 린커밍이 자기 아저씨라고 부른다고 어색해하려면 최소 85여야 되는거 아닌가. 아저씨가 낯설나이도 아니구만 85면 나이상 안맞으니 75인가 했는데 65... 2015년기준 만 50살이면 낼모레 할배뻘인데... [여친, 남친]에서의 교복은 현재 교복과 별로 다르지 않았는데 82년~85년 사이에 교복정책이 바뀌었나봄. 황토색 교복이 마치 일본군 정복같기도 하고-얼마전 [청연]에서 보다보니 겹쳐졌다-모자까지 쓰니 더더욱. 생각해보니 한국도 검정교복세대 땐 남자교복에 모자가 있었으니 일제강점기 교복의 영향이 잔존해있었던 듯. 모자를 교실 뒷편에 걸어놓는 장면이나, 교무실에 들어가기 전에 들어가겠다고 허락맡는 장면은 생경했다.

다른 대만 청춘영화랑 비슷한 부분은 남자 무리는 서너명, 여자 무리는 두명. 진중한 주인공에 너스레떨고 넉살좋은 캐릭터 하나. 짓궂은 장난해서 벌받는 장면은 클리셰다. 기본 구도가 비슷해서 그런지 비슷비슷한 인상은 지울 수 없다. 그래도 학생역 맡은 애들이 선남선녀에 특히 여주의 청순미가 압권인데 [5월 1일]에서도 정여희의 순수한 아름다움이 아니었으면 진작에 놨다. 진짜 스무살 언저리인줄 알았는데 88년생이라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천옌시도 2011년에 83년생이었으니까. 누구보다 싱그럽게 찍어놓고 서사만 좀 더 대중적이었더라도... 영화의 분위기와 영상미가 아까워서라도 아쉬움이 크다. 다른 대만 청춘영화 흥행 생각하고 사이더스가 수입했나봄.

감독이 일본 좋아하는 건 곳곳에서 알 수 있었는데 린커밍 방에 오노 요코와 존레논 사진이나, 바이 방에 아라시 포스터, 도라에몽 인형. 자세히 찾아보면 더 많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정도 애정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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