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16. 10. 2. 03:28

마루님

영화/팝콘

결말누설이 있습니다.

[별에서 온 그대]가 유사성이 있다고 지적 받아서 기대하고 봤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토의하다 끝난다. 보카치오 소설 [데카메론]의 서두같이 여러사람이 모여 종일 이야기하는 형식.

불로장생인 주인공이 옛날일을 회상할 때 옛날 인서트컷이라도 있을까 끈기있게 기다렸지만ㅋㅋㅋ없죠. 세기의 로맨스도 얄짤 없죠. 그냥 상상력과 설정에 의존해 '만약 주변에 저렇게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할 때 그 반응들을 섞어 놓았고 주인공의 썰로 극이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극이 매우 정적이고 어떤 세계관에 빠져드는 느낌보다는 짜여진 페이크 다큐나 연극-연극이라고 하기에도 에피소드나 심리변화 부각이 안되고 토의하는 주제라 극화하기도 어려울 듯-스러웠다.

후반에서는 종교얘길 하는데 주인공이 예수라고 주장한다. 물론 독실한 신자가 나와 말도 안된다고 부정하지만. 어릴 때 잠깐 다녀서 어렴풋이 밖에 못알아 듣겠지만 성경이 수차례 수정했다는 것과 코란과의 유사성이나, 그 당시엔 기독교도 이단취급이었다는 둥, 주인공은 별거 아니었던 일화들이 침소봉대됐다는 대사 등등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흥미로운 태도였다.

현실적으로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또라이 취급을 받거나, 못믿겠으니 증명하라고 하거나, 연구대상이라고 사회적 격리와 동시에 축출될 것이다. 존은 그 공포를 선사시대때 부터 감지했고, 주변에 드러내길 조심해왔다. 충동적으로 사람들에게 말해봤자 결국 반응은 위에 열거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진실을 감당하기 힘들어하며 거짓말이라고 하라며 호소한다.

결국 모두의 행복을 위해 덮기로하고 자리를 파한 후 그를 믿는 여자에겐 맞장구 정도 취하다가 아주 우연히 반전을 터뜨리는데 얼떨떨하다 끝낸다.

그러고 보면 설정이 특이한 작품에는 반전이 제맛이다. 영화는 썩 마음에 안들었다. 입털다 끝내는 거라 하루만에 찍었을지도. 차라리 KBS 드라마시티 단막극 [도깨비는 있다]가 훨씬 재밌었다. 그리고 단언컨대 김영하의 단편소설 [흡혈귀]를 영화화했어도 [맨프럼 어스]보다 역동적이고 흡인력있게 잘 뽑아냈을듯. 저예산 영화의 한계에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수준이라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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