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and Juliet

2016. 4. 5. 08:55

마루님

영화/팝콘

볼 기회는 많았는데 한번 회피해버리면 다시 마주하기까지 여간려워진다. 결국 개봉 20년만에 보게 된 레오의 로미오와 줄리엣. 다보고 나서 생각이 드는건 역시 영화는 그시절 정서와 기술 시대의식이 녹아있는거라 적어도 중딩쯤엔 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워낙 어항씬이 유명해서 보지 않아도 그장면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디카프리오의 기사 복장을 보고 중세시대 사극인줄 알았는 오프닝에서 건들거리는 놈들 패션이 딱 그당시 유행 최첨단이었다는 오렌지 스타일에 자동챀ㅋㅋ보고 현대적으로 각색했음을 확 느꼈다. 뭐 그전에 뉴스도 현대성을 상징하는 매체지만 지나고 나서 보도할수있으니까.
설정만 따온 줄 알았더니 '오 로미오. 당신의 이름은 로미오인가요'를 비롯해 소설속 대사를 꽤 많이 집어넣었다. 요즘 추세가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로 번역하는 추세라 어투가 사어가 태반인 고어체로 하오체, 하게체로 구사해서 적잖이 당황했다.(뉴스에서는 예외적으로 합쇼체구사)
근데 고전미 답기도하고 옛 조선사회에선 같은계급끼리는 하오체를 썼는데, 언어가 수평적인 영어에는 그시절 하오체가 현재의 반말에 해당하는 비공식적 해라체보다 영어에 대응이 적절했다.

영상미는 지금봐도 촌스럽지않고 예뻤다. 일루미네이션 효과가 정말 탁월했고, 장례식 및 촛불과 석양의 황금색. 어항과 풀장의 푸른색 색감이 눈부셨다. 당시 전세계인의 꽃돌이로 스타덤에 오른 디카프리오가 절정의 미모였고 클레이도 맑고 예뻤다.

10대가 하루아침에 반해 모든걸 버리고 천년의 사랑에 눈멀어 비극을 맞이하는 단순한 서사에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이라 각색도 부담스럽고 단순한 서사를 보충할만한 요소가 별로 없었다. 2시간동안 예쁜 영상미와 총격전 등으로 눈요기를 떼우려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벅찼다. 중반부에는 늘어져서 패리스와 결혼으로 급박하게 돌아가기 이전까지는 꽤 지루했다. 총갖고 노는 장면은 서부영화의 영향이 남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ost도 감성을 차오르게 하기 충분했다. 특히 키싱유는 장면도 많이봤고 음악도 피겨선수 하뉴 유즈루가 fs로 써서 개인적으로 이미 수없이 많이 들었지만 그렇다해도 명곡이었다. 이외에도 적절한 클래식이나 팝 ost를 넣여 현대적 감각을 반영했다.

셰익스피어가 요즘 유명세를 얻었다면 중2병스러움이란 후려치기를 당해낼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감상적이라면 오글병에 몸서리치는 아둔하고 건조한 사람들으 득시글거리는데 과연. 단순한 서사로 명작 반역에 오른건 시대 보정인지 사람들이 쉬워야 이해할수 있는 수준이라 그런건지 모르겠다.

킬링타임으론 20년 후에도 썩 괜찮게 견주는 새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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