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그 유명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2017. 9. 19. 21:11

마루님

영화/팝콘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 유명원작을 각색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극화
Direction 상 화려한 황홀함에 빠져들게 하는 영상미
Character 중상 사랑과 야망에 인생을 건 남자
Acting 중상 레오의 어쩔줄 몰라하는 사랑에 서투른 연기
Sounds 중 Young & Beautiful이 귓가에 맴돔
Cinematic quality 중 시대고증과 영상미를 남김
Impression 중상 개츠비의 첫등장씬
"소중한 것들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려 다시 돌아오지 않아 All the bright precious things fade so fast, and they don't come back"
Black people O Extra
Asian X
Equal relationship translated O

때는 1929년 12월 1일. 캐리웨이 닉이 정신상담을 하면서 개츠비를 회고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개츠비를 제외한 뉴욕의 모든 것을 환멸하고 있었다. 개츠비가 전쟁공로로 훈장을받은 등의 커리어를 쌓았는데 극중 배경인 1922년은 미국이 1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하면서 초강대국 지위에 오르게 되던 직후다. 닉이 월가의 증권맨으로 설정한 것도 승전으로 유럽에서 자금이 유입해 극중에서도 나오지만 연이어 주가폭등 행진을 할 정도로 호황기였고, 개츠비의 화려한 기세가 꺾인 것도 경제대공황과 시기와 겹친것으로 보아 개츠비는 당시 미국경제 역사의 은유적 상징일  수도 있겠다. 그럼 데이지는 뭐냐고? 개츠비가 사랑의 순수함으로 속삭이지만 결국 돈을 택한 데이지는 배금주의를 상징한다. 데이지의 선택으로 물질만능주의에 매몰된 미국 사회를 비판한다. 애초에 아메리칸 드림은 청교도인들이 박해를 피해 종교의 자유를 의미한 것이지, 현재의 물질적 풍요를 목적으로한 이민을 뜻하기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의 수혜로 경제적 부흥이 일어난 후 부터였다.
또 극중에서 채권과 밀주를 팔아 부를 축적하는데 중독성있는 물질은 사회 안전과 세금확보를 위해 국가가 전매했었는데, 합법공급이 막힌 상태에서 밀주공급은 위험성과 희소성으로 가격상승 할 수 밖에 없고 개인이 주세도 없이 밀주를 판다면 상주 수요만 충족시켜도 이득은 보장된 셈이었다. 그 뒤는 마피아 울프심의 하수인이 되면서 보호받을 수 있었다. 채권 사기는 영화상에서는 별로 묘사가 안되었다.

롱아일랜드는 뉴욕주에 있는 섬으로 뉴욕시와 매우 가까워 출퇴근하던 도시다. 극중 웨스터 에그의 실제모델은 신흥부자들이 많았던 킹스 포인트, 이스터 에그는 전통적인 부호들이 많았던 샌즈 포인트로 맨해셋 만을 두고 마주하고 있는데, 미국대륙으로 봐도 전통적인 부호들은 동부에, 신흥 부호들은 서부에 있어 이를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문명은 곧 끝장나. '유색인종 제국의 발흥' 읽어봤어? 꼭 읽어봐. 주류인 우리 백인들이 조심하지 않으면 유색인종들이 모든걸 차지한다는 내용이야"
데이지 남편 톰이 식사자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다. 이후에도 백인과 흑인이 결혼하면 사회가 문란해진다는 둥 순혈주의를 당연하다는 듯이 내뱉는데 이미 1800년대에 노예제도가 사라졌지만 백인들이 기득권 층인걸 잘알고 있고 다른 인종들에게 기득권을 박탈당할까봐 경계하고 있다. 천박한 엘리트 백인우월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인물이다. 이제는 교육을 받아 입밖으로 드러내진 않아도 트럼프로 모아진 미국백인들의 진심은 톰일지도.
 사실 개츠비도 찢어지게 가난해서 기회를 잡고 자수성가한 인물로 개츠비라는 정체성을 보다 우월하게 포장하기 위해 학력과 경력위조와 이름까지 부풀려올린 것이지만 그가 만약 백인이 아니라 흑인 외 유색인종이었다면 구상단계부터 성립불가인 계획이다.

남자는 야망을 가져야 크게 된다는 말은 진리. 어쨌든 모래성 위에 올려세운 부와 명성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가능해지는 기회가 많다. 아무것도 아닌 소시민일 때는 가능성도 사람인맥도 세계가 한정되지만 극중 데이지를 만날 기회조차 없을테니. 사랑과 야망이 충돌할 때 한국작품에서는 야망있는 남자는 언제나 야망을 택하는데 개츠비는 사랑을 택해서 로맨틱했다. 불륜물 싫어하는데 개츠비가 먼저 사랑했고 5년간 다시 만나고 싶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고 설레하는 서사다보니까 오히려 이혼시키는 걸 응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자기입으로 이혼하자고 말못하고 제3자 끌어들인 곳에서 중대발표처럼 한다는 것도 전조가 충분히 보였다. 결국 한번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도 거의 개츠비 입에서 떠먹여주다시피 하는데 결국 파토내버리자 이후 전개는 어떻게 되는 걸까 혼란스러웠다.
 당연히 [WE]처럼 이혼하고 새인생 사는 걸 예상 했던 내가 너무 순진했던 걸까. 비극이 되더라도 이혼은 하고 비극을 맞이하는 줄 알았건만 개츠비가 온갖 죄 다 뒤집어 쓰고 쓸쓸한 말로를 보내는 걸로 마무리 될 줄은. 모래성같은 인맥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오직 닉만이 그의 마지막을 지켜줬는데 글쎄 불륜즐긴거는 차치하고 개츠비가 데이지의 죽음을 대신했는데 장례식 참석은 커녕 조화조차 보내지 않은 데이지가 너무 야속했다. 소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쩌면 그게 현실의 민낯으로 보이기도 했고.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 필모에서 의외로 순수하게 사랑하는 영화가 별로 없는데 간만에 로맨틱한 멜로여서 좋았다.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쌍놈짓 많이하고 다녀서 이번에도 그런류인가 화려한게 취향인건가 체념하고 보다가 데이지랑 재회하는 장면에 긴장하는 모습이나 좋아서 어쩔줄 모르는 모습, 플라자 호텔에서 데이지에게 사랑한적 없다고 말하라고 애원하며 속삭이던 모습.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여자라면 사족을 못쓰던 그 개새끼했던 배우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보여줬다. 확실히 그는 연기천재가 맞다. 군인시절 데이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장면만으로 진심이구나를 알아채게 만들었으니. 데이지에게 버림받은건 시대상은 안맞지만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업보인셈 치기로 했다.
그리고 데이지와의 접점이 나오기 전까지 닉에게 만은 초대장을 주고, 자신을 소개하며 요트를 태워준다는 등 유대를 쌓으려고 하길래 브로맨스가 있나 아니면 꿍꿍이가 있는건지 알쏭달쏭했다가, 데이지와의 재회계획을 수락해주자 개츠비는 보답으로 가외돈이니 뭐니 물질적 보상을 해주려하지만 닉은 그냥 호의라며 거절하는 장면에서 어색하게 그러냐며 대가 없는 호의를 베푸는 닉의 대답을 곱씹는 레오의 연기가 지금까지 항상 능수능란한 연기만 보다가 유독 [개츠비]에서 쭈뼛쭈뼛한 연기를 보니까 새롭고 인상적이었다.
또 하나는 톰이 피가 더럽다는 식으로 말하자 개츠비가 욱해서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멱살잡고 톰을 죽일듯이 쳤는데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 의식해서 실수였다고 중지하고 매무새를 가다듬는데 도발해서 쳐맞은 톰은 이것보라는 듯이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이는데 폭력인자의 발현이 열등함을 나타내는 듯해서 폭력씬을 파괴적인 강함 내지는 희열로 묘사하는 한국식 액션 영화의 거북함과 대조됐다.
당시 영국선망이 남아있을 때라 영국억양과 발음을 귀족출신으로 기품의 상징처럼 생각했다. 극중에서도 영국출신타령하는 것도 그이유고 영국억양을 쓰려고 한거 같긴한데 영국억양스럽지 않음. 익스큐즈미 할때 과장되게 억양을... 그래도 전직군인이라는 캐릭터에 맞게 재회 기다리며 안절부절 못할 때조차도 각잡는 그 디테일이 연기천재 맞으심.

토비 맥과이어는 처음보는데 샌님같기도 하고, 영화내내 관찰자이자 방관자같지만 톰처럼 더티하고 추악한 귀족도 아니고 타인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매너있는지 알고 있고, 기회주의적이지 않으며, 데이지와 재회할때 센스있게 배려하고, 불륜이나 마약 그리고 솔깃한 돈벌이 제안에서도 나름의 소신으로 거절하는 모습이 점점 매력적이다. 레오랑 2살 차이밖에 안나는데 동안이고 잘생겼고.

데이지는 인형같이 예뻤다. 어떻게 보면 초아 닮은거 같기도 하고. 얼굴에 난 점 마저도 사랑스러웠다.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도 눈감고 자신을 저돌적으로 사랑하는 남자와 도망치고 싶다는건 한때의 감정적 립서비스였나. 개츠비도 어쨌든 표면적으로는 돈이 많았는데 남편을 택한 이유가 정확히 뭔지는 영화에서 나오지 않았고, 자꾸 질질 끌어서 짜증이 났다. 소설이 아니었다면 아마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끝났을 텐데 소설이니까 장소이동에 차바꾸기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많은 나레이션 함량과 영화적 장치보다 시간적 배열면에서 원작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원작 그대로 가져온 걸 간파할 수 있었는데, 나레이션도 모자라 화면으로까지 텍스트를 입혀 내놓은건 과했다. 그걸 또 원작팬들은 좋아하느냐 하면 딱히 그런것도 아님. 각색을 통해 원작과는 다른 맛을 기대했지만 원작의 극화에 만족해야하는 작품이다.

영화에 성대한 파티씬에 등장하는 휘둥그레지는 볼거리들은 물론이고 부감을 활용해 도시와 풍경을 담은 화면이 예술이다. 개츠비가 등장하는 씬은 아주 극적으로 이 영화의 백미인데 뒤에 깔리는 조지 거쉰의 rhapsody in blue는 1924년 발표한곡으로 재즈가 유행했던 20년대 당시 재즈대표곡이다. 유럽의 오페라 미국의 뮤지컬처럼 클래식의 대중예술화와 유럽발 예술패권이 미국으로 옮겨가던 변화기라 할 수 있다.
사치스럽고 화려한 볼거리로는 손꼽히는 작품으로, 얼마전 [물랑루즈]도 봤지만 서사가 망조였었고 허세 섞였어도 상류사교장으로 꾀한 개츠비쪽 분위기나 호화로움이 더 마음에 들었다. [물랑루즈]는 쇼라면 [개츠비]는 모두가 즐기는 말 그대로 파티니까.

the great gatsby를 '위대한 개츠비'란 제목으로 번역하는지 불만이다. 그러니 영화를 보고나서 뭐가 '위대한'지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은 거다. 특히 영화상에서는 은유와 상징 보다는 화려함으로 승부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일본에서는 '화려한 개츠비(원작 일본제목은 그레잇 개츠비)'로 개봉했다. great에 대표적인 의미는 '위대한'이 첫번째지만 작품에서 의미하는 great은 '그 유명한 개츠비'고, 중의적의미라해도 '위대한'은 그 다음이다.
캠브리지 사전 great 4. importatnt or famous
dictionary.com great 8. distinguished; famous;
유명인사 개츠비의 소문으로 시작해 사회저명인사들을 꿰고 다니고 진짜 정체와 막대한 재산 전부 베일에 가려져 가쉽지에 오르내리는 모두의 유명인 '그 개츠비'의 썰을 풀어나간는 이야기. 원작소설은 안봤지만 번역본이 많아 골라보는 재미도 기대된다. 워낙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해진 탓에 번역본이 많이 출간된들 번역제목은 언터쳐블이 됐나봄.

옥수수 자막이 끊어치기를 자주하면서 싱크 안맞거나 빨리지나가서 가뜩이나 피로했는데 상황과 문맥에 안맞는 오역을 해놔서 황당했다. 대표적으로 데이지와 첫만남부터 닉에게 털어놓던 장면에서
"나같은 사람이 사랑을 하는건 큰 실수라는 걸 알았어.
난 이제 32살이고 데이지를 잊으면 위대해질 수 있어.
내 삶은, 친구, 저 별들처럼 돼야해. 끝없이 올라가야하지. 그녀는 톰한테 가서 사랑한적 없다고 말해야해." 자막만 봐도 앞뒤가 안맞는다. 데이지를 잊으면 위대해지는데 데이지가 이혼하도록 시키는게 말이 안됨ㅋㅋㅋㅋㅋㅋ이런 기초적인 오역을 하다니 기가차서. 원문은
"I knew it was a great mistake for a man like me to fall in love.
I'm only 32, I might still be a great man if I can forget that I ONCE LOST Daisy. (고작 서른 둘이야. 내가 한 번 데이지를 잃었단걸 기억에서 지운다면 아직 위대해질 수 있지) but
my life, old sport, my life... My life has go to this(stars). It's got to keep going up. She has go to Tom and tell him that she never loved him."
아마추어 자막 훔쳐온건가 했더니 오히려 아마추어들은 얄짤없이 정확히 번역함. 아니 돈내고보는 정식자막이 중요한장면에서 기초적이지만 치명적인 실수를 하면 어떡함. 번역 크레딧이 없어서 누군지 안나오는게 한이네. 개빡

'영화 > 팝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99] 노팅 힐 Notting Hill  (0) 2017.09.20
[2012] 러시안 소설  (0) 2017.09.20
[2011] 복숭아 나무  (0) 2017.09.18
[2014] 조류인간  (0) 2017.09.18
[2002] 핫칙 The Hot Chick  (0) 2017.09.17

blog activities

  • 왼쪽의 목록에서 링크를 선택해주십시오.
    목록이 보이지 않으면 링크를 추가하시기 바랍니다.

Visitors: / /

music box

자동재생 상태가 아닙니다.
00:00

[재생목록]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