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 테스 Tess

2016. 9. 19. 14:24

마루님

영화/팝콘

결말누설이 있습니다.

지금 쓰는 말과 말투가 약간 다른거 외엔 영어는 크게 변한게 없는듯. 저당시 우리나란 흑백tv에 벙어리 삼룡이 할 쯤인가. 흑백영화면 안됐을 텐데 컬러에 생각보다 세련됐고 스토리구조가 단순해 러닝타임이 2시간 50분이나 됐지만 드라마 보는 기분으로 봤다.

뭐 옛날옛적에 가난한 여자가 부잣집 남자에 농락당해 원치않는 임신으로 발목잡힌 이야기. 앞서 [사쿠란]과 [러브,로지]에서 징하게 망친 사례를 보았고 여기서도 피임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그 시절엔 순결의식을 지나치게 옥죈 나머지 화간과 강간을 구분하지 못하고 임신을 홀로 감당해야하는 여자는 모든 책임(부도덕한 이미지란 명예훼손, 육아양육, 생활비 등)을 진다. 가해자는 궁궐같은 집에서 떵떵거리고 잘만살고 농사지으며 점심시간에 아기 젖주는 궁핍한 삶...  강간은 합법 낙태로 허용하는것도 테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다. 극중 아이가 병사하자 테스는 비로소 새출발한다.

이번엔 낙농가에서 일하는데 모두의 왕자님 클레어. 그녀도 클레어에 반하지만 과거의 피해사고 자신이 짊어지고 죄인이란 생각에 전전긍긍하다가 첫날밤 밝힌다. 클레어는 자기도 런던에서 유부녀랑 몇주동안 놀았다고 한 주제에, 테스가 피해자인데 역시나 화간/강간 구분 못하고 표정이 썩더니 방금전까지 세상을 다가진것처럼 굴던 그는 외모는 같지만 본질이 다르다며, 진짜 남편은 알렉이라고 함. 오늘 너랑 결혼했는데?미친...
테스는 다음날 정그러면 이혼할까 하니 이목있으니 클레어가 반대하고 본가로 돌아간다고 하니 무미건조하게 그러라고 하고, 클레어는 난데없이 브라질에간다고 한다. 그러던중 예전 낙농가 팬클럽중에 하나였던 이즈에게 같이 사람들 다 피해서 떠날까라고 하니 이즈는 좋다쿠나 한다. 테일러는 무슨 생각인지 테스보다 좋아하냐고 묻지만 이즈는 아니라고 테스는 그를 위해 목숨도 바칠애라고 하자, 그대로 헤어진다.
둘이 헤어지고나서 테스는 갯벌일에 추수일 등 궂은일을 마다치 않고 전전한다. 그렇게 저녁까지 뼈빠지게 일하는데도 아버지 돌아가시고 살곳이 없어 길바닥에 나앉게 생긴 처지를 면치 못한다. 아이를 낳고도 알렉에게 동전한푼 요구하지 않았고, 알렉이 자존심이 지나치면 멍청한짓이 되는법. 아기죽고 애비노릇 못했지 않냐고 그녀를 설득한다.

클레어에게 그녀가 여태까지 돌아와 달라고 애절하게 편지를 보내다 이제는 됐다고 한 시점에서 그가 돌아와 편지를 확인한다. 그는 그녀를 다시 찾지만 샌드에 산다고. 이미 알렉이랑 재결합한 후. 클레어는 포기하고 돌아서지만 테스는 알렉을 죽이고 클레어와 함께 기차에 몸을 싣는다. 옛 신혼방에서 하룻밤 자고 하룻밤 들판에서 노숙을 하다 잡혔는데, 계속 지켜주겠다던 클레어새끼가 어찌 해보지도 못하고 정작 그녀는 각오 됐다고 말한다. 그녀와 함께 말타고온 경찰들과 함께 가면서 영화는 끝난다.

전반적으로 궁핍한 프롤레타리아의 삶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노동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고 배불리 먹는 다는 식사마저 초라한지. 컨베이어 벨트에 맞추어 숨한번 돌리지 못하고 작물을 나르고, 부르주아는 그저 때안탄 하얀 옷을입고 느긋이 지켜본다.
테스가 궁핍해서 떠돌아다니며 낙농가에서 일할때 동료에 신세도 지는데 몸좀 녹이라면서 주는 스프가 정말 말도안되게 볼품없었다.
그리고 청빈한 삶을 강조하는 청교도 기독교인인지 그와중에 일요일은 교회를 가고, 목사아들인 클레어는 가족에게 술을 주려다 아차한다.
테스네집은 몰락한 귀족가문이고, 사람사는건 똑같다고 동네 유지 알렉네의 원래성은 스톡인데 부를 가지면 명예를 찾는다고 돈주고 성을 샀다.

사람들은 클레어에게 간게 잘했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알렉과 안살았으면 모를까. 아니 살인을 하면서까지 함께해야할 이유를 모르겠다.
애초에 성폭행을 당했을 때 제대로 피해보상을 받았어야하지만. 근대시기 낮은 신분의 인권유린이 얼마나 심했을지 끔찍하다. 하여간 그걸뒤늦게 사적복수한거라면 클레어와의 만남이랑 별개여야하지 않나. 차라리 살인하지 않고 나왔으면 한단계 극복한 사랑이야기가 될 뻔했는데 영 찝찝하다.

알렉이 개새끼 맞음. 일말의 양심은 남아 테스가 고생하는데 한걸음에 달려간다든가, 첫만남에 자신이 가치있을때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든가, 자존심 내세울때 내세우라고 다 굶어나자빠지는데 도움 안 청하고 꼿꼿한게 자기 혼자면 상관없지만 식솔들 주렁주렁 딸렸는데... 미련한 그녀에게 2010년대에도 통하는 현실적인 조언을 하는건 인간이 악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입체적 캐릭터.

이게 영국 소설로 유명한지 1998년 리메이크 영화가 나온후 2008년 tv 드라마화도 됐다.

'영화 > 팝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 불꽃처럼 나비처럼  (0) 2016.09.21
[2004] 바람의 파이터  (0) 2016.09.20
[2016] 나우 유 씨 미2 Now You See Me 2  (0) 2016.09.18
[2013]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Now You See Me  (0) 2016.09.18
[2010] 사샤 Sasha  (0) 2016.09.17

blog activities

  • 왼쪽의 목록에서 링크를 선택해주십시오.
    목록이 보이지 않으면 링크를 추가하시기 바랍니다.

Visitors: / /

music box

자동재생 상태가 아닙니다.
00:00

[재생목록]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