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허스토리

2018. 10. 29. 01:26

마루님

영화/추천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상 인용과 극적 픽션과 관계성을 잘 직조함
Direction 중 90년대 톤과 한국감성
Character 중상 신사장 문사장 이상일
Acting 상 김선영 김희애 김준한 김해숙 개안하는 기분
Sounds 중
Cinematic quality 중상 역사적 의의를 떠나 수작
Impression 중 어느하나 꼽기 힘들정도로 많은데 귀순이 선생님 용서하던 장면, 국수 내가 말아준다던 장면

무거울까봐. 의미하나 때문에 감수해야하는 영화일까봐 장벽이었는데 영화관에서 못본게 GV못간게 아쉬울 정도로 재밌었다. 생각보다 시나리오가 탄탄했는데 캐릭터마다 전방위적으로 관계서사가 촘촘하다. 특히 문사장을 위주로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데 국면마다 다른캐릭터와의 관계성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전반부는 신사장 중반부는 이상일 후반부는 배정길. 그 사이에는 딸과의 서사까지 입체적인 관계변화가 볼거리였다.

영화가 우울하지만은 않다는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첫장면부터 화통하게 시작하다가 점점 사건속으로 들어가면서  문정숙이 동화되어가는 감정선이라 제3자의 입장에서 할머니들을 바라보는데서 다른 영화들이랑은 차별점을 두었다. 그정도 돈은 있다고 큰소리 떵떵치면서 배짱좋게 버팀목이 되어준 문사장이 약간 다혈질이지만 쿨해서 좋았다. 문사장 캐릭터는 반하지 아니할 수 없는 캐릭이었다. 김희애가 연기하는건 처음보는데 광고이미지로는 깍쟁이같은 이미지인데 타고난 카리스마 스웩 넘치는 역할에 이렇게 잘어울릴줄은 몰랐다. 다만 부산사투리 엄청 열심히 외운티는 나지만 그래도 부족했던게 아쉬웠다. 일본어는 일본인 역이 아니니 크게 신경쓰진 않았는데 마지막 강단에서 일본어는 다른씬에 비해 확연하게 능숙했다. 김희애 아니면 누가 문사장했을까 상상이 안간다.

초반에 이목을 끌었던건 단연 김선영이다. [응답하라 1988]에서 중년에도 귀염깜찍한 이미지로 각인을 했고 [미씽]을 보고 엄한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하는거 보면서 보통이 아니구나 생각했는데 [허스토리] 보면 그가 가진 매력을 대중이 아직 반도 못봤던거구나. 연기가 전형적이지 않고 생동감있게 살려서 잘함. 김선영 씨 물건이라고 다른 감독들한테 속삭여주고싶다. 경상도 네이티브긴한데 부산사투리는 아니어서 찾아보니 영덕출신으로 경북사투리였음.

잠자리 안경에 변호사 누굴까했는데 일어 하자마자 [박열]에 타테마스인거 알았다. 저음이 아닌데도 목소리 좋고 투명감 있어서 고유의 청명함이 있다. 한국말하는 연기도 놀란게 일본어 억양 섞인 한국어 하는거보고 놀랐다. [박열]의 최희서가 하는 일본인이 하는 한국어와는 또 다른, 한국어가 능숙하지만 일본어 억양이 남아있는 교포말투. 이번에도 김인우 씨가 함께 출연하면서 일본어 지도해줬는데  '리상'을 리-상으로 3박으로 부르는 거만 봐도 정말 디테일 완벽하게 잡아준게 보임.
잠자리 안경이 주는 이미지가 컸다. 반듯한듯하면서도 소신있어봬면서도 약간 헐렁한듯 인간미 느낌. 타테마스도 검사고 이상열 변호사도 둘다 법조인에 엘리트인데 타테마스는 결벽적인 직선의 연기라면 상열은 양심이 둥글게 모아지는 다른 연기. 깔끔한 발성이라 반은 먹고들어간 셈이다.

김해숙옹이 후반부 출생의 비밀 얘기할 때 너무도 담담하게 얘기해서 눈물 쏟았다. 경상도 사투리를 노력하지 않고 편하게 해서 고향인가 했더니 정말 부산출신. 영감쟁이 소리하던데서 확신했다. 근데 사투리를 우아하게 하셔. 아들이 국수먹자고 할때 뭐하러 사먹냐고 해준다고 하는데 한국감성 때문에 티슈에 눈물 훔쳤네. 시나리오 누가 썼는지 마음을 움켜쥐었다 후벼팜.

그 뿐만이 아니다. 이 영화 나온 일본인들이 하는말들 실제 일본인들이 저렇게 생각하는게 현실이어서 현실반영 제대로함. 일본 영사관사람이 65년 한일조약에서 보상했지 않느냐고. 일본인들 마인드가 딱 저거다. 지들이 잘못해서 원폭맞은걸로 얻다대고 피코야.
 잘못을 했으면 배상으로 사죄해야한다. 피해를 끼쳤으면 물론 진심어린 사과는 물론이거니와 잘못을 금전으로도 배상해야하는 것이다. 그게 사회고 국제사회도 그렇게 해서 세계 1차대전 패전국이 그랬고 2차대전 독일은 패전후 엄청난 전쟁배상금을 토해내야했다. 일본은 배상도 하지않고 '차관'을 하면서 헐값에 배상 의무도 끼워얹어 처리했다. 극중에 배정길이 돈을 원해서 소송참여한 설정을 보고 돈요구하지말고 재판해야 한다는 정신빠진 인간도 있던데 한국인 개인이 일본정부를 대상으로 형사소송이 성립되냐? 백치 인증도 정도껏. 반드시 사과를 무형의 진심만을 받아야한다는 억지도 피해자만 억압시킬 수단에 지나지 않는더. 17살 어린나이에 받은 트라우마 신체적고통 원래대로 원복시키지 못한 고통 일본 다준대도 모자란다는데 1억이 문제고 10억인들 보상이 되나. 65년 무능외교로 권리구제까지 막은 거 그때받은 배상금 개개인에 지급 안한거도 소송했었어야했다.

할머니들이 택시타고 갈때마다 물어보는 운전수들, 할머니들 한방에서 여전히 소녀같은 순수한거 보여주면서 역설한것도 인상적이었다.

한편 일본 우익들의 시위랑 법정에서 비아냥대는 방청객들 일본어가 쓸데없이 욕하는 억양 너무 쩔어서 철렁했다. 그 두건두른 남자 걸쭉하게 잘하더만 한국인이었음.

변호사가 처음 소제기 취지 대사가 명문이었는데 실제 변호사가 한말이었고, 재판장이 선고하면서 하는 대사 역시 실제였다. 무엇보다 양심적인 일본인도 객관적으로 보여준것과 소송에 참여해 변론으로 힘을 보태준 13명의 일본인 변호사들이 있었기에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도전도 가능했다는 거.

민규동 감독 어쩌다보니 내 왓챠 선호감독 탑10인데-딱히 별점이 높은 것도 아니고 필모 따라가려고 본게 아닌데 연출작 거의봄- [간신]보고 학뗐다가 극과극의 작품으로 다시보기 될줄은 몰랐다. 같은 감독 맞나 의아할 정도로 여성관이나 세계관이 판이하게 달랐다.
날짜자막 띄우고 재판장 얼굴 이상열 변호사 너머로 포커스아웃 시키는 연출 기억에 남는다.

그냥 역사적 사실이란 의의 하나만으로 작품성을 가지는게 아니라 이게 허구였대도 영화적으로 잘만든 수작이어서 좋았다. 출연해준 배우진과 만들어준 제작진이 완전 소중하다. 연기력도 캐릭터도 다 좋아서 엔딩크레딧 다 올라갈때까지 여운에 젖어 영원히를 되뇌이는 엔딩곡에 취해있었다.

좋은 영화보면 개안한거처럼 정화된다. 2018년 올해 최고의 작품. 간만에 수작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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