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 화녀

2021. 5. 12. 05:31

마루님

영화/팝콘

본중 제일 오래된 영화같다. 확실히 연출력이 있으면 옛시대라도 연출력이 돋보이게 돼있다. 봉준호 감독이 인상깊게 봤는지 자주 언급을 해서 알고 있었는데 아카데미 수상기념으로 봄. 사실 본가에 [화녀] 비디오가 있었는데 비디오 세대도 아닌데다 딱봐도 옛날거라 보진 않았고 그것도 아마 지금은 처분했을듯. 71년, 82년이 있던데 발견했을때 00년대라 90년대작이겠거니 했는데 그렇게 오래된줄 몰랐다 아마 소장했던건 82년작 아닐까.

일단 흑백 아닌 컬러여서 놀람. 유독 컬러티비 송출이 느렸던듯. 그시절 상류층과 하층민의 척박한 삶을 대비시켜 계급적 시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데, 당시만해도 30층쯤이 최고 층수였는지 암호를 31층 하자고 야망을 드러내는 여주친구와 달리 죽기 좋겠다며 뜬금없이 우울한 소릴 하는데 이촌향도하며 현대인의 빌딩속 우울을 드러내는건가. 약간 새마을운동, 건전하지 못하면 검열당하던 시대였는데 의외였다.
그래도 죄지었으니 경찰서 가야한다던 명자의 투철한 신고의식에 박수.

시집잘가게 해달라고 무보수로 남의집 식모살이 한다는 게 현대사회에서 말도 안되는 소리인데 지금과 세대차이 느꼈고, 성에 억압돼있어 성 폭 행 당하고도 제목소리 못내고 트라우마에 갇힌 명자가 거품무는게 안쓰러우면서도 부인행세를 할때 순진함이 지나쳐 몰상식과 맞닿은 부분이 공포스러웠다. 교육을 받으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어떤게 실례이고 원하는걸 얻기 위해 세련된 방법은 없는지 머릴 굴리는데 뭔가 그 앞뒤재지 않는 막무가내인 점이. 삼계탕 멕이던 장면이 명자의 순수함과 막무가내가 겹치면서 소름돋았다. 명자는 밝음明에 대비되라고 명명한거 같다.

남성향 판타지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제자가 들이댄다??? 그것도 새파랗게 어린 여자가 애둘딸린 유부남한테??? 착각했다곤하지만 결국 성 추 행범이고 이후 피해자가 여보라고 들이댄다??? 그시절이니까 가능했던 판타지지.

가난한 여자한테 성적 압박에 드리워져있는데, 춤부터 배우라고 하는 인력업체 남자도 포주스러웠다. 게다가 고급 빠니 어쩌니 하는 것도 그렇고... 그시절부터 천민자본주의로 가고있음을 알수 있었다.

상류층집 세트라 그런지 지금봐도 인테리어가 현대적이다. 오히려 지금의 B급 한국영화보다 세련되고 눈을 사로잡는 고급스러움이 있었다. 배우들도 다 인물 좋고. 특히 남주 얼굴이 약간 서양배우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닮고 흉통이 커서 골격에 놀랐다. 부인 역에도 우아한 미인에 고상한 착장과 머리. 어떤 상황에서도 교양을 잃지 않는 모습이, 그게 외도 발각이라 해도, 명자와 대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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