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 가타카 GATTACA

2016. 5. 9. 17:19

마루님

영화/명작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sf판 화차. 가까운 어느 미래, 유전자정보사회의 도래로 우성인자만 선별하고 열성인자는 도태시킨다. 당연히 우연한 유전자의 결합에 불과한 자연잉태는 최하층이, 우성인자의 최선의 결과물인 인공수정만이 시민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열성인으로 태어나서는 부적격하고 하등해서 사회진출이나 모든면에서 제한받는 바야흐로 인종차별 시대를 넘어 인자차별 시대가 도래했다.
 보통의 인간에서 손가락 10개는 중요치 않다. 보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12개의 손가락도 얼마든지 정상인다. 우성인자라면.

 인간을 형성하는 특질적 요인은 다양하다. 눈동자색, 머리색, 머리스타일, 얼굴 생김새, 목소리, 말투... 여태껏 우리가 한사람을 떠올릴때 직관적으로 인식하고 구분하는 것들이다. 인간은 착시를 일으키거나 착오를 범할 우려가 있으며 외적인 것은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 그래서 쌍둥이나 도플갱어 또는 복제인간 소재로 같은특질정보로써 상대를 교란하는 소재들이 등장했었다. 그런데 정보기술의 발달로 생체정보까지 분석할수 있는 기술이 대중화된 시대에는 앞서 언급한 소재들로는 불가능하다. 그저 눈속임이나 모사로는 기술적 정확도를 갖춘 판독을 빠져나가기 힘들기 때문. 쌍둥이도 dna는 같더라도 지문이다르며 복제인간 정도가 생체정보를 속이는데 유일하다.

 이에 기술에 기술로 맞설 브로커가 등장해 타인의 삶을 교환하게 해준다. 물론 댓가는 고결한 인류평화나 거국적인 것도 없고 돈이다. 불구의 몸 대신 자기 정보를 판 댓가로 값을 받는 등가교환.
 장애인인데라는 물음에 유전자 정보에는 불의의 사고로 다친 장애정보는 없다는 대답에 쭈뼜 섰다. 사실 유전적 장애는 의료회사와 특히 보험회사가 정보를 갖게 되면 선택적 가입으로 어마어마한 횡포가 예상되는 부분이므로. 중간에 집에서 가택수사로 생체정보 확인했던 경찰이 불구란말은 없었는데로 갸웃했던 반응과 격렬하게 발끈했던 유진으로 다시 상기시킨다.

 흥미로운 것은 인간의 판별력은 유전자 판독기 앞에 무용지물이다. 용의자 얼굴이 컴퓨터화면을 차지하고 용의자 수색하는 경찰들조차 직관적인 인식가능한 얼굴을 좇는게 아니라 유전자로 좇는다. 모든 검사와 수사가 생체정보 확인으로 검사하고 증명받는다. 아예 신분증 자체가 필요없다. 존재가 곧 증명이니. 수사도구 뿐만 아니라 일반상용화도 이루어져 유전자 검사소에서 사적으로도 얼마든지 감식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친자감정이 대중화된 거 보면 머지 않아 저런 우열유전자 감정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빈센트는 우성인들을 증오하지 않는다. 다만 채용자체를 틀어막는 사회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치밀하게 잘 수행했다. 자기는 심장 약하다고 유전자 탓만하고 있는 그녀에게 기대수명 30살이었지만 뛰어넘었다고 격려한다. 처음으로 인공수정한 동생을 이기던 날, 이미 결정된것이라고 굳어진 인식을 스스로 깨뜨렸고 다시 만난 동생과 시합을 하면서 다시 돌아갈 에너지를 계산하고 쏟아붓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할때 이 고요하고 엄숙하기까지한 잔잔한 영화에서 파동을 느꼈다. 지금은 약간 클리쉐같은 대사가 된것 같기도 하지만 영화속에서만큼은 진하게 느껴졌다. 다만 폭행인자가 있다고 했는데 영화속에서 장애물같은 사람 때리고 도망가는 일은 흔한데 이영화는 왠지 폭행인자 발현인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다리 불편한 제롬네 집에 엘리베이터도 아니고 구불구불한 계단-마치 유전자 모양을 형상화한-이 있는지 의아했는데 위기 플롯에 써먹으려고 했구만. 그러고 보니 미들네임 eugene에서 gene(찾아보니 유진이 그리스어로 훌륭하게 태어난 뜻이란다), 제롬과 게놈지도 다 유전을 연상시키는 이름을 조합했다. 빈센트는 고흐. 극중 회사명 가타카(GATTACA)는 일본어인가 했는데 DNA의 염기 서열인 A, C, G, T만으로 만들어진 명칭이라고.
 솔직히 외국인 얼굴 잘 못알아봐서 수사관의 정체에 놀랐고 마지막 드디어 승선검사때 연구원이 봐주는거 까진 예상했는데 디테일까지 챙길줄은 몰랐다. 근데 유진 왜죽는거? 그건 이해가 안갔다.
-우리 몸속의 원자도 우주의 일부라고 한다. 어쩌면 떠나는 게 아니라 고향으로 돌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시절 상상력으로 pda에 신원확인에 신원확인 출입이 구현됐는데 아무리 예상치 못한 회사내 살인사건이라지만 cctv도 없고(의식했다면 사각지대 설정을 했겠지), 생체정보로 신원확인 구축은 됐는데 그 사람이 어디사는지가 파악이 안된다는건(최소 주민등록지라도) 작중 정보기술발전에 속도에 균형이 안맞다 싶었다. 개인정보라 제한한다 치자, 회사에 협조하는게 아니라 일개 사원에 묻고. 혹시 술집급습한날 여자가 있었다고 짐작가서 일부러 동행요구한거면 인정. 진중한 분위기에 담담한 전개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약간 우울하고 화면이 내내 암울한 누런빛이어서 좀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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