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omantic 아이돌 2기
2013. 11. 30. 22:03
마루님
예능
모든걸 다 보여주는 사람과 자기 마음을 숨기는 사람
휘두르는 사람과 휘둘리는 사람
아이돌이라면서 아는 사람 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아이돌 특집. 스타제국은 제아의 박형식에서 케빈과 쥬얼리 예원으로. FNC는 AOA 혜정에서 FT아일랜드 종훈으로. 연예기획사 끼고 기획했음이 분명한 프로그램. 1기와 달리 그 풀 안에서 다행히 썸 상대가 있어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더욱이 사전인터뷰에서 서로를 지목한 묘미를 살린 캐스팅이라니. '양말 하나에도 신경이 쓰여요' 라던 예원의 첫만남은 연애프로의 백미. 연애의 끈이 닿는것 만으로도 좋아보였던 지나. 만남과 설렘이라는 지점에서는 다들 두근거리고 간질간질 했었는데 결말까지 그림을 가져가기는 어려운 거 같다. 현실도 연애도. 지난 1기와 마찬가지로 여자입장에서 죄다 연하면 너무 불리하잖아.
1기에선 가장 연장자이자 선배였던 준케이가 모든 출연자를 챙기고 이끄는 구심점 역할을 해서 연애경쟁 프로그램이라기 보다 엠티느낌이었는데, 2기는 연장자인 케빈이 소극적인 성격인데다 최종훈이 데뷔 5년차 선배고, 나머지는 1년차도 안된 쌩신인이어서 셋이 동갑임에도 불구하고 분위기 이미지가 많이 달랐다. 나이, 서열관계가 엇갈렸고, 종훈이 견제하는 모습을 드러내서 보다 연애 서바이벌 느낌이 강했다.
케빈(25) 제국의 아이돌. 매너는 좋은데 모든 것이 쑥스럽고 수동적이며 미숙한 모태솔로. 말 수도 적고 여자와 함께 있으면 서로 어색해지는 남자. 누구나 처음은 있는 법이고 누구나 서투르다. 그런데 언제나 '처음이여서(경험이 부족해서)'가 입에 붙은 그는 모든 귀책사유를 서투름으로 귀결시킨다. 좋은 사람인건 알겠지만 다른 출연자와 달리 다가가려는 노력이 별로 보이지 않고, 어쩔줄 몰라하고 쑥맥같은 모습은 귀엽기는 한데 아쉬웠다.
최종훈(23) FT아일랜드. 웃는 모습이 꼭 이지훈 닮음. 유일하게 운전가능한 것도 생선살 발라주는 것도 데뷔 최고참인 것도 지나와 물흐르듯 이끌어가는 것만 봐도 선배이미지가 물씬 났다. '나 좀 따라다녀라'하면서 리드하는 게 연하를 내세우기 보다 남자대 여자로 대하고, '내가 맞춰줘야겠네' 자기가 원하는 상대가 아니더라도 방송을 위해 상대를 위해 티내지 않고 배려해줄 줄 아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가 하면, 남자가 여자에 꽂히면 시야 닫힌 경주마를 보는 듯한 저돌적이고 질투감정도 서슴지 않고 드러내는 남자의 유치함이 공존. 인간적으로 이해가 가는 출연자였다.
자신이 마음에 두었던 예원이 나오자 연신 싱글벙글 좋아죽는 표정을 보면 사랑주는 남자의 기쁨 사랑받는 여자의 반짝임이 브라운관 밖으로 뚫고 나오는 느낌. '저희 빨리 갈게요 차에 있는 시간이 아까워서요' 그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고, 계산하지 않고, 밀당하지 없이 솔직했다. 그치만 청신호 일땐 너였다가 적신호 일 땐 누나대접은 최악. 차라리 처음부터 끝까지 누나하든지.
이민혁(23) BTOB. 외모가 '나 연하남'이라 써있는 최고의 밀당킹. 예원에 호감이 있으면서 농담반으로 실망했냐는 말에 조금이라고 치면서 뒤로는 히죽이는 절대 자기 마음을 다 열어 보이지 않아 끝까지 헷갈리게 만든다.
-예쁘게 하고 오셨네요./예뻐?/머리띠가 이쁘네요
-요즘 무대 잘보고 있어/어때 괜찮아?/굉장히 섹시하려고 노력하시던데요/노력이라니 아니야/귀여운 사랑스러운 느낌이니까. 섹시랑은 냉정하게 거리가 있지/야~/아니에요 농담이에요
여자출연자 모두에게 말걸고 웃어주고 친화력 좋으며 연애 엄청 해본듯한 느낌. 연애전선을 떡 주무르듯 주무르고 후회하더라도 자신이 하고싶은 대로, 마음가는 대로 감정에 휘둘리는대로 행동해 감정선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마지막 미드나잇서 마음을 굳힌것 처럼 굴더니... 혹자는 신인이 원샷받을 기회를 가장 잘 활용한 사례라고 하던데 물론 일리는 있으나 1기같이 시청자가 몰입함으로써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냈는가 하는 수확적인면에서는 회의적이다. 남자 중 가장 매력적인 출연자인건 분명해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예원이 흔들렸던것도 이해는 가지만.
엔(23) VIXX. 담백한 얼굴 둥글한 성격인 것도 곁에두고 있으면 좋을 거 같은 남자인 친구. 어떻게 은영에서 지원으로 갈아탄 결정적 계기가 뭔지, 데이트하면서 카메라꺼두고서 둘이 밀담을 나누며 정말 행복해한 것도 잘 모르겠지만 누구라도 잘 융화되고, 종훈이 대놓고 민혁에 견제하며 분위기가 얼어붙을 때 거들어주며 분위기를 풀어주는 모습이 유해서 보기 좋았다.
지나(26) 일에 치여 소속사의 감시가 심한건지 첫만남 때 상대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오른 모습과 다정하고 매너있던 최종훈과 둘이 제법 훈훈한 모양새로 다른 경쟁자가 공개되지 않았을 때만 해도 들떠서 활발했던 그녀. 점점 자신이 원했던 상대를 향해 태세전환하는 그를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지나를 보면서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안쓰러웠다.
양지원(25) 스피카. 2기의 마성녀. 이미 사전인터뷰부터 서로를 지목했던 예원과 민혁을 조용히 흔들어놓은 마성의 매력녀. 마트에서 자연스럽게 둘이서 물건고르고, 민혁이 깨뜨린 계란을 어떻게 처리할 지 얘기하며 시선을 유도하고, 마지막 연애를 물으며 관심을 보이면서도 민혁에 호감이상의 것은 절대 내보이지 않았다. 케빈과 엔을 자신의 패로 쥐고 들어간 상태에서 가장 원하는 패를 욕심내면서도 표면적으로 욕심내지 않았다. 일관성있게 연하를 남자로 대한건 그녀가 1~2기 통틀어 유일했다.
확실히 뭔가 있는데 많이 쳐내서 그녀와 얽힌 4각관계는 감정선 흐름을 자세하게 알 수 없었지만, 호감을 드러내는 방식이나 남자를 대하는 방식이 유연했고 고단수란 생각. 가방을 맡긴다든지, 마지막 데이트 약속을 다들리게 잡는다든지 무심한듯 툭잡지만 그렇다고 본인이 리드한다든가 달라든다는 느낌없이 상대를 이끌어내는 면이 탁월했다. 아무래도 이미지나 여러면에서 의식하는 면이 있어 겉으로 굉장히 방어적이고 내숭으로 보이는 면도 없지 않아있었지만 스킬 좀 전수 받고 싶었는데 자세하게 안 나와서 아쉬웠음.
예원(23) 쥬얼리. 라디오스타에서 인기 많았다더니 감정표현에 솔직하고, 가식없고 애교많고 사랑스러웠다. 종훈의 한결같은 애정을 보여줬기에 예원도 반짝반짝했는데, 만약 그가 없었고 다른 커플끼리 이루어지고 또다른 러브라인이 없었다면 혼자 휘둘렸다면 정말 안쓰러웠을 텐데 밀당하는 민혁과 일편단심 종훈 사이에서 자존심 살리면서 최종 선택권을 가질 수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오락가락하는 민혁을 보며 서운했었던 감정을 가감없이 표현했고, 아니다 싶으면 거기에 미련두고 질척거리지 않고 더 사랑받을 수 있는 상대를 선택했던 성격도 시원하고 명쾌했다.
은영(21) TwoX.
아직 연애에 서투르고 소심하고 내성적인 막내. 친해지면 점점 자신을 보여주는 스타일인데, 1기였다면 자연스럽게 모두와 친해질 수 있었을텐데 다들 자기 러브라인 쫓는데 바빠서 매력이 막판에서야 터졌다. 보이시한 느낌과 걸리시한 느낌이 둘다 있어서 중성적인 느낌이 있었는데 엔이 편하고 능숙한 지원에 빠지면서 연애전선이 곤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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