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지금 만나러 갑니다

결말누설이 포함된 글입니다
Scenario 중 대체로 A급 감성 영화를 싸구려로 만드는 코믹씬
Direction 중하 감성도 클리셰도 못살리는 연출
Character 중 호기심 많고 통통튀는 수아도 좋음
Acting 중 멜로 연기가 아깝게 코딱지만한 씬배분
Sounds 중 일본판이 수작이나 그정도면 용썼음
Cinematic quality 중하 멜로는 댕강댕강 같잖은 씬 길게 허비하는 러닝타임
Impression 중 "아무걱정 하지마, 우린 잘할거야, 그렇게 정해져있어,"
TU X / N X / F X / M O / VL X / E X 치명적 옥에티


실망스럽다. 왜 이런식으로 만들었을까. 정말 최대한 원작을 배제하고 이 작품만 평가해 보려고 해도 지적거리 투성이. 일단 어쭙잖게 쳐웃기려드는 웃음이 너무 노림수 짙고 유쾌하지 않았다. 굳이 없어도 될 이준혁이랑 고창석 분량 왜이리 많아. 체육대회를 굳이 저렇게 질질 끌고 가슴까지 끌어올린 배바지 얘기를 그렇게 길게 질질끌 필요가 있나. 아니 다 차치하고 어린 수아가 삼각함수 풀다가 시컨트sec를 sex로 쓰는 같잖은 유머나, 불똥 튄거 약발라 주려고 옷벗어주려는걸 우진이 얼싸쿠나 하는 장면은 원작과의 비교가 무색하게 싸구려였다.
그리고 한국판 오리지널로 넣은 장면은 뭐 해바라기 난 딱히 일판 남주가 못생겨서 아무 감흥도 없었고 자동차 극장에서의 키스신도 괜찮았다. 그런데 기차역에서 포옹하던 씬에서는 무조건 있는 혼 없는 혼 미세입자로 갈아넣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어떻게 클로즈샷도 풀샷도 적절히 스위칭한 정석이 아닌것에 어차피 한 번 더 나올거니 기대를 걸었건만 바스트샷으로 어정쩡하게 잡은 거 그대로 재탕하고. 클라이막스 장면이라 풀샷으로 풍경과 어우러지는 예쁜 장면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냥 둘이 부닥치고 끝.. 연출에서 슬로우 거는 의미를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너무 기가 차서.

그리고 멜로영화라면서 우진과의 과거 에피든지 현재에서의 서사는 멜로는 쥐똥만큼 적고, 나는 일판과 다르게 수아가 적당히 현실적인 반응인것도 좋았는데 분량이 정말 적어서 멜로를 어디다 비비지 싶었다. 일판에서는 차근차근 멜로의 서사를 밟아갔는데, 참 엉뚱한데서 분량배분을 하는 것도 모자라 길긴 오지라게 길었다. 아니 애 남겨두고 떠난다고 애한테 가사일 가르쳐주는 분량이 그렇게 길 일인가. 게다가 학예회 오지라게 길어서 플롯상 시간이 얼마 안남았는데 저렇게 여유 부리고 시간낭비하고 그래서 정말 의미있고 아름다운 장면이냐 하면 오글거리고 머뭇거리는 장면이라 짜증스럽기만 했다. 결국 마지막 마중은 그렇게 화이트아웃으로 댕강 잘려버리고...

중요한 플롯만 남겨두고 쓸데없는 살을 덕지덕지 붙여서 이상한 몰골이 됐다. 정말 중요한 서사는 엿바꿔먹고 안물안궁으로 이렇게 길게 만들다니 원작을 빼고 봐도 편집을 너무 아꼈다. 편집기사가 정이 많아서 감독이 찍어놓은거 다 넣은거 아니면 정말 이런 군더더기를 쌓아둬선 안됐다.

마지막에 아들이 다시 그날을 회상하면서 엄마를 기억하는 나레이션으로 겹치는 건데 그냥 박서준이 여친만난다고 나가고 우진이 방콕하는 엔딩인데 정말 그게 최선이었나, 다르게 쓸거면 엄마를 다시 찾아가는 엔딩을 쓰든가 엄마의 일기를 읽는다든가 좀 영화적일 수 없나? 무슨 나레이션으로 지호한테 짐되면 오라고.. 대사를 멜로감성으로 쓰라고. 방구석 감성으로 쓸거면 전문 시나리오 작가한테 맡기든가.

기껏 비주얼 되는 손예진과 소지섭을 두고 둘의 이야기가 아니라 얼굴만 예쁘게 나온걸로 만족해야한다니 너무 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