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박치기 パッチギ! We Shall Overcome Someday!
2016. 5. 2. 06:21
마루님
영화/팝콘
누설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흥행한 상업영화이자 재일교포 소재 영화. 흥행과 의미 두마리 토끼를 다잡는데 성공했다.
시대 배경은 68년 교토. 2000년대작인데 왜 도쿄도 아니고 교토에다 굳이 옛날배경일까 했는데 시대 추억하려는 감성과 약간의 사회고발적 메시지에는 시대를 달리하여 지나간일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특수로 국가산업 성장기와 학생운동이 충돌하던 시절 쇼와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세트와 소품들. 오프닝부터 당시 유행했던 헤어스타일과 노래 공연으로 '동백꽃'에 심취한 재일교포 아재. 그리고 임진강이란 노래로 남주와 여주 모두를 화합시킨다. 일본에서 일본배우들이 연기한 재일교포 소재 영화치고 꽤 직설적으로 일본의 치부를 대사로 표현했는데 10년후의 현재는 전범국가로서의 잘못을 외면하는 오히려 퇴보한 사회가 되어서인지 아이러니한 현실과 대비해 더더욱 가슴깊이 파고든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조선고 여학생에 한국의 상징인 불고기랑 김치로 조롱+까만물을 뿌리는 일본 남학생 곧이어 응징하러 떼로 몰려온 학생들. 아무 이유없이 당한 이지메에 대한 대응을(동고애들이탄 버스 박살내거나 찌질한 주인공무리에 으름장을 놓는 조선고 일진) 영화는 유쾌한 터치로 그려내지만, 현실은 재일교포들은 절대 다수의 일본인들의 유물리적 압박으로 보복은커녕 일방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다. 일종의 대리만족성 픽션인 셈이다.
모택동이 세계사에서 핫한 인물인가 여기에서도 세상은 너의것 이기도 하고 우리의 것이기도 하다면서 선생님이 아이들을 격려하면서 모택동을 인용한다.
안성은 (조선)귀국선을 타고 조선으로 돌아갈 생각을 한다. 뭐 그때나 지금이나 일본인들은 툭하면 재일한국인에게 기승전돌아가라고 하지, 한국에선 전쟁직후라 재일조선인 귀국에 힘쓰지 못했던 때다. 사실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도 재일교포와 재중교포 사안에 매우 소홀했는데 재중교포는 중국이 적극적인 소수민족 포용정책으로 흡수시키고, 재일교포는 북한에서 적극적으로 조총련학교를 세웠는 반면 남한에서 세운 한국학교가 없다. 도쿄에 하나있고 최근에 한국외국인학교 하나 더 늘었다. 한국정부는 적극 반성해야할 게 재일교포는 그나마도 얼마 없는 조선학교가 아니면 일본학교를 다녀야한다. 극중에서는 강력한 재일한국인의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고, 그주에서도 경자는 결혼하면 마츠야마가 조선인이 될 수 있는지 묻는다. 이제 교포 4~5대로 접어들어 한국출신은 없고 일본에서 태어나 재일한국인보다 한국계일본인(일본 교육을 받고 자랐으니) 나아가 일본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큰건 복합적인 사정이 있지만 접근성 떨어지는 한국인학교의 부재가 상당하다. 한국을 모르는데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말 쓰고 일본방송 일본교육받는데 피만 한국인이라서 한국인의 정체성이 생기기가 말이 쉽나.
이념싸움으로 한국이 분단된 경위를 술한잔하신 아재들의 입으로 설명하거나, 자유롭게 넘나들던 교토역이 하루아침에 못가는 분단 상황을 비유하거나 통일이 되면 서울역에서 만나잔 대사. 그중에서도 일본에선 북한이고 남한이고 없다는 말이, 웃으라고 조국통일을 교복 상의에 새겨놓은 거지만 아무렇지 않은듯 진한 맛이 있었다.
영화는 한국의 분단 상황과 벽을 임진강이라는 노래와 실제 강을 통해 상징하고 화합시킨다. 한국인인 나도 처음 듣는 옛날 노래지만 절절한 가사가 포크기타의 선율에 마음을 적셨다. 강 저편의 플룻 부는 경자에 다가가기 위해 마츠야마는 강에 옷을 홀딱젖어가며 건너가 박수를 친다. 안성 무리와 대립하는 패거리들은 흑과백으로 나누어 강을 사이에 두고 패싸움을 한다. 남주 마츠야마의 이름 코스케의 한국어 독음 강개로 불리는 것도 모두 강과 연관돼있다.
경자에 반한 마츠야마는 조선어사전을 사서 더듬더듬 말도 익히고 이름을 물으러 그녀에 다가가거나 콘서트에 가자고 전화걸기도 하고 조선으로 돌아간다는 안성의 잔치에 참여하고, 안성 무리중 하나가 죽었을때 장례식에도 조문하여 재일조선인이 일본의 강제 징용에 관한 쓴소리에 돌아가란 호통을 듣는다. 강개는 일부 호의적인 일본인을 상징한다.
왜 제목이 한국어 [박치기]를 그대로 독음해서 쓴걸까 생각해봤는데, 재일 한국인이 일본에서 할 수 있는게 많이 제약이 있다. 부모님은 불고기집 하시고 안성은 축구선수로 월드컵에 나가고 싶어하지만 일본대표로 나갈 수 없기때문에 조국에서 뛰고 싶어한다. 재덕이는 액션배우가 되고 싶어하지만 이젠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한국국적의 정대세가 북한대표로 뛰는 사례가 있긴했지만) 그들이 꼴통짓하고 사고치고 다니는데 만약 공부를 잘해도 외국인이라 관직을 진출할 수 있나, 기업에 취직이 되나. 쇠파이프로 쳐맞고 시멘트 부을 때도 오기로 '기분좋다'고 하는 패기넘치는 녀석들이 가진 몸뚱이로 상대에 대적할 수 있는게 박치기란 생각이 들었다.
위기즈음해선 좀 과잉이다 싶기도 하고 초반의 기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늘어지기도 하지만 새생명을 통해 분위기를 훈훈한 결말로 이끈다.
당시 여배우로서 절정의 상종가였던 사와지리 에리카의 청순함과 [피와 뼈]에 이어 인상적인 오다기리 죠가 이번엔 쿄토사투리를 구사했다. 남주친구 코이데 케이스케에 단역 카세 료. 호화 출연진이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허세있고 골때리지만 멋진 안성(타카오카 소스케)과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강자(마키 요코)였다.
일본에서 흥행한 상업영화이자 재일교포 소재 영화. 흥행과 의미 두마리 토끼를 다잡는데 성공했다.
시대 배경은 68년 교토. 2000년대작인데 왜 도쿄도 아니고 교토에다 굳이 옛날배경일까 했는데 시대 추억하려는 감성과 약간의 사회고발적 메시지에는 시대를 달리하여 지나간일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특수로 국가산업 성장기와 학생운동이 충돌하던 시절 쇼와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세트와 소품들. 오프닝부터 당시 유행했던 헤어스타일과 노래 공연으로 '동백꽃'에 심취한 재일교포 아재. 그리고 임진강이란 노래로 남주와 여주 모두를 화합시킨다. 일본에서 일본배우들이 연기한 재일교포 소재 영화치고 꽤 직설적으로 일본의 치부를 대사로 표현했는데 10년후의 현재는 전범국가로서의 잘못을 외면하는 오히려 퇴보한 사회가 되어서인지 아이러니한 현실과 대비해 더더욱 가슴깊이 파고든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조선고 여학생에 한국의 상징인 불고기랑 김치로 조롱+까만물을 뿌리는 일본 남학생 곧이어 응징하러 떼로 몰려온 학생들. 아무 이유없이 당한 이지메에 대한 대응을(동고애들이탄 버스 박살내거나 찌질한 주인공무리에 으름장을 놓는 조선고 일진) 영화는 유쾌한 터치로 그려내지만, 현실은 재일교포들은 절대 다수의 일본인들의 유물리적 압박으로 보복은커녕 일방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다. 일종의 대리만족성 픽션인 셈이다.
모택동이 세계사에서 핫한 인물인가 여기에서도 세상은 너의것 이기도 하고 우리의 것이기도 하다면서 선생님이 아이들을 격려하면서 모택동을 인용한다.
안성은 (조선)귀국선을 타고 조선으로 돌아갈 생각을 한다. 뭐 그때나 지금이나 일본인들은 툭하면 재일한국인에게 기승전돌아가라고 하지, 한국에선 전쟁직후라 재일조선인 귀국에 힘쓰지 못했던 때다. 사실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도 재일교포와 재중교포 사안에 매우 소홀했는데 재중교포는 중국이 적극적인 소수민족 포용정책으로 흡수시키고, 재일교포는 북한에서 적극적으로 조총련학교를 세웠는 반면 남한에서 세운 한국학교가 없다. 도쿄에 하나있고 최근에 한국외국인학교 하나 더 늘었다. 한국정부는 적극 반성해야할 게 재일교포는 그나마도 얼마 없는 조선학교가 아니면 일본학교를 다녀야한다. 극중에서는 강력한 재일한국인의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고, 그주에서도 경자는 결혼하면 마츠야마가 조선인이 될 수 있는지 묻는다. 이제 교포 4~5대로 접어들어 한국출신은 없고 일본에서 태어나 재일한국인보다 한국계일본인(일본 교육을 받고 자랐으니) 나아가 일본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큰건 복합적인 사정이 있지만 접근성 떨어지는 한국인학교의 부재가 상당하다. 한국을 모르는데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말 쓰고 일본방송 일본교육받는데 피만 한국인이라서 한국인의 정체성이 생기기가 말이 쉽나.
이념싸움으로 한국이 분단된 경위를 술한잔하신 아재들의 입으로 설명하거나, 자유롭게 넘나들던 교토역이 하루아침에 못가는 분단 상황을 비유하거나 통일이 되면 서울역에서 만나잔 대사. 그중에서도 일본에선 북한이고 남한이고 없다는 말이, 웃으라고 조국통일을 교복 상의에 새겨놓은 거지만 아무렇지 않은듯 진한 맛이 있었다.
영화는 한국의 분단 상황과 벽을 임진강이라는 노래와 실제 강을 통해 상징하고 화합시킨다. 한국인인 나도 처음 듣는 옛날 노래지만 절절한 가사가 포크기타의 선율에 마음을 적셨다. 강 저편의 플룻 부는 경자에 다가가기 위해 마츠야마는 강에 옷을 홀딱젖어가며 건너가 박수를 친다. 안성 무리와 대립하는 패거리들은 흑과백으로 나누어 강을 사이에 두고 패싸움을 한다. 남주 마츠야마의 이름 코스케의 한국어 독음 강개로 불리는 것도 모두 강과 연관돼있다.
경자에 반한 마츠야마는 조선어사전을 사서 더듬더듬 말도 익히고 이름을 물으러 그녀에 다가가거나 콘서트에 가자고 전화걸기도 하고 조선으로 돌아간다는 안성의 잔치에 참여하고, 안성 무리중 하나가 죽었을때 장례식에도 조문하여 재일조선인이 일본의 강제 징용에 관한 쓴소리에 돌아가란 호통을 듣는다. 강개는 일부 호의적인 일본인을 상징한다.
왜 제목이 한국어 [박치기]를 그대로 독음해서 쓴걸까 생각해봤는데, 재일 한국인이 일본에서 할 수 있는게 많이 제약이 있다. 부모님은 불고기집 하시고 안성은 축구선수로 월드컵에 나가고 싶어하지만 일본대표로 나갈 수 없기때문에 조국에서 뛰고 싶어한다. 재덕이는 액션배우가 되고 싶어하지만 이젠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한국국적의 정대세가 북한대표로 뛰는 사례가 있긴했지만) 그들이 꼴통짓하고 사고치고 다니는데 만약 공부를 잘해도 외국인이라 관직을 진출할 수 있나, 기업에 취직이 되나. 쇠파이프로 쳐맞고 시멘트 부을 때도 오기로 '기분좋다'고 하는 패기넘치는 녀석들이 가진 몸뚱이로 상대에 대적할 수 있는게 박치기란 생각이 들었다.
위기즈음해선 좀 과잉이다 싶기도 하고 초반의 기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늘어지기도 하지만 새생명을 통해 분위기를 훈훈한 결말로 이끈다.
당시 여배우로서 절정의 상종가였던 사와지리 에리카의 청순함과 [피와 뼈]에 이어 인상적인 오다기리 죠가 이번엔 쿄토사투리를 구사했다. 남주친구 코이데 케이스케에 단역 카세 료. 호화 출연진이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허세있고 골때리지만 멋진 안성(타카오카 소스케)과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강자(마키 요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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