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특별시민
2017. 7. 11. 18:12
마루님
영화/팝콘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하 플롯이 산만하고 유기성이 떨어지고 각자의 서사가 따로놈
Direction 중 사건은 많은데 긴장감을 주는 연출이 부족
Character 중하 캐릭터성을 하나하나 치밀하게 짰어야 흥미진진했을텐데 인물축은 여러갈래인데 흐지부지
Acting 중 평이. 못하는 사람은 딱히 없으나 영화의 한계로 명연기도 나오지 않음
Sounds 중 평범. 긴장감 주는 음악이 더 많아야 하는데 서정성을 강조하는 구슬픈 ost가 많은 느낌. OST보다도 음향이 완성도가 빠진 느낌.
Cinematic quality 중 교훈 빼곤 의미없음. 교훈조차 진부
Impression 중하 사건이 인상적으로 그려지지 않고 결정적 한방이 없음
TU X / N X / E X / F O
탄핵정국을 예상하고 만든건 아닐텐데 [더킹]이나 [특별시민]이나 정치인과 투표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정치영화다. 정치판묘사를 두고 비교했을 때 상업적 재미는 [더킹]의 압승, [특별시민]은 노력만큼 결과가 미치지 못했다
첫장면에서 청춘콘서트랍시고 최민식이 되도않는 랩할때 엑스트라의 기계적인 환호부터 뭔가 왜 저걸 넣었을까 싶었다. 대개 콘서트씬은 제작자들이 생각하는것만큼 화려하게 뽑히지도 않고 콘서트의 현장감보다 show스러움이 강해서 작위적이어 보이기 십상이다. 바로 뒤에 이어진 청춘콘서트 토크에서 심은경이 시장님 그렇게 하시면 떨어질거라고 하는데, 임팩트만 주고 치고 빠졌어야 되는데 해맑게 주저리주저리. 대사를 좀 명료하게 칠 필요가 있었다. 내가 감독이었으면 수선스러운 콘서트 전부 들어내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재임성공 자막에 만세하는 뉴스화면으로 시작하면서 신문으로 3년훑고 서울시에 크고작은 사건들, 양진주의 급부상을 신문기사 헤드라인으로 겹치는 걸로 브리핑 한 후 시장자리 오버랩하고 캠프사람들이랑 회의하다가 싱크홀 터지는 걸로 국면전환했을 거다. 오프닝시퀀스에서 임팩트가 너무 없었고 영화 중반까지 흡인력없이 서사가 흐르는 대로 그저 드라마처럼 흘러가는데, 드라마였으면 흥했을까? 그렇다고 드라마 수준을 얕보지 마라.
사공이 너무 많다. 그래서 진주인공은 심은경인가. 타락한 정치인 최민식과 정지전선에 뛰어든 풋내기 심은경의 이합집산을 치열하게 대비시키든가. 킹메이커 곽도원의 동상이몽도 문소리 비중도 무시 못하는데 어쨌거나 극중에서 최민식은 라미란캠프와 대결 구도를 형성해놓고 라미란의 존재감을 없애면 뭐 어쩌란건지. 이왕 멀티캐스팅한 거 극의 축이 다자구도라 캐릭터성을 부각시켜야 흥미진진한데 정작 변종구의 맞수인 양진주 캠프사람들 캐릭터성을 너무 죽여놨다. 일단 변종구의 안위를 위협할 양진주에 대한 인물묘사가 너무 없다. 개인서사가 아무것도 없고 분량은 꽤 있은데 영화를통해 하버드 다니는 아들 있는거 하나있는거 그거알았다. 오히려 몇씬 안나온 이기홍도 서사가 있었다. 장래 어머니를 이은 정치인을 꿈꾸며 대마초 안피웠다고 발광하고, 한국 정치 원래 이런식이냐고 검은머리 외국인짓을 그 잠깐 동안 캐릭터 확실히 하고 치고 빠진다. 류혜영은 당췌 지 뜻이 관철 안되서 빡친건지 그동안 자기가 반대했던거에 대해서 감정씬이 전혀 없다가 변종구랑 엘베 앞에서 기싸움한거가지고 갑자기 지혼자 왜 지금 여기서 이러냐고 성질내더니 그자리에서 하차하고 끝이다. 너무 황당해서 기가찼다. 애초에 캠프내부 인물얘기가 본론이라면 양진주 캠프 사정 다 짜르고 배경처리하고 변종구 캠프 위주로 권력관계를 다투든가, 변종구 가정사랑 안팎으로 변종구의 이중성을 소구하든가 인물이 너무 많고 제대로 그렸어야 할 사람들의 서사가 변변찮으니 몰입감이 떨어진다.
영화에 사건이 없는게 아니다. 사람도 죽고 싱크홀도 터지고 대마초랑 고가 미술품 스캔들도 있다. 그런데 사건으로 인해 위기감을 느끼도록 연출하지 못했다. 특히 이러한 사건들은 지지율에 영향을 주고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캠프사람들과 당사자인 변종구는 압박감을 느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심리묘사와 팽팽한 긴장감이 부족했다. 이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물리적 사건을 느끼게 하는데에는 음향이 중요하다. 이제는 클리셰가 된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상업영화인데 어떠랴 팝콘맛 살리는데에는 교통사고 칠 때 음향으로 선빵쳐야되는데. 싱크홀 발견했을 때도 투둑 떨어지고 인부가 으어어어 하고 앙각으로 줌아웃하고 두둥하고, 양진주가 치고 올라오고 변종구는 예민하지도 않고 수더분한척 하고 다니고. 심혁수가 죽었을 때도 어이가 없었던게 임팩트 없이 죽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건도 있고 뒤통수치는 나름 잔챙이같은 반전도 있는데 하나도 극적이게 살리질 못했다. 눈여겨 보고있던 조한철, 박혁권까지 나오는 전출연자들 다 좋아하는데도 한데 어우러지는게 아니라 중구난방이 되어버렸다.
영화에서 인물이 세 번 죽는데, 심혁수가 변종구가 자기와 상의도없이 후보 사퇴 플랜B로 심혁수 통수치고 나서 변심한 흐름도 감정서사가 급전진하지만 심혁수가 죽는 게 너무너무 뜬금없다. 그것도 심혁수 캐릭터는 능구렁이 백만마리 들어있는데 인간이 그렇게 호락호락 어이없이 죽다니. 애초에 심혁수 캐릭터는 역할에 비해 국회의원인데 시장 하수인처럼 그려지는게 현실성있는지 의아했다. 기초단체장하다가 3선하면 국회의원으로 나오는데 시장이 뭐라고 변종구의 뒷일을 다 봐주고 다니나 할일 없게. 극중에서도 3선 시장을 두고 경쟁중이라 차기대선감으로 언급하긴 했지만, 변종구가 어마어마한 거물이어야 하는데 그렇게 거물처럼 다뤄지지 않았다. 차라리 야망있는 보좌관이나 변방에 한자리 앉혀서 온갖 더러운 피와 똥 다 묻히고 슬슬 정계진출 요직에 앉으려고 하는 심혁수VS소모품으로 치워버리려는 변종구 갈등관계를 그렸으면 몰라. 일단 심혁수가 2인자로 눌려있는 인물묘사도 너무 허술했고, 캠프 2층에서 아무도 없는 캠프사무실에 야망을 보이는 장면도 인물묘사가 부족했기에 단편적으로 보였다. [변호인]에서 작은역 작은서사에도 그 열연을 했는데 곽도원의 역량을 캐릭터로 발현시키지 못했다.
변종구 캐릭터에 대해서도 선악의 논리가 이분법적이라 다양한 면면을 드러내는건 환영이지만 악역과 선역이라면 악역인 변종구가 자기 시계주면서 아랫사람에게 감동스런 장면 연출하거나, 자기 휘하 사람들 다독이면서 어찌됐든 선거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할때 인간의 밑바닥을 드러내는 모습 좋았는데 애기동자가 사람은 널 모른다면서 이겨내라고 하는데 울컥하는 변종구를 비추면서 연민의 감정을 자아내게 한건 탐탁찮았다. 갱년기냐. 거기에 꽂혀가지고 울컥하는게 변종구 캐릭터랑 어울리지 않고 차라리 [아수라]의 안남시 박성배 시장이 자기 갱년기라고 눙치면서 지만 아는 이기적인 새끼가 울컥하면서 했으면 그냥 소시오패스 저거저거 했을텐데 변시장은 이도저도 아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상추쌈 넣어주는 장면도 임팩트도 없고 의미도 잘 모르겠고 시큰둥 했다.
++검색하고 보니 '쌈싸먹고있네'란 비아냥을 은유하기 위한 연출이라면 그럴싸함.
국민배우 최민식의 연기도 너무 실망스러웠다. 내가 본 최근작이 [신세계]고 [조용한가족],[쉬리],[올드보이] 워낙 필모중 명작만 봤어서 그런가 그의 연기에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는데 왜이렇게 위선과 야망으로 점철된 이기주의자면서 소주먹는 서민코스프레로 인간미흉내도 변종구를 과장되고 작위적이게 연기할 수가. 콘서트 장면에서 당황스럽지만 대중앞에서 위선을 떨어야해서 인자하게 구는 장면부터 꾸며낸 연기가 어색해서 작위적인 연기를 연기하는 데서 탄식이 나왔다. 그건 상황상 연기를 하는 장면이 그렇다치자 다급할 때 안다급하고, 당내부에서 선후배들이랑 설전을 벌일 때도 기싸움 안느껴지고, 능구렁이같이 기자접대할 때도 어색했다. 배역에 녹아들지 못했고, 변종구 캐릭터가 우왕좌왕하게 보인데는 최민식의 연기도 일정부분 작용했다고 본다. 최민식 짬밥이 얼만데 감히 감독이 마음에 안들어도 지적할 수가 있을까 싶기도.
심은경은 안꾸미는 것까진 좋았는데 숏컷보다 묶음 머리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숏컷이 사회초년생 스타일링이 아니어서 극중나이가 26이라고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박경 캐릭터는 호기롭게 정계에 들어가 상대 엿먹이는 비방광고도 하루만에 뚝딱하는 마케팅에 일가견있는 그러나 아직 풋내기다. 제법 서사를 쌓아줬고 선배가 매번 니가 뭘아냐고 요즘것들은 견제하는것도 현실적이었는데 박경은 청춘콘서트에서 변종구에 이렇게 해시면 될겁니다 당돌했다가 바로 정치의 더러움을 알고 손댔다가 다시 각성하는 캐릭터인데, 캐릭터적으로는 이게 현실적인가 싶다. 입체적 캐릭터를 만들고자 한건지 모르겠는데 차라리 그런 의도였다면 박경이 어떤 계기로 변종구의 지지자가 되어서 아예 풋내기로 들어가서 처음엔 매사 반대하다가 어어어하다가 똥묻히고 나는 아닌데 하다가 결국 자기도 괴물이 되다가 괴물이 된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아니고, 똥묻힐 각오하고 들어가서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활약하다가 심혁수에 "니가 했잖아"랑 정제이기자한테 "너한테는 안나는 거 같니"라고 듣고서 각성하는데 각성을 한다고? 그럴거면 박경이 괴물이 되는게 낫지 않나. 상추먹는게 박경인게 더 현실적이지. 그래서 종국에 변종구에 특별시민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는데 와닿지 않았다. 마치 '이 영화는 시민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영화이니 관객들은 교훈을 주지하여주십시오' 같은 진부함. 이 대사하려고 제목이 특별시민인건가 그 뿐이었다. 영화내에서 시민의식이나 시민에 관한건 하나도 없고 정치꾼들 정치싸움뿐이었는데 제목만 특별시민이니 허울처럼 보였다.
문소리의 기자연기는 꽤 볼만했다. 양진주가 가슴골의식할 때도 지혼자 조소할 때 범상치 않더니만.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기자는 사적으로 한 얘기 언론에 터뜨리는 하이에나처럼 묘사되지만 개장수와 정치인의 비교라든가, 취재원 보호가 생명이라고 시치미 뚝떼는 모습이 구태여 과장된 연기를 하지 않아도 자기혼자 실속차리는 인물을 잘 소화했다. 그리고 박경이 어떻게 그러냐고 발광할 때 어쭙잖게 미안하다고 안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거라고 할 때 인생의 쓴맛을 보이는 장면에서 영화는 대부분 처절하고 거칠게 그려내는데 담백하게 칼꽂는게 더 현실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라미란은 [무서운 이야기]에서 냉혈한 사장연기 잘했는데, 이번에도 인자한척 잘하는 위선자라든가 뭔 캐릭터가 있었으면 잘했을텐데 캐릭터가 무색무취에 서사가 전무하다 보니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이게 대중이 아는 라미란이 아니어서 실패한것처럼 비쳐질까 우려스럽다. 라미란이 드라마도 좋지만 꼭 영화판에서 계속 갔으면 좋겠다.
양진주 아들 스티브 이기홍은 여기서 처음 봤는데 아주 짧은 특출에 가까워서 딱히 평가할만한 건 없고 생각보다 한국어를 잘하는 것과. 지멋대로 영어로 쏴대다가 한국어로 한거 설정 좋았는데 옥수수에 자막을 왜 안달아줘서 뭔말하는지 못알아들음.
제일 마음에 든건 반은 여성 캐릭터라 균형잡혀서 볼만했고 여캐의 쓰임도 이만하면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계급간 인물간 기싸움 흥미로운데 역시 곽도원이 잘한다. 쌈마이 건달이 자꾸 거래하려드니까 커피들이부으며 안하무인으로 고압스럽게 대응하는거 좋았다. 양진주와 변종구와의 혈전이 고작 엘베씬이라는게 아쉽다. 양진주가 말빨이 좋아서 변종구가 물먹고 지지도 떨어지고 부들부들 하는 장면 있었으면 꿀잼이었을텐데. TV토론에서 양진주도 같이 능구렁이여서 하기전에는 정중한척 하다가 맹공격하는 씬을 변종구가 쓰러지는 바람에 다 묻혀버렸다.
K-정서 배여있는 장면이 곳곳에 있어서 감칠맛 났다. 싱크홀 터져서 쫓아가는데 초췌한 모습 보이려고 머리 흩뜨러뜨리는 거부터 피식했는데, 초밥도시락 먹다가 사람 오니까 뱉고 버선발로 달려드는거, 집에서는 가정폭력하는데 감독이 센스있게 폭력장면은 하나도 없이 대사로 가정폭력을 묘사한것과 더 인상깊었던건 부인이 "얼굴'은' 때리지마 나도 선거유세해야하잖아"라고 말하자 수긍한거. 나 시장이라고 하면서 군인한테 관등성명 받고, 병장이 부하 뺨따귀 갈군거 등 이맛에 한국영화 본다.
박인제 촬감 처음보는데 서울 전경 야경 잘찍었고, 정육점에서 빨간빛 새어나오는거 그거 누구아이디어인지 모르겠는데 한국적이어서 좋았다. 다만 변종구가 최초의 3선에 목매서가 아니라 시장직 해쳐먹고 싶어서 그 권위를 왜 놓기 싫은지에 대한 영화적 설명이 필요했는데, 서울시청 전경이나 높은 빌딩에서 내려다 보는 장면. 변종구가 야망을 드러내던 캠프 2층씬에서 대선 외치던거랑 여의도 앞에서 불꺼지는 장면은 좋았는데 그게 변종구는 없고 심혁수가 있는게 아이러니하지만-촬감이 찍었는데 편집됐을 수도 있겠지만- 좀 더 함의가 풍부했더라면 좋을법했다.
Scenario 중하 플롯이 산만하고 유기성이 떨어지고 각자의 서사가 따로놈
Direction 중 사건은 많은데 긴장감을 주는 연출이 부족
Character 중하 캐릭터성을 하나하나 치밀하게 짰어야 흥미진진했을텐데 인물축은 여러갈래인데 흐지부지
Acting 중 평이. 못하는 사람은 딱히 없으나 영화의 한계로 명연기도 나오지 않음
Sounds 중 평범. 긴장감 주는 음악이 더 많아야 하는데 서정성을 강조하는 구슬픈 ost가 많은 느낌. OST보다도 음향이 완성도가 빠진 느낌.
Cinematic quality 중 교훈 빼곤 의미없음. 교훈조차 진부
Impression 중하 사건이 인상적으로 그려지지 않고 결정적 한방이 없음
TU X / N X / E X / F O
탄핵정국을 예상하고 만든건 아닐텐데 [더킹]이나 [특별시민]이나 정치인과 투표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정치영화다. 정치판묘사를 두고 비교했을 때 상업적 재미는 [더킹]의 압승, [특별시민]은 노력만큼 결과가 미치지 못했다
첫장면에서 청춘콘서트랍시고 최민식이 되도않는 랩할때 엑스트라의 기계적인 환호부터 뭔가 왜 저걸 넣었을까 싶었다. 대개 콘서트씬은 제작자들이 생각하는것만큼 화려하게 뽑히지도 않고 콘서트의 현장감보다 show스러움이 강해서 작위적이어 보이기 십상이다. 바로 뒤에 이어진 청춘콘서트 토크에서 심은경이 시장님 그렇게 하시면 떨어질거라고 하는데, 임팩트만 주고 치고 빠졌어야 되는데 해맑게 주저리주저리. 대사를 좀 명료하게 칠 필요가 있었다. 내가 감독이었으면 수선스러운 콘서트 전부 들어내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재임성공 자막에 만세하는 뉴스화면으로 시작하면서 신문으로 3년훑고 서울시에 크고작은 사건들, 양진주의 급부상을 신문기사 헤드라인으로 겹치는 걸로 브리핑 한 후 시장자리 오버랩하고 캠프사람들이랑 회의하다가 싱크홀 터지는 걸로 국면전환했을 거다. 오프닝시퀀스에서 임팩트가 너무 없었고 영화 중반까지 흡인력없이 서사가 흐르는 대로 그저 드라마처럼 흘러가는데, 드라마였으면 흥했을까? 그렇다고 드라마 수준을 얕보지 마라.
사공이 너무 많다. 그래서 진주인공은 심은경인가. 타락한 정치인 최민식과 정지전선에 뛰어든 풋내기 심은경의 이합집산을 치열하게 대비시키든가. 킹메이커 곽도원의 동상이몽도 문소리 비중도 무시 못하는데 어쨌거나 극중에서 최민식은 라미란캠프와 대결 구도를 형성해놓고 라미란의 존재감을 없애면 뭐 어쩌란건지. 이왕 멀티캐스팅한 거 극의 축이 다자구도라 캐릭터성을 부각시켜야 흥미진진한데 정작 변종구의 맞수인 양진주 캠프사람들 캐릭터성을 너무 죽여놨다. 일단 변종구의 안위를 위협할 양진주에 대한 인물묘사가 너무 없다. 개인서사가 아무것도 없고 분량은 꽤 있은데 영화를통해 하버드 다니는 아들 있는거 하나있는거 그거알았다. 오히려 몇씬 안나온 이기홍도 서사가 있었다. 장래 어머니를 이은 정치인을 꿈꾸며 대마초 안피웠다고 발광하고, 한국 정치 원래 이런식이냐고 검은머리 외국인짓을 그 잠깐 동안 캐릭터 확실히 하고 치고 빠진다. 류혜영은 당췌 지 뜻이 관철 안되서 빡친건지 그동안 자기가 반대했던거에 대해서 감정씬이 전혀 없다가 변종구랑 엘베 앞에서 기싸움한거가지고 갑자기 지혼자 왜 지금 여기서 이러냐고 성질내더니 그자리에서 하차하고 끝이다. 너무 황당해서 기가찼다. 애초에 캠프내부 인물얘기가 본론이라면 양진주 캠프 사정 다 짜르고 배경처리하고 변종구 캠프 위주로 권력관계를 다투든가, 변종구 가정사랑 안팎으로 변종구의 이중성을 소구하든가 인물이 너무 많고 제대로 그렸어야 할 사람들의 서사가 변변찮으니 몰입감이 떨어진다.
영화에 사건이 없는게 아니다. 사람도 죽고 싱크홀도 터지고 대마초랑 고가 미술품 스캔들도 있다. 그런데 사건으로 인해 위기감을 느끼도록 연출하지 못했다. 특히 이러한 사건들은 지지율에 영향을 주고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캠프사람들과 당사자인 변종구는 압박감을 느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심리묘사와 팽팽한 긴장감이 부족했다. 이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물리적 사건을 느끼게 하는데에는 음향이 중요하다. 이제는 클리셰가 된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상업영화인데 어떠랴 팝콘맛 살리는데에는 교통사고 칠 때 음향으로 선빵쳐야되는데. 싱크홀 발견했을 때도 투둑 떨어지고 인부가 으어어어 하고 앙각으로 줌아웃하고 두둥하고, 양진주가 치고 올라오고 변종구는 예민하지도 않고 수더분한척 하고 다니고. 심혁수가 죽었을 때도 어이가 없었던게 임팩트 없이 죽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건도 있고 뒤통수치는 나름 잔챙이같은 반전도 있는데 하나도 극적이게 살리질 못했다. 눈여겨 보고있던 조한철, 박혁권까지 나오는 전출연자들 다 좋아하는데도 한데 어우러지는게 아니라 중구난방이 되어버렸다.
영화에서 인물이 세 번 죽는데, 심혁수가 변종구가 자기와 상의도없이 후보 사퇴 플랜B로 심혁수 통수치고 나서 변심한 흐름도 감정서사가 급전진하지만 심혁수가 죽는 게 너무너무 뜬금없다. 그것도 심혁수 캐릭터는 능구렁이 백만마리 들어있는데 인간이 그렇게 호락호락 어이없이 죽다니. 애초에 심혁수 캐릭터는 역할에 비해 국회의원인데 시장 하수인처럼 그려지는게 현실성있는지 의아했다. 기초단체장하다가 3선하면 국회의원으로 나오는데 시장이 뭐라고 변종구의 뒷일을 다 봐주고 다니나 할일 없게. 극중에서도 3선 시장을 두고 경쟁중이라 차기대선감으로 언급하긴 했지만, 변종구가 어마어마한 거물이어야 하는데 그렇게 거물처럼 다뤄지지 않았다. 차라리 야망있는 보좌관이나 변방에 한자리 앉혀서 온갖 더러운 피와 똥 다 묻히고 슬슬 정계진출 요직에 앉으려고 하는 심혁수VS소모품으로 치워버리려는 변종구 갈등관계를 그렸으면 몰라. 일단 심혁수가 2인자로 눌려있는 인물묘사도 너무 허술했고, 캠프 2층에서 아무도 없는 캠프사무실에 야망을 보이는 장면도 인물묘사가 부족했기에 단편적으로 보였다. [변호인]에서 작은역 작은서사에도 그 열연을 했는데 곽도원의 역량을 캐릭터로 발현시키지 못했다.
변종구 캐릭터에 대해서도 선악의 논리가 이분법적이라 다양한 면면을 드러내는건 환영이지만 악역과 선역이라면 악역인 변종구가 자기 시계주면서 아랫사람에게 감동스런 장면 연출하거나, 자기 휘하 사람들 다독이면서 어찌됐든 선거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할때 인간의 밑바닥을 드러내는 모습 좋았는데 애기동자가 사람은 널 모른다면서 이겨내라고 하는데 울컥하는 변종구를 비추면서 연민의 감정을 자아내게 한건 탐탁찮았다. 갱년기냐. 거기에 꽂혀가지고 울컥하는게 변종구 캐릭터랑 어울리지 않고 차라리 [아수라]의 안남시 박성배 시장이 자기 갱년기라고 눙치면서 지만 아는 이기적인 새끼가 울컥하면서 했으면 그냥 소시오패스 저거저거 했을텐데 변시장은 이도저도 아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상추쌈 넣어주는 장면도 임팩트도 없고 의미도 잘 모르겠고 시큰둥 했다.
++검색하고 보니 '쌈싸먹고있네'란 비아냥을 은유하기 위한 연출이라면 그럴싸함.
국민배우 최민식의 연기도 너무 실망스러웠다. 내가 본 최근작이 [신세계]고 [조용한가족],[쉬리],[올드보이] 워낙 필모중 명작만 봤어서 그런가 그의 연기에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는데 왜이렇게 위선과 야망으로 점철된 이기주의자면서 소주먹는 서민코스프레로 인간미흉내도 변종구를 과장되고 작위적이게 연기할 수가. 콘서트 장면에서 당황스럽지만 대중앞에서 위선을 떨어야해서 인자하게 구는 장면부터 꾸며낸 연기가 어색해서 작위적인 연기를 연기하는 데서 탄식이 나왔다. 그건 상황상 연기를 하는 장면이 그렇다치자 다급할 때 안다급하고, 당내부에서 선후배들이랑 설전을 벌일 때도 기싸움 안느껴지고, 능구렁이같이 기자접대할 때도 어색했다. 배역에 녹아들지 못했고, 변종구 캐릭터가 우왕좌왕하게 보인데는 최민식의 연기도 일정부분 작용했다고 본다. 최민식 짬밥이 얼만데 감히 감독이 마음에 안들어도 지적할 수가 있을까 싶기도.
심은경은 안꾸미는 것까진 좋았는데 숏컷보다 묶음 머리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숏컷이 사회초년생 스타일링이 아니어서 극중나이가 26이라고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박경 캐릭터는 호기롭게 정계에 들어가 상대 엿먹이는 비방광고도 하루만에 뚝딱하는 마케팅에 일가견있는 그러나 아직 풋내기다. 제법 서사를 쌓아줬고 선배가 매번 니가 뭘아냐고 요즘것들은 견제하는것도 현실적이었는데 박경은 청춘콘서트에서 변종구에 이렇게 해시면 될겁니다 당돌했다가 바로 정치의 더러움을 알고 손댔다가 다시 각성하는 캐릭터인데, 캐릭터적으로는 이게 현실적인가 싶다. 입체적 캐릭터를 만들고자 한건지 모르겠는데 차라리 그런 의도였다면 박경이 어떤 계기로 변종구의 지지자가 되어서 아예 풋내기로 들어가서 처음엔 매사 반대하다가 어어어하다가 똥묻히고 나는 아닌데 하다가 결국 자기도 괴물이 되다가 괴물이 된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아니고, 똥묻힐 각오하고 들어가서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활약하다가 심혁수에 "니가 했잖아"랑 정제이기자한테 "너한테는 안나는 거 같니"라고 듣고서 각성하는데 각성을 한다고? 그럴거면 박경이 괴물이 되는게 낫지 않나. 상추먹는게 박경인게 더 현실적이지. 그래서 종국에 변종구에 특별시민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는데 와닿지 않았다. 마치 '이 영화는 시민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영화이니 관객들은 교훈을 주지하여주십시오' 같은 진부함. 이 대사하려고 제목이 특별시민인건가 그 뿐이었다. 영화내에서 시민의식이나 시민에 관한건 하나도 없고 정치꾼들 정치싸움뿐이었는데 제목만 특별시민이니 허울처럼 보였다.
문소리의 기자연기는 꽤 볼만했다. 양진주가 가슴골의식할 때도 지혼자 조소할 때 범상치 않더니만.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기자는 사적으로 한 얘기 언론에 터뜨리는 하이에나처럼 묘사되지만 개장수와 정치인의 비교라든가, 취재원 보호가 생명이라고 시치미 뚝떼는 모습이 구태여 과장된 연기를 하지 않아도 자기혼자 실속차리는 인물을 잘 소화했다. 그리고 박경이 어떻게 그러냐고 발광할 때 어쭙잖게 미안하다고 안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거라고 할 때 인생의 쓴맛을 보이는 장면에서 영화는 대부분 처절하고 거칠게 그려내는데 담백하게 칼꽂는게 더 현실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라미란은 [무서운 이야기]에서 냉혈한 사장연기 잘했는데, 이번에도 인자한척 잘하는 위선자라든가 뭔 캐릭터가 있었으면 잘했을텐데 캐릭터가 무색무취에 서사가 전무하다 보니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이게 대중이 아는 라미란이 아니어서 실패한것처럼 비쳐질까 우려스럽다. 라미란이 드라마도 좋지만 꼭 영화판에서 계속 갔으면 좋겠다.
양진주 아들 스티브 이기홍은 여기서 처음 봤는데 아주 짧은 특출에 가까워서 딱히 평가할만한 건 없고 생각보다 한국어를 잘하는 것과. 지멋대로 영어로 쏴대다가 한국어로 한거 설정 좋았는데 옥수수에 자막을 왜 안달아줘서 뭔말하는지 못알아들음.
제일 마음에 든건 반은 여성 캐릭터라 균형잡혀서 볼만했고 여캐의 쓰임도 이만하면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계급간 인물간 기싸움 흥미로운데 역시 곽도원이 잘한다. 쌈마이 건달이 자꾸 거래하려드니까 커피들이부으며 안하무인으로 고압스럽게 대응하는거 좋았다. 양진주와 변종구와의 혈전이 고작 엘베씬이라는게 아쉽다. 양진주가 말빨이 좋아서 변종구가 물먹고 지지도 떨어지고 부들부들 하는 장면 있었으면 꿀잼이었을텐데. TV토론에서 양진주도 같이 능구렁이여서 하기전에는 정중한척 하다가 맹공격하는 씬을 변종구가 쓰러지는 바람에 다 묻혀버렸다.
K-정서 배여있는 장면이 곳곳에 있어서 감칠맛 났다. 싱크홀 터져서 쫓아가는데 초췌한 모습 보이려고 머리 흩뜨러뜨리는 거부터 피식했는데, 초밥도시락 먹다가 사람 오니까 뱉고 버선발로 달려드는거, 집에서는 가정폭력하는데 감독이 센스있게 폭력장면은 하나도 없이 대사로 가정폭력을 묘사한것과 더 인상깊었던건 부인이 "얼굴'은' 때리지마 나도 선거유세해야하잖아"라고 말하자 수긍한거. 나 시장이라고 하면서 군인한테 관등성명 받고, 병장이 부하 뺨따귀 갈군거 등 이맛에 한국영화 본다.
박인제 촬감 처음보는데 서울 전경 야경 잘찍었고, 정육점에서 빨간빛 새어나오는거 그거 누구아이디어인지 모르겠는데 한국적이어서 좋았다. 다만 변종구가 최초의 3선에 목매서가 아니라 시장직 해쳐먹고 싶어서 그 권위를 왜 놓기 싫은지에 대한 영화적 설명이 필요했는데, 서울시청 전경이나 높은 빌딩에서 내려다 보는 장면. 변종구가 야망을 드러내던 캠프 2층씬에서 대선 외치던거랑 여의도 앞에서 불꺼지는 장면은 좋았는데 그게 변종구는 없고 심혁수가 있는게 아이러니하지만-촬감이 찍었는데 편집됐을 수도 있겠지만- 좀 더 함의가 풍부했더라면 좋을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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