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러시안 소설
2017. 9. 20. 16:49
마루님
영화/팝콘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하 소설의 영화화는 해도 영화의 소설화는 영화의 입체성을 죽이고 평면스럽게 만듬
Direction 중하 물리적인 한계는 저예산이니 포용할 수 있지만 할 수 있는데 안한 옥에티들은 다듬었어야
Character 중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이 다 매력적
Acting 중하 신연식 감독 연기는 즌쯔 흐즈므르
청년은 풋풋한 맛에 봐줘도 중년이 연기 어색한건 못봐줌
Sounds 중 OST가 나와야 할 순간이 있었는데 클래식이라도 집어넣으세요.
Cinematic quality 중 인문학예술 지망생들의 자아비판
Impression 중 "나 사랑하면 힘들어질텐데 100% 확신할 수 있어요?"
"100%확신할거면 인간으로 태어나질 말았어야지"
DV X / TU O / N X / F O / M X / E X
[배우는 배우다]에서 극히 실망했는데 그러면 안봐야 맞는건데, 그 극본은 신감독이 쓴게 아니라 각색한거고 [조류인간]이랑 뭔가 이어졌다고 하니 원래 스타일대로 겠거니 궁금해서 또 결제함... 까보니 [조류인간]이랑 많이 달랐다. 세계관은 연결되지만 사건이 일어나 추적해가는 역동적인 영화였다면, [러시안 소설]은 나레이션 의존도가 높아 정적이다. 어떤 작품일까 궁금함은 해소됐지만 2부 때문에라도 정액제일때 봐야했는데...
[토니 타키타니]처럼 소설을 그대로 옮긴듯한 적막감 속에 나레이션으로 채우는 장면이 많았는데, 소설을 영화화는 해도 영화를 소설화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는 영상언어라는 사실을 주지했으면... 못알아 들을까봐 글자로 적어준건 편하긴 했는데 나레이션은 적재적소에 극에 윤활유를 넣어주기 위해 활용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길 바란다. 의미없는 독백 남발하고 극의 미진함을 말로 떼우라고 있는게 아니다. 또 나레이션하면서 발음은 기본인데 발음이 안되는 사람도 있었고, 의외를 '으웨'로, 의미를 '으미'라고 하는 누가봐도 틀린발음 정도는 녹음단계에서 교정했었어야지.
[프랑스 영화처럼]에 꽂혀서 내가 바랐던건 수필소설같은 유려한 말솜씨와 생각지 못했던 관점을 새로보게하는 대사빨이었는데 전작이라 그런지 [러시안 소설]에선 기대했던 부분과 많이 달랐다.
신연식 감독과 구혜선 감독 작품이랑 비슷한 부분이 꽤 많다. [배우는 배우다], [러시안 소설]에서 작품의 오프닝과 엔딩을 맞추려는 점이나 시도 때도 없이 나레이션에 의존하려는 습관이나, 이 작품에서도 역시나 구어체에 안맞는 문어체 대사가 간혹 튀어나와 당황케했는데 상대 호칭을 '당신'이라고 하는거나 '그저 날개만 달면 다 되는줄 알았다구'라고 했는데 딱 [배우는 배우다]에서 입에 안붙는 구닥다리 대사 쓰는 감독 아닌가.
1부에서 자꾸 신효가 배운거 없고 어린데 재능 발휘한 다른 친구를 보면서 열등감 느끼는 거 잘 알겠는데 그게 대사로 자꾸 반복되니까 짜증났다. 하도 나이나이 하길래 처음에는 신효가 경미에게 우리 말트자고 하려는줄 알았닼ㅋㅋㅋㅋㅋ 한국만큼 나이에 민감하게 목매는 나라도 없을거다. 신연식 감독은 연이 닿았던 배우를 재기용하는 경향이 높은데 [조류인간]과 [배우는 배우다]에서 각각 사냥꾼과 복싱운동하는 인물이어서 강하고 우직한 캐릭터였는데 제목이 소설이기도 하고 섬세한느낌의 포스터라 캐릭터 다를걸 예상은 했는데 현실에 한명쯤 있을법한 노답인데 자기혼자 옵세에 쩔은 느낌의 친구였다. 실제 강신효의 성격은 어느쪽인지 궁금하다. 앞서 본 작품에 비해 [러시안소설]의 캐릭터가 보다 현실적인 캐릭터다.
자신의 모든 소설을 읽고 훌륭하다고 천재라며 응원해준 재혜에게 키스하고 쌩까는 거나 다가오고 잘해주는 재혜를 제대로 끊어내지도 않은 상태에서 호의는 받고, 만나는 여자마다 들이대는 게 생각없는 쌍놈짓인데 톤이 온화해서 중화됐고 이리저리 찝적거리는 놈인건 맞지만 경미와의 키스신도 개연성이 매우 적절해서 그상황에서는 키스를 해야하는게 당연했다(?)
아낌없이 주는 재혜는 의외의 캐스팅이었다. 신연식 감독 작품에 나오는 여배우들 특징이 다들 오밀조밀하게 생기고 앞머리 일자가 종종 보여서 그게 감독 취향인줄 알았는데 앞머리 일자는 맞는데(ㅋㅋㅋ) 그 오밀조밀한 과는 아님. 연기보다도 얼굴에 헌신할거 같은 캐릭터라고 씌여져 있는 애를 캐스팅했다.
경미 : 오밀조밀과는 아니었는데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어서 러브씬에서 눈빛이나 인상적이었다. 물먹은 듯한 목소리가 꿀.
경환 : 대사가 종종 경직돼 있었는데 캐릭터가 진지먹고 딱딱하니까 그럭저럭 봐줬음, 신효는 가끔 몸짓마저 어색해 보일 때가 있었는데 장신이니까 안정감이 느껴졌다.
지안 : 너무 화장이 요즘식이라 잘 다듬은 일자눈썹이 거슬리긴 했지만 예뻐서 서사가 없어서 아쉬웠다.
유미 : [조류인간]도 그렇고 발랄한 10대의 상큼함이 좋다.
27년을 잠자고 일어나보니 세상이 바뀌어있다. 소재가 딱 립 반 윙클이야기다. 꾀를 부렸다. 보통 27년전이라는 과거와 현재라는 세월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치고 년도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추레한 행색의 장소만 연이어 보여줘서 어렴풋이 80년대라고 짐작은했다. 창밖으론 현대식 건물과 차가 보이는데 "그럴 시간있으면 문법공부나 좀 하든가 작가가 되고 싶다면서 맞춤법도 모르고 띄워쓰기도 모르고... 그럴거면 왜 원고지에 써요?"란 말에 확신했다. 요즘시대에 컴퓨터가 아니라 원고지에 쓰는건 이질적인 일이다. 완벽히 시대를 구현하기에는 많이 역부족이라는게 화면상으로 봐도 멱살잡이하던 카페 복도에 센서등이 보이고 배경이나 의상이나 딱 그 시절이 아니어 보이는 옥에티가 많았는데 저예산영화니까 하고싶어도 어쩔 수 없는 물리적 한계는 포용할 수 있다.
1부는 표류하는 청춘들 이야기로 연기가 어설퍼도 볼만했는데 2부는 환불받고 싶을 정도로 퀄이 떨어진다. 중년 신효가 자기 친구와 지인들 찾아다니는데 싱크로는 둘째치고 다들 연기가 어색하고, 여태껏 신연식 감독이 [배우는 배우다]도 그렇고 단역으로 나왔는데 의식하지 못할정도로 짧게 나와서 몰랐는데 여기에서는 엄청 비중이 많이 나오는데 진짜 연기 못한다. 신연식 감독 연기하는거 보고 분명히 자기딴엔 일상적으로 하는거 같은 느낌이긴 한데 톤이 엄청 튀는게, 중년신효 쫓아다니는 애 중에서도 영광이라고 하는애도 실제 저렇게 말하는 애 있긴한데 영화에서 보면 목석같고 발음도 안들리고 연기가 얼어있고 소위 발연기. 실제대화와 연기로 하는 대화에는 괴리가 발생하고 그 사이를 비집고 리얼하게 연기하는게 어마어마하게 어려운거구나 새삼 깨닫는다.
지나간 세월에 자신을 적응하는 장면은 클리셰일지언정 휘리릭 건너뛴거까진 이해해도 27년후에 달라진게 수도없이 많은데 2010년대 현재에 바로 적응하는 중년 신효가 좀 어이없다. 꼭 현대문명에 대한 적응뿐 아니라 내면과 외면의 나이차에서 오는 현상에 대한 일화들도 싹 없다. 대사로는 계속 안에는 20대라고 하는데 행동이나 말투 등에서 전혀 속에 20대 있다는 인상이 없다. 굳이 꼽으라면 20대때도 안입었던 워싱청바지 입은거? 1부와 2부가 같은 캐릭터라고 전혀 생각이 안든다. 청년 신효는 키가 엄청 커보이는데 중년신호는 키가 180에도 많이 안되어 보이고, 자신의 습작같은 소설을 누가 첨삭해서 출간했는데 그게 누구인지 의문을 갖는 한편으론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심리적 위축감이 드는 등 복합적인 감정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했다. 중년 신효는 태평하고 능청스러워 농땡이 부릴 궁리나 하는 영감같아 보였다. 외모도 안닮은데다 연기도 전혀 비슷하지 않은데 실제 다른 인물을 삶의 연속성 있는 한 인물로 보이게 하는 데는 시나리오나 연기적으로도 디테일이 많이 필요한데 여건적으로 반은 이해하지만 반은 안이했다. 중년 신효 성우처럼 목소리 좋고 안정적인 발성인거 딱 그거 하나 좋았다. 중년신효에게 접근하는 여자들은 감독 판타지인건지 듣기좋으라는 립서비스 대사 듣고 한숨이 푹푹나왔다. 가뜩이나 거북했는데 러브씬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느리고 길고 복잡하고 러시안 소설같다고 하는데 그냥 제목을 '러시안 소설'을 지어놓고 끼워맞춘거 같다. 극중에서 처음 러시안 소설같다는 얘길 주인공에게 하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인데다, 주인공 캐릭터는 전혀 어려움과는 상반되게 즉흥적이며 빤히 보이는 캐릭터고, 러시안 소설이라고 명명하는 것도 주인공이 아니다.
-"어려운 얘긴거 알아. 그런데 우리가 남들 보기 쉬운거 하려고 여기있는거 아니잖아."
"저 그만할래요.
2년 내내 같은 작품만 하고 자기들끼리 치열한척 하는거 더이상 못참겠어요."
-파주 아냐고 했을 때 파주에 헤이리마을이랑 영어마을 파주출판단지랑 연관이 있는건가 떠올렸는데 1/3확률로 예상했던 과거와 현재 대비로 써먹을거란거 까지 맞힘.
-담배피우는 장면 너무 많아 특히 1부는 뻑하면 담배 피우는데 담배씬 없이 상황표현하라고 하면 금단현상 오려나.
-중년신효 목소리가 저음에 안정적이어서 성우같았다.
-[조류인간]과 [러시안 소설]은 인물과 세계관의 연결고리가 이어져 있는데 [러시안 소설]에서 [조류인간]내용이 종종 등장하는데 [조류인간]에선 별 연결고리가 없다. 그래서 [조류인간]을 먼저 보고봐야 단편적으로 나온 김정석 작가의 서사를 알 수 있는데 실제로는 [러시안 소설]이 먼저 나왔음(?)
-가림이 가림이 하니까 풀네임 앞가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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