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군함도

2017. 10. 21. 22:23

마루님

영화/팝콘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 윤학철을 위기플롯으로 쓴건 별로
Direction 중 초반의 매끈함이 중후반의 투박함으로
Character 중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가 많지만 소재 특성상 제3의 시점보다 감정이입시킬 캐릭이 필요했었는데 박무영으론 역부족
Acting 중 명불허전 황정민 김수안의 발견
Sounds 중하 블록버스터 치고는 아쉬움
Cinematic quality 중 격동의 시대 기회주의자를 비롯한 인간군상
Impression 중 "자네 혹시... 그 장부 내용 자네도 봤나?
타스케테! 타스케테 쿠다사이"
TU O 2 / N X / F O / M X / E O            
                                                                              
참 이걸보고 뉴라이트니 친일이니 퍼뜨린 사람들 한심하다. 다 보고나니 류승완이 억울해한 이유는 알겠다. 일본제국주의의 참상이 전면에 나오는데도 친일영화란 지적은 어불성설이다. 그치만 어디가 못마땅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손익분기점 800만 영화치고는 대중의 입맛을 맞추는데 영리하지 못했다.

문제의 '조선놈들 아니랄까봐 싸움질이다'란 이강옥 대사의 맥락을 보면 그는 권력에 아첨하는 중급 친일파고 식민사관에 젖어 같은 조선인을 업신여겼던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그런데 후에 일본인이랑 대화로 해결하네마네로 의견이 분분하는 걸 두고 문제의 발언이 한번 더 등장하는데, "누가 조선종자들 아니랄까봐, 상황이 여기까지 왔으면 살생각들을 해야될거 아니야. 허구헌날 쳐밟혀사니까 알아서 기는게 습관됐어?" 목욕탕에서 한국인끼리 싸울 때 일본놈들이 바라는게 이간질이라고 새겨주었던 것 처럼 그 때 누가 일본놈들 논리라며 그 발언에 대해 참교육을 했었어야 되는데 그냥 지나갔다. 이게 식민사관에 대한 정보가 없는 외국인이나 본질적의미로 비판임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비판을 효과적이, 실화에서 따온 우리 어두운 역사를 조명하는 만큼 세심하게 다뤘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아쉽긴했다. 일본인한테 물어본다는 사람에게 이강석이 일본놈들한테 패배주의에 젖어있다고 일침을 가하는 대사로 나오니까 두번째 언급은 불필요했다.
그리고 한국인의 일본인 성폭행사건이 하나도 없진 않았겠지만 군함도에서 벌어진 실화였다면 수긍을 하겠는데, 칠성이 감옥보낼 구실이라면 횡령을 뒤집어 씌운다든가 탈출을 어설프게 노리다 잡혀서 본보기로 잡아간다든가 무궁무진해서. 뭐 그것 빼곤 극중에서 어린 애들까지 무차별적으로 끌고왔다는 사실과 조선인만 차별하고, 시체까지 쓰레기처럼 불태우고, 죄없는 조선인 죽이고, 관동대지진 때 처럼 조선인에게 방화를 뒤집어씌우고, 조선인 몰아내자고 시위하고  일제의 악행을 드러낸 대사와 장면은 차고넘쳤다. 크레딧의 수많은 배우들과 스탭들의 노고가 몇몇 대사와 장면으로 본의가 매도된걸 생각하면 편집으로만 쳐냈어도 될 부분이었어서 더욱 안타깝다.

659만이라는 수치는 절대 적지 않다. 웬만한 흥행작이지만 손익분기점 대비 아쉬운 수치일 뿐. 천만을 노렸으면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만족할만한 감상을 충족시켜야한다. 재미라든가 대리만족 그리고 전통적으로 신파를 비롯한 애국심. 군함도라는 소재 특성상 재미나 대리만족을 줄 순 없고 신파는 젊은관객이 경기를 일으킨다. 요즘 관객들은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경향이 뚜렷한데도 불구하고 어둡고 암울한 영화를 찾은건 아픈 역사에 대한 의미있는 조명을 기대했을터였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일제에 희생당한 조선인과 그런 일제에 대한 비판을 예상하고 적당히 국뽕도 익스큐즈했을 영화였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신파 죽인정도였으면 좋았을걸 인간군상에 대한 소구는 2차적으로 했어야했는데 군함도의 참상 분량보다 인물묘사가 1차적으로 부각된 면이 있다.

여지껏 나온 일제 강점기 영화중 친일파 안나온 영화 하나도 없다. [암살]도 주인공이 친일파의 딸이었다. 오히려 진짜 일본인 나쁜놈은 그렇게 악랄하게 나오지도 않는다. 중간에 변절자도 있지않은가. 그렇지만 독립에 나라를 희생한 주인공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적당히 볼거리를 담아 블록버스터로 재미있게 극화한게 호응을 받은 것. 그럼 [군함도]의 주인공은 이강옥과 소희부녀고 상황에 따라 실권자에게 아첨과 아부와 뇌물이 배인 기회주의자다. 그다음 주요인물은 최칠성은 종로깡패 마초. 오말년은 무고하게 성착취당한 위안부 희생자. 윤학철은 민중지도자로 나오다 변절. 박무영은 윤학철 모시러 온 OSS요원. 관객들이 감정이입할만한 인물이 별로 없고 그나마 박무영뿐인데 정의로운 엘리트 독립군이지만 그냥 송중기의 멋진척으로만 보이는게 함정. 감독판에는 송중기 분량이 더 많이 나온다는데 박무영 캐릭터만이 [군함도]의 절대선이기 때문에 좀 더 박무영서사를 자세히 풀어 친일 주홍글씨에 대한 나름의 자구책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틀은 일본 제국주의의 착취다. 초반부터 억지로 끌고가 버러지같은 기숙사에 집어넣고 기숙사비에 일본어 교육료, 누더기같은 옷에도 의류비에 받아보지 못한 각종 사회제도비 명목으로 선공제하며  통장은 보지도 못한채 강탈당한다. 난 이부분이 좀 더 자세히 나올줄 알았다. 엄마보고 싶어하면서 집안일 썰풀고... 배고파서 흙파먹고했다는 내용 그런거.. 근데 뭔 조선인 오야붕 자기가 되겠다고 욕탕에서 싸움하고 인정해달라는데 야마다가 비웃잖아. 윤학철 비리 알아채고 박무영이 권총으로 쏴죽일 수 있는데 안죽이고 몇번이나 총만 겨누다가 기어코 인민재판으로 넘어갈때까지 질질끌어서 답답했다. 배타기로 했던걸로 인민재판까지 분량이 길었고 이후는 대탈출인데, 그럴거면 착취묘사씬 늘리고  윤학철을 둘러싼 대립을 줄이고 소희가 자기 레코드라면서 울면서 자기 뭐든잘한다고 하는 씬 없애고 초반 하시마섬 오게된 각자의 서사를 넣는게 나을뻔했다.

인간군상에 대한 묘사는 단순한 [베테랑]에 비해 차원이 달랐다. 아주 복합적이고 입체적이고 다양해졌다. 이강옥은 지 안위밖에 모르고 일본인 형사 추천서 들이밀며 빼달라고 조선인들 앞에서 일본인과 친일에게 사바사바하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인데 칠성이 싸움에서 이기자 태도 달라지는 것과 접하는 사람마다 뇌물 바침.  탄광까지가서 춘화를 파는 이강옥을 보니 그시대의 '꺼삐딴 리'가 따로없었다. 지 딸한테도 이년저년하고 때로는 구박했는데 어떤상황에서도 우리 딸소희만은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참아빠. 캬라멜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아빠가 양말속에 숨겨온 네모난 캬라멜 눌러서 입에넣어 맛있게 먹는 소희를 보면서 그건 캬라멜이 아니라 부성애였다. 마지막 죽을 때까지 설탕친 콩국수 타령하는게 cj감성이긴했지만 그래도 신파까진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김수안이 [부산행]에서도 출연해 부성애를 소구했는데 두 아빠의 다른방식의 부성애를 비교하는 맛이 있었다.
칠성이 여자에게 막말하던 마초에서 일본인한테 폭행당하는 말년 도와주고 자기있는동안 쉬라고 건조하게 굴다가 빨래거리에 과일담아주고 투박하게 니가 여길 왜오냐고 하는데 애틋했다. 말년 역시 조선인이 자길 위안부라고 속여 성착취를 당해 조선인이라고 착하지 않고 인간불신에 빠졌었지만 칠성을 만나 자기몸 챙기지 않고 칠성 옆에 총들고 싸우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한발을 쏘는 장면이 애절했다. 윤학철은 전형적인 변절자고 박무영을 밀정으로 모는데 진영주의 논리로 덮어씌우는 현재 친일파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것, 이강옥은 딸팔아먹은 작자라고 상관없는 얘기로 물타기 하는거나, 거기에 동요하는 군중까지 현실의 인간군상을 그대로 담았다. 각지사람들이 모인만큼 팔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게 흥미로웠다.

황정민의 이마주름은 깊어졌지만 이러니저러니해도 이강옥 대신 다른사람이 떠오르지도 않고, [베테랑]과 [곡성]에서의 연기랑 또 다르다. [군함도]에선 일본어발음 빼곤 제 역할 다했다. 소지섭은 그렇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니었는데도 완전 멋있었다. 송중기는 멋진 캐릭터였는데도 드라마는 멋진척하면 다되는데 영화는 그게 안된다. [밀정]의 공유처럼 멋진척 끝.
이정현의 연기는 거침 없었고, 수안이가 천진하고 두렵운 감정의 폭을 넓게 소화하는거 보고 재능이 보였다.
경성제국대 인텔리 오장우 역의 장성범 목소리가 깔끔해서 기억에 남음.

시대적으로 하오체 쓸 시기인데 하오체가 평어였다. [YMCA 야구단]처럼 양반 상놈 따지던시긴데 마지막에 형으로 보이니까 말 놓는다고 하는건 요즘식 나이따지기인데 피식했다.

은근 잔인했다. 고문씬이나 마지막에 야마다를 죽이는 장면도. 특히 아이가 보는 앞에서 잔인한 전투장면을 목도하는게 좀 걸렸다. 그리고 서희가 10살도 안돼보이는데 유흥무대에 노래하는 것도 아빠가 다른여자랑 히히덕거리는데 뒤에 팔짱끼고 아니꼽게 보는 것도 배우의 현재나이를 생각하면 별로였다.

일본어는 김인우씨 빼고 일본인이 다 한국인이심. 억양하고 발음 엉망이었다. 특히 각종명목으로 돈빼간다는 초반 나레이션도 긴데 발음이... [박열]보고 보니까 완전 비교됨. [암살]이랑 또이또이.

음악은 하시마에 들어올때 행진곡같은 음악 그거 상황적 아이러니 유발하려는거 알겠는데 안어울렸다. [밀정]의 재즈곡처럼 겉돌았다. 불타는 장면이나 칠성이 최후에 묵음처리하는거는 신파억제하려 슬픈곡 안깔았나 싶기도 한데 그냥 밋밋했다. 묵음도 짧게 나간것도 아니고 길었음. [태극기 휘날리며] OST 정말 좋았는데 [군함도] 악기 연주하는게 많은데 반해 별로 귀에 들어오는 곡은 없었다.

"쉿! 재즈 금지령이 내린지가 언젠데 누구 잡혀가고 싶어서 그래? 그렇게 놀고싶어? 위험수당이라도 얹어줘야하는거걸랑"
1930년대는 스윙재즈가 유행했는데 미국과 40년대는 전쟁을하면서 재즈가 미국거라 금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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