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파수꾼

2014. 4. 4. 21:25

마루님

영화/팝콘

본글은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생애주기별 인간은 상대를 달리하며 애착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자아정체성을 확인한다. 아동기까지는 부모로부터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는 또래에게서 고교졸업후부터는 애인에게서 결혼후부터는 새로운 가족 울타리에서.


기태는 편부가정에서 자라 충분한 애착관계 형성을 하지 못했고, 민감한 10대에겐 큰 결핍이고 컴플렉스이기도 하다. 그는 타인의 비언어적 제스쳐를 누구보다 빨리 감지하는 순발력과 눈치 그리고 직감이 탁월한데 조금이라도 그의 심기가 거슬리면 바로 정색하고 뒤틀린 심기를 표출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렇게 지르고 나서는 또다시 풀어보려하지만 상대는 그렇지 않다. 1모두가 다있는데사 2짓밟히는 모습을 보이고 나서 엄청난 치욕과 수모를 느낀것. 뒤늦게 쭈뼜거리며 손을 내밀지만 엎지른 물을 다시 담기란 힘든일이다. 모두의 기억을 리셋하지 않은 이상 구겨진 자존심이 펴지는 것도 아니고 그를 외면함으로써, 본인에 마지막 비수를 꽂으며 관계를 단절하며 냉정히 돌아섰다. 기태는 그게 아닌데 내맘은 그게 아닌데 본의아니게 꼬여가는 상황에 욱하는 성질도 억누르고있는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중딩때부터 죽마고우 동윤이 충고하면서 속을 긁자 위하는척 위하지 않는 패를 내놓고 동윤이 소중히해온 관계를 무너뜨린다. 그 위선에 알듯 모를듯한 미소를 섞던 동윤의 표정. 휘둘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려고 알고시작한거라고 둘러댄건지 아님 진짜인건지 알 수는 없지만 그때도 여전히 다른 사람 앞에서 지극히 사적이고 치명적인 말로 공개적으로 터뜨린 말로는 다시 회복될 수 없었다. 내생각에도 정말 친구였다면 하지말아야할 치부(루머든 진짜든)를 모두의 앞에서 가볍게 떠벌렸고, 소중한 사람의 확인되지 않은 흠결을 잡아 훼손하는 사람이 진정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기태가 표면적으로 위한다는 말은 위선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기태는 방법을 몰랐던 미숙함이나 철이 없어서 일 수도 있고, 여친 대신 친구를 옆에 묶어두기 위한 방책일 수 있지만 엇나간 레일이 제 선으로 돌아올 수는 없었다. 미안하단 한마디론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상대가 입으로 꽂는 비수를 직설적으로 듣고나서야 자신의 애정이 전부 좌절 됐음을 깨닫는다. 허세는 위선을 낳고 상황을 더 악화시켰고 오해는 좌절을 낳았다. 부모와의 애착관계 형성에서도 또래집단 삼총사에서 둘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 기태의 울타리가 아무것도 없이 정서적 안식처가 무너진 셈이다. 그의 죽음은 삶을 지탱하는 세계가 무너진 그에게 막다른 길이었을지도 모른다. 모두에게 주목받고싶고 친구와 든든한 관계 유지하고 싶고 그러면서도 서열관계는 놓칠 수 없었던, 남자세계의 사실적 고찰이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베키의 입으로 짱이라서 학교생활 편하려고 붙어다니는 애들이란 말로 정의되는 위계서열과 권력관계, 기싸움, 힘의 논리가 잘 드러난 작품.


 주연진 3명의 리얼한 연기가 아주 좋았다. 그리고 기태 캐릭터는 이제까지 없던 아주 예민한 남주로 아주 작은 눈빛만으로도 분위기파악과 독심술까지하는 전무후무 섬세남. 이런 사람있음 넌씨눈은 없을듯. 대화속에 완곡한 표현이랄지 속으로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말을 하는데도 상대를 간파하는 것등 대사만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속뜻까지 읽어내는 장면등이 색달랐다. 또 아버지의 물음에 과거 회상하듯들어가 현실과 교차하는 장면도 명확하게 과거와 현실을 구분하지 않아서 현실인지 과거인지 꿈인지 긴가민가 하게 만들어 흥미로웠다.


 단점은 화면이 너무 흔들리고 풀샷보다 카메라가 번갈아 움직이면서 따는데 화면이 흔들리니까 답답하고 시야가 훤한 느낌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놈의 시발하고 존나 조금만 줄였으면. 설정이 고딩양아치인건 알지만 귀썩음. 5천만원으로 제작했다는게 그저 신통방통한 영화.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물어? 모르니까 묻지 시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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