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골든 슬럼버

2018. 3. 9. 09:49

마루님

영화/팝콘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 불필요한 대사 반복, 현실성 위배 산적
Direction 중 연출은 무난 화면도 잘빠짐 스케일도 보임
Character 중 멍청한 소시민 추억팔이하는 친구들 멍청한 요원
Acting 중하 잘한 사람 손꼽음
Sounds 하 영화 망한 이유
Cinematic quality 중하 불필요한 주제의식 강요, 정서에 걸맞지 않는 동료애
Impression 중 "실패한 작전도 기억해야하나"
TU X / N X / F O / M X / VL X / E O 퍼펙트

골든 슬럼버. 제목부터 와닿지 않는다. 주인공이 했던 밴드 이름으로 황금빛 낮잠이라는 뜻. 범죄스릴러 장르와는 억만년 요원한 제목. 모범시민이면 어땠을까.

강동원 얼굴에 택배기사냐는 말은 어이없다. 준수한 얼굴로도 현장직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많고 그의 택배기사도 그리 이질적이지 않았다. 평범한 소시민을 어수룩하게 연기한게 불만이란 반응도 일견 이해는 가지만 극중에서 건우는 친구 로스쿨 학원비까지 대주고 쓰레기 심부름까지 군말 없이해주는 착해빠진 일화들을 감안할 때 충분히 성격적으로 그럴만한 인물이다. 그러니 선영이가 한번 갔다올동안 아니 오고나서도 순정을 지키지. 그리고 실리콘과의 맞대면에서 건우와 실리콘의 차이를 극명하게 대비시킬 수 있었다. 고질적인 사투리기도 [마스터]에 비해 훨 발전한게 보인다.

문제는 건우를 보필해주는 민진욱 역의 김의성이다. 사건에 휘말려 영문을 모르는 주인공에게 국정원의 기획누명임을 설명하고, 실리콘 존재를 추적해 살아남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중요한 역할인데 잠깐 나오는 건 봤어도 길게 나오는 연기는 처음이라 몰랐는데 이렇게 심하게 대사치는게 부자연스러울 수가.  보다보니 [스물]에서도 그 흔한 아빠연기도 어색하던거 기억남. 브리핑할 때마다 대사처리가 어색하고, 차세워 달라고 했을 때 살기어린 눈빛으로 쏘아보는데 상황에 안맞는 눈빛처리. 그러고서 이제야 사람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어야하는데 대사랑 표정연기 다 따로놈. 기자인척하고 브리핑룸에서 카메라 내릴때도 표정연기가 무표정밖에 없음. 버림받은 요원으로 황국장 협박하고 가족때문에 뒤통수도 때리는 입체적인 인물인데 하나도 못살림. 베테랑 연기가 극의 무게감과 리얼함을 잡아주는 역할임을 새삼 깨달음.

그런 의미에서 황국장 유재명 씨 얼굴은 낯익은데 이번에 잘 소화함. 브리핑하다가 마이크 대를 손가락 두 개로 낮춘다든가, "실패한 작전도 기억해야하나"라는 대사도 윗선이 품위를 지키면서 부하를 조지는 오만함 혹은 히스테리. 이 분이 그 [굿와이프] 국민참여재판 전문 변호사였네! [골든 슬럼버]에서 자기 역할 제대로 소화한 몇 안되는 배우. 또하나는 우정출연으로 열연한 최우식. 윤계상은 생각보다 걸치는 씬이 많았고 오프닝시퀀스를 인상적으로 남겼지만 누가봐도 장첸이 깃들어있다.

김성균-김대명-이준혁 3명 비슷한 얼굴에 캐릭터 겹치는데 동시에 캐스팅할생각을 했을까 셋중 아무나 캐릭터 골라잡아도 될법하게 비슷비슷해서 인상에 남지도 않음.
한효주는 특유의 쪼가 전작들에 비해 나아졌지만 분명 [해어화]에서도 영화는 망했을지언정 이렇게 연기를 못하지 않았는데 연기하는 티가 확나서 작은역인데도 소화를 못했다. 장변에게 전화하면서 건우가 살아있다고 외치는 장면이나, 왜 골든슬럼버인지 설명하는 대사에서 '나연기해요'를 표방한 듯한 어색함에 오글거려 몸을 들썩이게했다.

인상적인건 총들고 화장실까지 따라온 요원 눈에 띄던데 누구지? 김재영? 원현준?

시나리오의 축이 단순하다. 쫓기는 주인공과 쫓는 국가요원. 건우는 총씬만 없을 뿐이지 모든 죽음의 순간을 여유롭게 피해가는 게 김빠진다. [조작된 도시]에 비해 개연성이 조금 나은정도. 쳐들어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젠틀하게 초인종을 누르고, 총들고 추격하면서도 총을 쏘지 않으며, 믿었던 친구 뒤로 쫓는놈들이 몰려오는데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니가 이럴수가 감정연기하며 꾸물거리고 있고, 두번이나 생포하지만 처음엔 자수하고 두번째는 사살하라고 지시내려놓고 황국장이 와서 친히 주절거리는데... 주인공 특혜로 산거지 뭐
그리고 강조는 두번만 하자. 건우만 없었으면 무열인 살았다는 말 몇번이나 하나. 도망가다말고 차세워서 착하게 사는게 나쁜겁니까 열변 토하는 것도 상황에 맞지 않은 사족. 대사 한마디로 처리해도 충분한걸 씬으로 할애함.
살인범 아버지 인터뷰에서 신파 떨고-성형의 쫓다말고 느긋하게 쳐다보던 건우, 신고하려는 사람막고 식당 아줌마 가라는 손짓-성형의 잡고 포즈취하는 민진욱 그 흐름이 너무 작위적이고 촌스러웠다.
길거리 현수막에 쓰여있는 '당신의 한표가 대한민국을 만듭니다'같은 은유는 없고 너무 가르치려들고 지나치게 설명함.
그리고 밴드설정이 꼭 필요했을까. 건우-무열-선영으로 충분하지 않았을까. 범죄 스릴러에 아련한 우정과 멜로를 타니까 극의 톤이 산으로 가버린다. 뭐때문에 혈육도 아닌 친구들을 일생일대에 급박한 상황에서 추억팔이나 하고 자빠졌는지 평소 연락하던것도 아닌데 급 절실한것도 수긍가지 않고 "
흩어졌던 친구들을 다시모으려는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보다 진한 우정에 무릎꿇을뻔은 개뿔 와닿지도 않은 공허한 설정 애저녁에 다 쳐냈어야했다.
한 편 극중 얼굴 추적이 가능한 수준인데 그정도 정보력이면서 민진욱 차수배도 못하고, 카드추적은 하면서 건우 전화 위치추적이나 도청은 왜못함? 그리고 건우는 주호협박이 cctv로 생중계된다고 했을만큼 미디어 사용능력이 있는데 굳이 광장에서 모여달라고 방송할게 아니라 유튜브로 전말을 터뜨려야 하는 거 아닌가. 만약 광장에서 모일거면 유튜브도 합성이란 언플이 있은 다음이라는 설정정도는 머리를 굴렸어야지.

시나리오가 군데군데 설정적 결함을 갖고있지만 치명적인 정도는 아니라 영화적 허용으로 봐줄 순 있다. 연출적으로는 나름 스케일도 잘따고, 오프닝에서 뉴스 오버랩에 오버랩을 거듭하면서 스피디하게 전개됐고, 도로에서 폭발하는 씬이 스펙터클했으며 유미가 돌변하고 화장실에서 스프레이 쓰기까지 긴장감 유지하면서 스릴있게 잘 몰아갔다. 약간 [검은사제들] 후반부 엔딩에서 받았던 몰입감이었는데 신민경 편집기사더군.

결정적으로 음악이 망했다. 음악때문에 모든 긴장을 흐뜨러뜨려버렸다. 연기가 못미쳐도 시나리오가 약간 구멍이있어도 연출이 장르적으로 충실하게 몰아붙이기에 분위기 연출만 음악이 받쳐주면 되는건데 음악이 소음공해였다. 음악이 망친 지점은 무영이가 차 몰면서 틀던 팝송 그 긴박한 상황에서 느긋한 팝송이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건 전조에 불과했다. 대학생 건우와 선영이 파릇파릇하게 멜로하는데 포크음악같은 노래가 분위기를 쉰내나게 했고, 죽을고비 넘겨서 차도 한복판에 맨홀로 나온 주인공을 부감 잡으면서 한가롭게 기타 퉁기고 흥얼거리는 노래를 틀었는데 어디 동네 마실나왔냐? 절정은 엔딩까지 발목잡았다. 어리둥절하게 꿈벅대는 콘티가 아니라 광명찾은듯 얼떨떨하면서도 절박한 호소로 입을 떼야하는데 디렉션은 차치하고 눈부신 레드카펫에서 퍽 한가로운 팝송으로 어리둥절한 와중에 감동적인 클라이막스를 열창함ㅋㅋㅋㅋ 거기에 골든슬럼버 밴드의 연주가 이어지는데... 한숨이... 음악만 제대로 했어도 본전은 쳤을텐데 만듬새에 비해 폭망한건 영화가 [쎄씨봉]이 아니라 [내부자들]느낌으로 갔었어야하는데 한참 잘못짚었다. 폭발씬, 유미, 화장실씬, 실리콘 바꿔치기, 맨홀올라온 씬, 엔딩에서 인상을 살려주기는 커녕 분위기를 겉돌게했다. 단언컨대 [내부자들]이 [골든 슬럼버] 음악 깔았으면 손익 장담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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