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쌈, 마이웨이

2017. 5. 24. 20:31

마루님

Drama/하차

주연진 전부 호감이라 1화보고 답나왔지만 출연진이 밟혀서 2화까지 봐줌. 2017년에 웬 새천년 감성?! 2000년대 초반 [낭랑18세],[쾌걸춘향]이 이것보단 더 세련됐을듯. 웃음유발용 옛날 효과음도 촌티날리는데 장면에 슬로우 걸고 과장된 효과처리에 본인은 재밌으라고 넣은 오류겐같은 효과는 잘만쓰면 SNL처럼 웃기기라도 할텐데 촌스럽기만 하고 웃기지도 않음. 2000년대도 아니고 2017년에 저런 연출을 할 수 있지 내가 동영상편집해도 진심 [쌈마이웨이]보다 세련되게 할 수 있음. 대본이 후진것도 연출만 세련됐으면 어느정도 감화될텐데 정녕 프로의 솜씨인지 의아하다.

전부 구질구질한 상황의 연속이 청춘이라고 주입받는듯한 전개. 도대체 타겟시청층 설정을 2030으로 설정한게 맞는지, 2030들이 이걸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CP가 눈이 있으면 설명시켜보고싶다. 소개팅 첫만남에 커피 쐈으니까 9900원짜리 신림동 메뉴3개짜리 밥집을 불금에 보내자고 하는 눈치말아먹은 남주와 하지정맥류 걸려가며 남친 고시뒷바라지 했더니 속도위반 바람난 여주. 정확히 짚고가자. 타겟시청층이 2030이라도 주시청층은 여성이고 저런 남주는 안설렌다고. 고시 뒷바라지해서 팽당한 여주는 그동안 수없이많은 통속극에서 봐온 뻔하고 고리타분한 캐릭이라고. 그리고 여주와 40대 대머리 의사와 결혼하는 속물 여주동창과 개념녀여주랑 대비시켜 봤자 거기서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거나 대리만족을 하거나 하는데 어느쪽도 충족이 안된다. 게다가 서브커플은 못난이 서브남에 예쁜이 서브녀를 붙여놓고 정직원vs계약직 대비를 해놓고, 어리고 부잣집 정직원 여자가 들이대는 전개가 예상되는데 여기서 공감과 재미를 느낄지 예상되는 지점을 서술하시오.

그동안 일일/주말극의 경우는 다수의 커플이 등장하며 지지고 볶는 대장정 속에 하나이고 분량이 1/4 내지 1/5이며 세상풍파 다 겪은 중장년층이 그러려니 하고 보는데 반해 평일 미니드라마는 평일 황금시간대 가장 트렌디한 감각 보자고 하는데인데 이런 구질구질 한숨나는 시궁창 보고 싶겠냐.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는 가난을 극도로 분리하는데 있다. 가난한 사람의 희망을 갖는 드라마라면 '가난한자=절대 선인'이란 프레임을 갖고 갈등관계에 있는 사람을 모두 악인으로 만들며 이상만 쫓다가 이상이 승리하는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드라마를 보여준다. 요즘엔 삼포세대니 흙수저란 자조적인 말이 유행하니까 '가난=시궁창'이란 단순한 프레임에 빠졌다. 현실반영한답시고 궁상떨고 찌질하고 가끔 민폐끼치고. 그나마 '절대선인'프레임에선 가난해도 노오력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소구했는데 요즘은 그냥 다 떨어지고 헤진 옷에 추레한 옷차림, 짝퉁사고, 거지짓 궁상짓하는걸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그 '가난=궁상'이란 단순한 프레임의 부작용은 사자집안에 대한 동경하고 직업멸시적 시선을 동반한다는데 있다. 인포데스크와 상담원은 계약직이 예상되는 천한직업이고 아나운서와 의사는 모두가 동경하고 부귀를 누리는 직업인양 묘사되면서, 동경하지 못한 직업의 사람들은 열심히 일해 자기가 일하고 사는 그 직업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타인은 우습게 여긴다.

생활이 가난하다고 마음이 가난한건 아니고, 범법을 저지른것도 아니고 자기일에 보람을 느끼고 즐기는 모습진 않더라도 자기삶에 만족하는 모습이 전혀 없다. 아나운서는 대중에 뉴스를 전달하는 직업일 뿐 사회 기득권층도 뭣도 아닌 일개 회사원인데 홍콩방송사 아나운서가 아닌걸 알자 년년거리며 심지어 따귀까지 맞는 여주를 보면서 아무리 사건을 만드려는 거라지만 천박한 에피소드가 통용되는 데엔 물론 한국사회의 천박함이 있으니 용인되는거라 할 수도 있지만, 2017년에 시대성을 한층 퇴보시킨 안일한 기획의 책임이 크다.


 가난을 소박함으로 소구한다는 생각은 제작진 그 누구도 해본적이 없을까. 열심히 일하고 맥주한캔하며 즐기는 모습이나, 도서관에서 데이트하는 커플이나, 태권도 포기하고 벌레박멸하는데 빠삭해진 모습이나 현재 주어진 삶에 소박한 만족을 추구하는 모습을 그릴 순 없을까. 지금이대로에서 최선을 다하고 즐기는 청춘은 미디어의 이분법적 논리에서는 없는 사람이다. 앞으로 주인공은 변변치 않은 스펙에도 아나운서가 될 것이고 남주는 포기했던 태권도에서 레슬링선수로 거듭나는 전개일텐데 하나도 기대가 안된다. 국가대표가 되어야, 대회 1등을 해야, 정직원이 되어야, 9시 뉴스를 해야 성공한 사람이 되는게 아닌데 한국사회의 '성공의 틀'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구질구질한 일상을 나열할게 안봐도 뻔하다.

그렇게 레슬링선수로 전향하면서 기존의 청소업체 후려칠거고, 체육의 건강하고 밝은 내용을 다룰 클라스가 못될것도 다 보이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러브라인만 좋아도 몰이를 할까말까인데 서사가 너무 댕강댕강짤라버린다. 뜬금없이 11년전 고딩때 태권도 응원외에 하등상관 없고, 93년도에 애기들 사투리 쓰고 하는 과거장면간에 서사의 유기성이 딱히 없다. 그냥 대사로 씨부려도 될 얘기를 굳이 과거장면 인서트 집어넣었는데 그냥 카메오 쓰는 노림수 밖에 없고. 여자인친구-남자인친구간의 우정으로 가다가 자연스럽게 확 연인으로 넘어갈 삘이 아니라 말로는 nn년지기 하면서 볼꼴못볼꼴 다봤다고 하면서 하는 행동은 이미 nn년차 애인같아서 안설렘.

개인적으로 박서준은 [킬미힐미] 오리온 빼고 고른 드라마가 전부 별로다. [킬미힐미]는 극이 너무 과장되어서 박서준 분량만 자체스킵하고 봤는데 오리온 서사로서는 좋았다. 근데 [그녀는 예뻤다] 하리한테 흔들리고 정작 혜진한테 욕설하고 중후반부 혜진의 정체를 알고 급무너지는 캐릭터 서사 망했고, [화랑] 유치하기만 하고 개연성 없고 놨고, 쉼없이 열심히 일하는 건 알겠는데 대본 고르는 코드가 [미니],[로코]인거 같다. 1화의 9900원짜리 음식 쏴달라고 누나누나하는 거에서 각나오고, 순대집앞에서 순대트럭모는 전코치와의 대화에서 구제불능인걸 눈치챘어야지. 4회 대본은 보고 결정했을거라서 뭐 남탓하기도 뭐하다. 군대문제도 해결한 마당에 신중하게 골랐더라면... '믿고보는' 수식어는 만들기도 어렵지만 생채기 나기 쉬워도 '믿고거르는' 수식어는 치명적이다. 다음행보는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이길 바란다.

[태양의 후예]는 안봤지만, 서브이후 첫 주연작인데 이딴 작품을 고르다니 안타깝다. [상속자들]에서 유라헬 캐릭터가 여주보다 좋았고 대화소화력도 좋았는데 이번에 여주로 오래 보니까 사와지리 에리카랑 똑닮아서 깜짝깜짝 놀랐다. 사와지리 에리카는 발성이 좋아서 좀 다르긴 한데 하여간 2006년에 가발써도 예뻐서 화려한 역에 잘어울려 보인다. 캐릭터 특성상 망가지고 오버를 좀 해야하는데 애교할때 개인적으로 혀짧은 애교 살인충동느끼는데 김지원 애교는 이쁘니까 귀여움. [상속자들]할 때 예쁜옷이나 스타일링 좋았는데 가난한 역이라 예쁜 옷도 못입고... 드레스 입었을 때 인형인줄... 차기작은 잼난거 골라서 오래볼 수 있길 바란다.

송하윤보다 김별이 더 익숙한데 그 예쁜 얼굴을 파마머리로 열화시켜놨다. 내가 속상하네... 상대역이 안재홍인데 계약직걱정에 연적에 이중삼중고인 역할. 애도요.

안재홍은 [응답하라1988]이랑 대사톤 캐릭터 비슷비슷한 역을 맡아 이미지 소비가 심하다. 나는 [족구왕]까지 봤는데 자기복제 3탄까지 온느낌. 드라마판에서 이변이 없는한은 영원히 주인공 옆자리 밖에 못하는데 영화판에서 집중하는게 보다 본인 커리어에 도움될 거 같고, 자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는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캐릭터와 연기가 전부 예상되는 것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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