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더 스토리 The Words

2017. 10. 13. 19:38

마루님

영화/팝콘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 의미없는 삼중 액자구성
Direction 중상 클레이 나오기 전까지 진공상태로 만드는 흡인력
Character 중 정답은 나와있지만 도덕과 양심을 져버릴 수 있는 현실에서 주인공의 선택에 대해 논해볼 수 있는 캐릭터
Acting 중상 조 샐다나와 제레미 아이언스의 풍부한 연기
Sounds 중상 묵직한 긴장감과 여운
Cinematic quality 중 창작자의 탈을 쓰고 표절하는 놈들에게 던지는 양심
Impression 중 “내인생을 도둑질 해놓고. 남의 인생을 써놓고. 멋대로 써놓고. 대가도 안치르려고 했나?”
“내 글을 훔쳐갔으니 내 고통도 가져가”
“The truth shall set you free 진실이 너를 편하게 하리라”
Black people O
Asian X
Equal relationship translated O

서사는 쉬운편이다. 등단 못한 가난한 신인작가가 우연히 얻은 소설 원고로 출판하게 되어 신인 소설가상도 받는 등 단숨의 주목받은 작가반열에 오르지만 마음한켠에는 작가로서 양심의 가책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원고의 주인공이 나타나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소설화 한것이라고 작품 전후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원고를 잃어버리게 된 경위까지. 로리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실재하는 두려움으로 바뀌었고 자신이 작품을 통해 얻은 부와 진짜 작가를 밝히려 노신사를 찾아가 돈을 돌려주려하는데 한사코 사양한다. 출판사에서도 로리의 이름은 물론 출판사의 업계 입지까지 타격을 받는다고 난색을 표한다. 그런데 찾아간지 얼마후 노신사가 저 세상으로 가버리고 로리는 모든 진실과 비밀을 다 자기 손에 영원히 봉인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액자식 구성이 나오는데 이 모든게 클레이의 소설내용이고 낭독회에서 클레이에게 찾아온 대학원생 재원이 적극적으로 그에게 흥미를 보인다. 극중에서 다니엘라가 접근하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지만, 로리의 최후에 대하여는 소설에 나와있지만 다니엘라는 책을 덮고 클레이에게 물어본다. 클레이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잘지낸다고 하지만 다니엘라는 bullshit이라며 믿지 않는다. 그럼 어땠을거 같냐며 클레이가 반문하자,
“글의 주인을 잊었다면 글을 쓸 수도 있었겠지만 자기 한계를 이미 알아버렸고, 가짜로 포장된 자신을 벗어날 수 없었다. 아니면 이젠 속일 수 없어 글을 때려치운다. 결혼도 파탄 났겠지. 부인을 볼 때마다 죄책감에 시달리지. 혹은 이시대 최고 지식인인 척 하지만 밤마다 외로움과 고통에 시달려 잠도 못자고 눈을 감을 때마다 그 노인 얼굴이 아른거리고.
“이건 어때? 자기 얼굴을 볼 때마다 노인 얘기는 지어낸 거라고 위안한다. 멋지고 전망좋은 뉴욕 아파트에 살면서 어린여자와 근사한 와인을 마시며 헛소리를 마구 지껄여댄다. 넌 재능있어, 다니엘라. 하지만 현실과 허구 중 하나의 관점을 택해야지, 둘이 비슷하게 보여도 같을 수 없거든. 말도 안되는 허구를 믿지 말라고.“

마지막에 로이가 설거지 하는 도라를 백허그 하면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도라의 표정은 밝지 않다. 아마 원작자를 밝히려다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한 사과로 보인다. 그리고 로이에서 클레이로 돌아오며 끝난다. 아내와 이혼한 것도 아니고 별거한다고 해서 일찌감치 예상을 했다. 반전도 아니었거니와 예상범위내에서 움직여서 시시하기까지 했다.

연출이 아주 흡입력이 좋아서 술술 넘어갔다. 마치 소설의 묘사를 그대로 영상화 한 듯 세심한 컷들이 눈에 띄었다. 보고나면 시나리오는 누구나 생각해봄직한 대단할 거 없는 서사인데, 연출이 끌어들이는 대로 소설한편 읽은 기분.

구조적으로 로이의 삶과 로이가 훔쳤던 원작자의 삶 그리고 현실 클레이의 삶으로 삼중 액자식 구성을 갖고 있는데. 딱 로이-원작자까지만 해도 좋았을걸 클레이까지 끌어들여서 현실로 빠져나올 때마다 탄식이 나왔다. 중년 클레이와 정체도 모르고 단순히 외모나 재력으로 접근하는 거 같지 않은 다니엘라의 접근은 솔직히 토나왔다. 나는 원작자의 딸(재혼해서 낳은 딸)인줄 알았다. 유혹의 분위기를 풍겨야 클레이의 집에 입성할 수 있을테니. 근데 끝까지 정체는 밝히지 않은채 클레이가 달아오른 듯 하다가 정신차린게 다다. 그럴거면 다니엘라가 아니어도 되고, 굳이 젊은여자 말고 다른 방법으로 클레이가 곧 로이라는건 얼마든지 밝힐 수 있었는데 굳이 불필요한 사족인데다 마지막에 대화를 제외하면 클레어와 다니엘라의 서사는 아무 쓸모없음. [러시안 소설]에서도 소설로 유명해진 작가에 젊은여자들이 접근해온다는 누가봐도 중년남자가 낄낄거리고 썼을 개소리 망상 징글징글. 클레이 역의 데니스 케이드가 남성적 매력이 하등 없이 연기해서 더 꼴뵈기 싫었다.

1944년 제 2차세계대전 종전후 프랑스 배경인데 여러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유럽/미국이 전쟁을 겪으면서 파란만장한 일대기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전혀 새로운 인간군상과 필라델피아 촌에서 살았던 그가 프랑스의 아름다운 세계를 만나 책을 접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는 걸. 관점이 한국과는 달랐던 점이 이목을 끌었는데 실리아와 결혼하면서 얼마안가 아이를 잃었다. 부인이 실의에 빠져있을 때 남편이 밥을 대령하고, 나갔다 오니까 부인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가 간다고 편지쓰고 나감. 남편은 물건 집어던지면서 지혼자 마음을 삭힘. 그 후 다시 재결합하려하지만 아내가 기차에 며칠 밤낮을 새워가며 완성한 원고를 두고 왔던 데에 화가나서 아이 너혼자 잃은줄 아냐고 했던 말이 심했다고 두고두고 후회함. 아내와는 헤어지고 신혼만을 추억하면서 살지만 나중에 뉴저지 열차안에서 재혼하고 남편과 딸과 화목한 모습의 승강장에 서있는 밝아진 실리아와 재회함. 헤어진 몇 년간 실리아를 생각하며 상처준데에 회한을 느끼며 후회하고 있었는데 행복한 실리아를 보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더 이상 과거에 갇히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며, 자신에게 영감을 준 사람보다 글을 더 사랑한 자신의 비극이라고 했다. 흔한 한국 작품들의 기승전쟤썅년 찌질한남 감성이랑 백만광년 떨어진 서양의 젠틀맨 감성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OST도 몰입을 한껏 고취시켜주었는데 다소 지루한 내용에 로리가 느낄 긴장감을 묵직하게 그려냈다.

아내 도라가 흑인이었는데 백인이어도 될 설정에 흑인 배우 기용은 매우 고무적이다. 도라 역의 조 샐다나의 매혹적이고 우아한 연기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매트리스 하나 놓고 살던 시절에도 서로 알콩달콩 살면서지지 해주면서... 소설가상 수상할 때 그 기품있던 모습으로 축하해주던 모습 백조같았다. 노인의 젊은시절의 벤 반스도 잘생김...

로리의 책이 발간되고 나서 스토커처럼 뒤를 밟아 로리가 대충 둘러대고 자리를 뜨려하자, 자기 얘길 들려줄테니 그걸로 소설을 내면 뭐좀 떨어지는게 없겠냐고 한다. 로리는 그런 몰상식한 짓은 안되죠 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는데 누가 내 소설을 훔쳐갔다고 하자 로리가 멈칫하고 “still hear?”하는데서부터 다시 긴장감이 훅들어오는데 어디서 본거 같더만 [데드 링거],[아이언 마스크]의 제레미 아이언스였다. 역시 명배우는 죽지 않는다. 그 엄청난 안정감... 상대적으로 로리 역의 브래들리 쿠퍼의 연기가 많이 쳐져보였다.


-아이스크림 많이 먹어서 두통 났을 때 혀 아래에 손가락 집어넣으면 두통이 가시는거 진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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