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君の膵臓をたべたい

2018. 3. 7. 07:38

마루님

영화/팝콘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 액자구성과 결말은 별로, 각색 훌륭
Direction 중상 차분하고 따뜻한 멜로톤
Character 중 순정물 구도의 성별반전
Acting 중 연기적으론 풋풋함만으로 OK 매력이 생생
Sounds 중상 음악도 멜로 분위기 조성에 한몫 했으며 음향에도 신경썼음
Cinematic quality 중 달달한 팝콘맛 당기는 영화
Impression 중 해서는 안될짓 해보기
벚꽃은 지는게 아니라 꽃봉오리를 숨겨놓는거래


흔한 전개지만 흔하지 않다. 전형적인 순정만화의 클리셰를 성별반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평범한 여자주인공이 잘난 남자주인공에게 찍혀서 주변의 시샘을 한몸에 받고 남자주인공은 너는 다른사람과 다르고 특별하다며 특별대우해주며 사랑에 빠지는 전개 수없이 많은 순정만화에서 학습했다. 이건 남성을 위한 첫사랑 순정물이다. 주화자가 남자이며, 세상에 문을 닫고 살았던 남주가 여주로 인해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그와중에 친구를 사귀면서 연애면에서는 여주가 모든 것을 주도하고 남주는 그저 수동적으로 끌려다니기 바쁘다. 관계의 진전뿐 아니라 스킨쉽에서 까지 여주가 적극적인 면에서 남성향을 풍겼지만 가장 결정적으로 남성향을 확신했던건 여주의 박제. 첫사랑의 순수함을 간직하기 위해선 세월의 풍파는 아니될말으로 남성향 순정은 죽음이나 전학으로 연락두절 등 시간의 흘러도 영원히 추억속에 아름다운 존재로 박제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했다. 아픈애가 아프고 힘들어하고 그런 현실들은 싹 지워버리고 불치병에도 벚꽃처럼 활짝 웃는 여주인 거도 이상적 판타지스런 인물로 인소를 원작으로둔 영화의 무게와 한계를 명확히한다.

내친김에 원작소설도 탐독했는데 소설에선 고등학생 현재시점만 있을 뿐 과거와 현재를 잇는 액자구성이 아니었다. 사실 액자구성이 꼭 필요했나를 묻는다면 단연코 아니다. 생판 모르는 도서위원 학생에게 자기 첫사랑담을 주절주절 떠드는 것도 주접이고, 졸업후 계속 쌩까다가 결혼식 참석 청첩장을 받고도 회신을 쌩깐 주제에 첫사랑이 편지 남긴걸 보고 부리나케 달려가 결혼식 당일 신부에게 전해주면서 '친구가 되어주세요'하는게 신부랑 사랑의 도피라도 하면모를까 촌극이 따로없었다. 편지 읽는 동안 신랑이 멍하니 있는 것도 웃겼고 경사날 십수년전의 절친 편지에 주저앉아 펑펑우는 게 영화적으로는 그럴싸하지만 실제적으로는 경우에 안맞는 것이어서 와닿지 않았다. 더욱이 언제나 청춘일것 같던 오구리 슌의 노화와 잔뜩 폼잡은데다 연기톤도 낮아서 연기가 첫사랑의 산뜻함을 더 빛바래게 만들었다. 원작에서는 진작 친구수락을 하고, 껌친구가 짝사랑한다는 데서 끝내서 사쿠라가 이어주는 친구같은 열린결말 느낌이었는데 영화가 결혼 땅땅시켜버려서 김샌느낌도 있다. 게다가 아역 껌친구랑 성인 껌친구랑 전혀 닮아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

또한 이 영화가 다른 일본영화와는 다른 점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남자가 눈물 흘리는 것. 글쎄 한국엔 신파가 많았고 특히나 불치병 소재 유행으로 여주의 불치병을 안 남주들의 절절함을 보여주려고 극적이게 눈물씬이 많았는데, 한류드라마와 일본드라마의 차이점에서 남자가 우는 장면이 일본과 다르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췌장]에선 이미 그렁그렁한 상태로 양해를 구하고 아주 꺼이꺼이 목놓아 운다. 쿄코가 우는 장면도 그렇고 보통은 감정의 폭발을 점프하거나 최소화하는 편인데 유독 감정을 터뜨리는 장면을 넣었던 게 기존 작품들과 차이였고 한국에서는 먹히는 코드라고 생각이 들었다.

주연들의 연기는 무난했는데 사실 연기력 보다는 관객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첫사랑으로 비춰질 것인가가 더 중요한 관건이어서 주연 둘다 내 외모 취향은 아니었는데 키타무라는 의기소침하지만 무해하고 말끔한 매력을, 미나미는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여서 보고나서 호감이되었다. 원작 소설에선 여주가 이렇게 하자고 하면 남주가 토달고 쓸데없는 말을 덧붙여서 약간 방정맞은 느낌이었는데 영화의 멜로톤에 맞게 적당히 쳐내서 그 부분은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극내내 한번도 남주의 이름을 부르지 않다가 유서에서 하루키라고 부르고 싶었다는 대사도 마음에 들었다. 원작에선 하루키가 쓰지말라고 해서 유서에서도 안썼고, 영화에서는 마지막 여행하려고 일시외출한거도 원작에서는 수명이 반으로 줄었다는 일기와 다르게 퇴원햇다고하는데 로맨틱과 현실을 각각 잘 반영함.

햇살이 부서지는 온기가 느껴지는 교실같은 느낌의 도서관의 뿌연 화면은 약간 판타지스럽기도 한 첫사랑의 톤을 가져왔고, 비오던 날 사쿠라의 거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해서는 안될' 분위기의 퍼런톤을 구사한 점이 인상깊다. 다른 장면보다 특히 사쿠라집에 가는 장면이 인상에 남았는데, 초인종 누를 때 부터 타인의 시선을 카메라로 담았고 나오자 마자 타인이 드러났던 점, 잃어버린 어린왕자 책을 하루키에게 내동댕이 치면서 사쿠라가 너같은 놈에게 비아냥 대는 것. 소설에는 어린왕자 책은 없었던걸 영화에서 사쿠라의 분신처럼 메타포로 설정한 것. 이 때나마 남주인거 빼고는 쭈구리같던 하루키가 반장에게 전남친이 너냐며 도발을 하는 것도 소설보다 의미있게 잘 살렸다.
그리고 사쿠라의 집에서 해보고 싶었던 것을 말하면서 계속 하루키의 숨소리로 음향이 꽉차면서 긴장감을 유발하고 침도 꼴깍 넘기는 소리 등 직접적인 스킨십 없이도  성적긴장감을 자아냈던게 영특했다. 한 침대에 누워도 감흥이 없는 씬이 있는가하면 이건 분명 연출의 영역이다.

굉장히 엽기적인 제목이지만 부드러운 감성톤에 매력발산만 잘해도 볼만한 킬링타임은 된다. 수많은 실사화 졸작을 많이 봐서 그런지 무리수 없이 최선의 결과를 낸거 같고 분위기에 취해 2번 봤을 정도로 볼만한 작품이다. 옥수수 번역도 몇몇개 빼면 심한 직역이 아니어서 굉장히 만족스럽다. 오프닝이며 엔딩크레딧에 키타가와 케이코와 키타무라 타쿠미를 한국식 표기로 기타가와 게이코라고 쓰지 않아서 좋았다. 한국식 표기로 하면 쿄-코도 교코가 됨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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