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마리 앙뜨와네트 Marie-Antoinette
2014. 4. 4. 21:26
마루님
영화/팝콘
화려한 프랑스 궁정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영화. 프랑스 건축, 복식, 디저트까지 눈호강 총망라. 특히 결혼식에서 불꽃놀이까지 궁정의 물쓰듯 화끈한 돈질은 눈돌아가게 하기에 충분했다.
근대 유럽의 정략결혼이라 그런지 10대때 결혼한건 알고 있었는데 만 14세였다니. 평균수명이 250년전과는 많이 길어졌으니 당연히 결혼적령기도 늘어나는거지만 그래도 중2·중3은 소녀로 밖엔. 그 어린 소녀에게 오스트리아와의 동맹과 우호란 책무를 맡기엔 너무나 버거운 일이었다. 한창 놀고싶은 나이니 이해는 하지만 출산하고 어른이 되고도 천진난만한건 큰 문제다. 처음에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는 소녀가 화려한 프랑스 문화에 자신의 오스트리아 것을 버리는 것에 어색해 하며, 낯선 이국 땅에 혼자 그 큰 성에 들어와 외롭겠지만 그녀에게는 평범한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권력과 부와 명예를 다 갖고 있었으니 외로움도 사치. 아첨하는 자를 가까이하고, 생각없이 흥청망청 써댔고, 격식을 갖춰 모범을 보이는 왕비라기 보다 자기 하고싶은게 중요한 사람. 픽션이라면 주인공 왕비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뚜렷한 기승전결 서사를 가졌겠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고증해서 한 거라 어쩔수 없었고 초반엔 볼거리가 풍성해서 그나마 볼만했는데 점점 지루했다.
뒤바리 부인에게 말 걸지 않는 기싸움이라든지, 예법상 왕궁오페라에선 박수를 치지 않는데 그녀의 박수에 사람들이 따라 친다든가 하는 모습은 권력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났다. 모두를 발아래 두고 있었던 마리 앙뜨와네뜨. 물론 후반부에 그녀가 민심을 잃고 추락했을 때 그녀가 박수를 치자 아무말 없이 그녀를 쳐다보는 모습에서 극과극으로 그녀의 지위를 대비시켰다. 사치와 향락에 빠져 제대로 통치하지 못한 댓가는 영화기조가 발랄해서 과연 어떻게 다룰지 궁금했는데 다루기는 다루는데 본격적으로 어두운 모습은 다 쳐내고 최소한의 흐름을 가져가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내친김에 애니메이션판을 6화까지 달렸다. 생각보다 오스칼의 목소리는 여성스러웠고 옛날 더빙이라 그런지 옛날말투가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증말' '허지만' 서울사투리를 구사하는게 꽤 거슬렸다. 페르젠 목소리가 너무 아저씨스러워서... 안어울렸다.
어린이 만화치고는 굉장히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다루고 당시에도 강렬하고 악인을 시퍼렇게 묘사한다든가 극단적인 이미지화로 내용은 재밌는데 그런 요소가 꺼름칙했다. 그리고 프랑스 역사를 몰랐으므로 혁명이후부터 마리 앙뜨와네트가 몰락해 단두대 처형당하기 까지 처참한 모습과 파란만장한 삶에 어려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이번에 다시보니 만화니까 어린이용으로 한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궁중암투라든가 굉장히 1차원적이긴 하지만 뒤바리 부인과 기싸움에 대한 심리묘사, 어디에 줄을 댈까 하는 정치질, 기싸움, 역시 동맹관계에 전전긍긍하는 어머니가 충고하는 정치적 제스쳐와 대의명분, 출세 야망을 불태우며 계급과 출신성분 사회 등등이 성인인 지금 봐도 탄탄한 줄거리에 놀랐다. 게다가 뒤바리 부인 출신에 대하여 '몸파는 매춘부'란 대사가 나오는데 물론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만화 대사에 등장했을줄은 정말이지 상상도 못했다. 그냥 출신이 미천해서라고 처리할 줄 알았는데 일본만화라 그런가 거리낌 없는건 그렇다 치고 한국에서도 역사적 사실기반이라 넘어간건지 심의 통과한 게 신기했다.
만화는 이해를 돕기위해 감정선도 매우 친절하게 묘사하기 때문에 영화에서 그녀가 뒤바리 부인에게 '사람이 많네요'하기까지 얼마나 베르사이유의 가십, 왕궁내 위신에 대해 입방아에 오르내렸는지 꽤 여러화를 할애해 설명했다. 꽤 많은 부분에서 만화와 비슷한데 만화가 참고한 1932년 마리앙뜨와네트 평전을 함께 참고한 것인지, 만화를 보고 구성한 것인지 싶을 정도로 상당 등장하는 부분이 비슷하다. 비교해봤는데 어디가 픽션인지 모르겠는게 함정. 자물쇠 매니아 인것도, 마리 앙뜨와네트와의 첫대면에서 3형제와 함께 수줍어하던 모습, 결혼서약서가 번지는 장면(영화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지만 만화에선 불길한 징조처럼 호들갑떨며 암시를 줌), 가면무도회에서 페르젠과 첫만남(만화에선 가공인물 오스카와 함께 가지만 영화에선 루이16세와 동행) 6화까지 봤는데 비슷한게 이정도. 베르사이유 궁전앞 계단 오르내리는 장면을 비춰주는 구도까지 흡사한 점이 상당하다. 어릴 때는 좋아해서 결혼한거 아니니까 하고 봤는데 커서 보니까 아무래도 영화속에 등장했던 장면같은 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만화에서는 생략되고 접견 몇번한 것이지만 영 탐탁치 않았다.
매일같이 모여 맛있는 요리먹고 놀고 사람만나고 내가하는 왕게임이 매일펼쳐지는 하루하루. 가십의 주인공 베르사이유 궁전 주인들. 그들이 핏줄아니고서는 왕좌의 주인이 될 깜냥은 요원했던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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