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설국열차 Snowpiercer

2017. 8. 1. 19:45

마루님

영화/팝콘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상 계급사회에 대한 주제의식에 대한 상징과 세계관을 은유하는 영화의 희소가치 고평가 서사 자체는 단순함
Direction 중 연출기법적인 것보다 유난히 잦은 떼씬에서 저 씬을 위해 배우와 스탭을 어떻게 아울렀을까 리더십이 궁금해짐
Character 중 틸다 스윈튼의 메이슨 역 캐릭터 색깔이 뚜렷하고 인상적
Acting 중상 크리스 에반스, 틸다, 송강호, 에드 해리스 깔게 없다
Sounds 상 긴장빠는 순간에 터뜨려주던 오리지널 스코어와 크레딧 ost 귀에 쏙쏙박힘
Cinematic quality 중 cg티가 너무났음. 주제의식빼곤 흥미진진한 장면이 적음
Impression 중 문이 열릴 때, 타일을 열때, 창문이 열릴때
Black people O
Asian O

한국에선 송강호 주연으로 언플했지만 이건 크리스 에반스 영화다. 한국판이어서 송강호 분량을 늘인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송강호가 가진 영화내 역할에 비해 분량이 많은편이다.
감독이 한국빨인 탓에-혹은 공동투자자가 한국인인 탓에-의미있는 열쇠를 틀어진 인물이 흑인도 아닌 아시아인이 된거라고 밖에는. 뭐 그 덕에 한국에서 900만 넘었으니 남는장사하긴했다만 어찌됐건 인종의 다양성 측면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한계를 재확인했다. 일단 주인공은 푸른눈의 백인, 끝판왕도 푸른눈의 백인이다. 모든 인간의 체제를 쥐락펴락하다가 밑에서 치고올라온 백인에게 자신이 틀어쥐고있던 세계의 권력을 이양하려고 하는 장면에서 주인공이 흑인이라면 관객들에게 설득적일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이 들었다. 아마 더 극소수인 남궁민수였다면 나도 아시안이지만 터무니 없는 허구라.
근데 메이슨 부하 일본인이나 간간히 나오는 일본대사는 왜집어 넣은거지. 일식당도 그렇고. 일본에서 좀 팔아보려고 계산기 두드린건지 딱히 당위성은 없었는데 상업영화니까 노림수 패가 다다익선이면 좋은건가. 그 부하 일본인 발음이 일본인 같지 않아서.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였던건 틸다 스윈튼의 연기색이다. 총리인데 찐따스러운 가르마에 어쭙잖은 변덕과 위계, 결벽 캐릭터성 특이한 악역이었는데 맛깔나게 잘 소화했다. 특히 틀니빼고 대사치는 장면 누가 생각했는지 대박이었고 네모진 영국발음도 캐릭터에 잘어울렸다.
크리스 에반스의 연기는 국적을 초월해 감정연기를 깊이 소화하긴했는데 그 감정씬자체가 너무 한국적이란 느낌이 들었다. 이 기시감은 [싸이보그 그녀]에서도 느꼈었는데, 일단 초반부터 형제애를  부각시키고 후반부와서 자신이 인육먹은거 고해성사할 때 울먹이던거나, 앞으로 니가 기차를 맡아달라고 부탁받자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에서, 숨은 아동을 보고 필사적으로 애틋해질때. 계속 감정씬의 연속이어서 연기 자체는 좋았는데 일련의 흐름이 신파감성이 몇방울 함유된 느낌. 그중에서 고해성사는 좀 위선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계급론을 전면에 다룬 영화는 개인적으론 처음이라 흥미로웠고 그 이면의 상징들에 대해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주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만족스러웠지만, 서사 자체는 단순한점과 뭔가 터지기 전까지 입으로 터는 장면이 많아서 중간중간 지루했다. 그래도 폭발이라든지, 사고장면이라든지 관객에게 볼거리를 주려했던 장면들도 이따금씩 보여서 정성은 엿보인다. 한국 자본으론 430억이라는 대작영화지만 미국 자본으론 소자본영화라 그런지 cg 티가나서 아쉬웠다. 가짜같아서 전복을 하든말든 몰입감이 약간 떨어졌다. 세트는 꼬리칸빼고 미술 잘해놨더만. 어두운 카키색 화면 톤도 괜찮았다. 음향과 ost는 긴장감있고 박진감있어 귀를 사로잡았다.

계몽주의가 주류가 된 이후 계급론은 타파되었고 계급대신 자산규모에 따라 계층으로 변모했다. 자본가는 지배적위치에 있으며 착취를 통해 이익을 독식한다. 민주주의 사회가 된 이후 사회의 결정논리와 지배는 다수결이됐다. 자본가는 프롤레타리아 인구에비해 극소수임에도 그들의 착취적 지배구조는 지켜져왔고 사적이익은 침해받지 않는다. 꼬리칸이 들끓은 이유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도 불가능했기 때문이지 만약 양갱배식이 풍부해 인육을 먹지 않아도됐을 정도라면 체제에 순응했을지 모른다.  동족을 잡아먹을 정도로 극한에 몰렸기 때문에 지금껏 투쟁의 리스크가 안전과 평화의 가치보다 컸는데 생명의 위협이 투쟁의 리스크보다 더 커진 것이다.
그렇게 들고일어나 승리를 쟁취했지만 세상이 바뀌지 않는건 비기득권일땐 카르텔에대한 편입을 갈망하고, 기득권을 쥐었을때 자신도 그 권익옹호하는 카르텔의 핵심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이영화에서도 윌포드는 커티스에 제안한다.
꼬리칸에서 하나씩 문이 열릴 때마다 여지껏 본적없는 학교, 수족관, 정원, 일식당 등이 나오는데 각 칸은 사다리칸 처럼. 그들의 진군을 저지하는 것은 사다리 걷어차기로 보여졌다. 그와중에 눈길을 끈건 학교칸에서 백인 꼬마애들이 윌포드를 찬양하면서 주입식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평화로우면서도 기괴했다. 그들은 이미 계급논리를 주입받은 상태였던것. 때국물 좔좔흐르는 아저씨들에 반응하지 않은건 현실성 떨어지지만, 교사의 말투는 1920~30년대 영어스러워서 현실과 괴리된 느낌이 들었다. 이에 대조적으로 윌포드가 기차 부속품이 떨어졌다고 엔진에 들어갈 아이를 꼬리칸에서 계속 낳는다고 일등칸에 있는 아이는 생각도 않고 꼬리칸의 자식을 자동 노예취급하는 대사에서 요즘 애 안낳는다고 발광중인 미디어와 정부 그리고 재벌들의 한탄과 겹쳐보였다.

윌포드가 꼬리칸 사람들을 거둬줬다느니 안그럼 죽었을 거라느니 그런 대사와 마지막 생존자를 보면서 타이타닉 침몰 구조배(기차)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감상평중에 어린 여자와 어린 남자 아이가 살아남은 뻔한 결말이라고 까는글 보고 빵터졌다. 클리셰라서가 아니라 타이타닉도 여자와 아이를 우선으로 구조배에 탔는데 약자를 우선시해온 서구 사회의식의 반영이다. 생존자속에 남자일본인이 타서 돌아오자 자국에서조차 지탄을 받았던 일화도 있다. 헬조선에선 말잇못.
생존에서 끝나지 않고 백곰과 마주치는 장면에서 또다른의미의 생존의 갈림길이 예상되는 암시도 재치있었다.

주제도 마음에 들고 순간순간은 재밌었는데 서사가 취향이 아니라 집중력이 떨어지고 반은 건성으로 반은 근성으로 봤다. 올레티비 정액끊어서 배속올릴 수 없는게 너무 힘들었다. 900만은 한국인의 봉준호와 송강호에 대한 애정이리라. 백만년전에 썰전에서 대략적인 누설을 보고봤다. 양갱얘기도 보니까 다 기억남. [옥자]는 꼭 영화관에서 보고싶었는데... 봉준호급 감독도 체제 앞에서는 무기력한 개인이구나 싶었다. 꿩대신 닭으로 봤는데 [옥자]는 볼때까지 누설 잘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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