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여친남친 女朋友.男朋友

2014. 2. 10. 11:07

마루님

영화/추천

3명의 남과여 그리고 엇갈린 사랑. 그 흔한 사랑작법을 흔하지않게 문제적으로 푼 영화. 사전정보없이 계륜미 나온 청춘물이라기에 봤는데 돌연변이 청춘물 같은느낌. 당시 시대상황은 대만의 독재정권에 맞서는 민주화운동하는 청춘들의 이야기.


본글은 치명적인 누설은 함유합니다.


메이바오(계륜미)는 남자 샤워실도 털고 친구를 위로하기위해 바리깡으로 머리도 미는 천하의 여자대장부, 배려심 깊고 섬세한 리암, 천진하고 구김살없고 감청에 솔직한 아론(봉소악).


아론의 첫등장은 벌로  머리 한가운데가 바리깡으로 밀린 우스꽝스러운 상태였는데 메이바오에 반해 환하게 웃는 모습에 사르르 녹았다. 아론이란 캐릭터가 워낙 소년스러워 계륜미 보러왔다 봉소악 눈도장 쾅쾅 찍었다. 딱봐도 이국적인 외모인 봉소악이 영화판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니 한국에 비해 외국인 내지 혼혈의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을 느꼈다. (이후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작 백색지연에도 캐스팅, 아론캐릭터에 푹 빠진 나머지 뜻도 모른채 봤다. 일본어 나올 때만 알아들었는데 내용은 따뜻하지만 핵유치해서 놨음. 하여간 꽤 인기몰이한 혼혈연예인.)


그에비해 리암은 알 수없고 과묵한데 답답하기짝이없었다. 극중 아론 이전부터 친한사이라 메이바오가 생리통 앓을때마다 월계수 잎을 따다주는 자상함이 있었는데 캐릭상으로 그런데 딱봐도 연기인게 느껴지는. 배우의 실체랑 극중 캐릭터 성격이랑 괴리감 있어보였다. 그래서 별로 따스하게 와닿지 않고 쌍꺼풀 때문에 느끼하게만 느껴졌다. 나이까지 따져보진 않았지만 한창일 파릇파릇한 계륜미와 봉소악과 달리 최소 5년 차이나는 비주얼인데 동갑내기로 나오는설정을 자꾸 이질적이게했다. 그래서 계륜미가 계곡에서 따로 그를 불러냈지만 리암이 철벽치는것도 탐탁지않았고 자기마음 숨김없이 꺼내보여주는 아론과의 사랑을 응원하면서 그렇게 애틋하고 닿을 수 없는 사랑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대학에 가면서부터 균열이 생긴다.

 메이바오는 고향에 남고 아론과 리암은 타이페이 대학에 합격하여 룸쉐어를 하고있는 상황. 간만에 아론의 생일로올라온 메이바오는 아론과리암이 참가하는 시위에 끼기도하는 연인사이. 메이바오는 그의 생일선물로 나이키 신발을 고르면서 같이갔던 리암에게 묻는다.

-빨강 파랑? 니가 룸메니까 잘알잖아.

-니가 여친이니까 잘알잖아.

알고보니 같은모델의 다른색 운동화를 선물로 사놨던 리암 침대밑 선물을 메이바오에 들키고 술에취해 아론에게 선택하라고. 결국 그가 좋아했던건 리암이 샀던 빨강.

 아론의 생일파티에서 청춘물에 대비되는 퇴폐미 가 절정이었는데 여전히 가슴한켠에 리암은 두고있는 메이바오. 수영장의 그런 둘을 지켜보는 아론. 메이바오에 철벽치고 아론앞에서 감정 숨기며 억누르는 리암. 엇갈리는 세 남녀. 메이바오는 전날 그녀를 두고 바람피우는 아론을 목격하고 밖의 바람난 여자에거 가도록 설계한다. 대체 무슨생각으로 그녀에게 그를 보냈는지 알 수가 없고 이해하기 힘들다. 대학시절을 지냐 성인이 되어있을때 역으로 그녀가 상간녀 처지가 되어있었다.

 영화에서 보통 남자의 순정을 그려내던 것에 익숙해서 아론과의 불륜으로 전개되자 여주가 상간녀된상황, 그나마도 리암만큼은 올곧게 아론을 짝사랑할 줄 알았는데 에브리바디 불륜판이 돼버려 불쾌했다.

그렇게 고상하고 관계 깨뜨리지 않기위해 열심히 위선으로든 뭐든 셋의 중심을 이끌었는데 또다른남자와 동거-것도 애가진 유부남-하다니. 당연히 현실적으로는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리암의 아론 회피를 위한 일탈 내지는 자구책이었어야했다. 현재남친을 진정 사랑한거면 그게 아론에 대한 사랑과 다른게 뭔가. 숨기는 사랑을 피해 다시또 숨기는 같은 사랑을 반복한다는건 서사적 비문이다. 그러면서 그 캐릭터가 매번 진짜 사랑을 했다는게 얼마나 그 진실성이 와닿겠는가. 오히려 우습다. 이에대해 검색해보니 감독도 같은 생각을 했고 장효천은 진짜사랑이라고해서 의견차이가 있었다고.

 그렇게 정의를 향해 투쟁하던 젊은이들이 사적으로는 불륜에, 곧잘 선봉에 서던 아론은 변절했다. 그의 과거는 유력자인 장인 앞에 숨겨야할 과거. 누구보다 다정한 아빠인척하는 피노키오 아빠곁엔 모르는 여자가 숨죽인다.

 그들의 위기는 재회였다. 여느날처럼 위선떠는 아론에게 메이바오가 엉기는 모습을 10대시절엔 생각이나했을까? 추하게 매달리는 그녀에게 리암은 한마디했다가 무지막지하게 싸대기를 맞는다.

번역의 중요성이 큰데 내가 본 거에서는 '연극하니까 좋아?'했는데 맥락이 안맞어서 의아했는데 리뷰 읽다보니 딴데선 '너 이놈없인 살 수 없는거야?'라고해서 이해함. 그밖에 소소한 번역차이도 꽤 있었는데 그중에 또하나는 '리암, 멍청하게 굴지마. 우리가 계속 친구로 남을 수 있을까. 전처럼'과 '바보같은 소리 하지마. 우리 예전처럼 친구하면 안되는거야?' 뉘양스가 바뀌는 번역. 번역의 질은 매우 중요하다.


청춘물 속 게이

아몌 퀴어영화가 아니라 평범한 영화에서 게이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전형적이지 않으면서 신선했다. 주인공이 게이이긴하지만 주변인 게이캐릭터가 더 눈길을 끌었다. 셋에게 모르던 사실을 푼수짓인척 알려주거나 소식을 잇는 매개체로 비중있는 주변인으로 나오는데 쿨한 게이의 긍정적인 모습과 전통적인 결혼식 대신 속옷입고 즐기는 발칙한 파티웨딩을 하는것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세 남녀가 하는거같은 정사신 컷편집도 인상적이었다. 해맑고 천진한 조금은 제멋대로인 아론에 대비되어 정적이고 묵직하고 기댈수있는 리암은 시종일관 뚱한 표정의 장효천의 연기는 끝까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마지막은 모두가 좋아하는 해피엔딩이지만 진짜 사랑하는 사람은 따로있고 가짜연애하는 어긋난사랑, 남친여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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