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 카게무샤 影武者

2016. 6. 25. 00:20

마루님

영화/명작

옛날작품에 길긴 또 엄청김. 일본인한테도 노잼옛날거라고 왜 봤냔얘기들음. 아카데미 수상작이자 일본문화 개방 당시 선별작이어서 아직 한국작품은 못탄 아카데미 수상작은 대체 어떻길래 싶어서 봤다. 고전영화 좋아하는 사람만 보셈.
오프닝은 마치 연극을 하는듯 컷도 없고 가만히 앉아 대화만 나눈다. 뭐이리 지루하지 그냥 오리엔탈리즘 충족인가 싶어 못마땅했는데 오프닝 시퀀스 이후론 떼씬도 꽤많고 일본전통옷이나 양식에 대해 많이 나온다. 서사를 잘갖췄음이 눈에 들어왔는데 다케다 신겐에 관한 문헌을 차용한 내용이 많았다. 오프닝에 비춰준 그 네잎클로버같은 마름모꼴이 진짜 다케다일가의 문양이었다. 세계사 배울때 막부,헤이안,에도,다이카개신,메이지시대 뭐 그정도만 짧막하게 알고 일본 사극 비교한다고 [군사 칸베에]  잠깐봤던게 전부라 이거보고 역사 뒤져보니 더 재밌었는데 모르고 보니 노잼이었다. 외국인에겐 누가누군지 이름 외우기도 바쁜데 다 아는얘기처럼 휙휙 지나가는 느낌이라.

요즘 상업영화같았으면 낭인시절은 그가 영주가 되었을때를 대비시키려 꼭 넣고, 흉내에 만족하지 않고 권력을 탐하거나 극적 msg가 들어가는데(광해처럼) 신겐 카게무샤역할에 오롯이 집중해있고 ost도 흥미진진 긴박감이나 위용을 드러내거나 극적인 순간을 장식하는게 없어서 익숙한 작법에 익숙했던 내가 당황했다. 그리고 보통 가짜는 어리숙하지만 정이가는(주인공이니까)사람으로 그리는데 물론 후반엔 정이가는데 경박스러워서. 영주흉내 풀렸을때는 더욱 경박스러움이 돋보인다. 지금 생각해보니 극적인 캐릭터라기보단 이게 더  현실적인거 같기도. 처음에 돈도준다는데 카게무샤를 덥석물지도 않는것도 권력이나 진짜가 가진걸 탐내며 휘둥그레한 여태껏 봐왔던 전형적인 장면은 없다. 진짜에게 부채의식을 갖고있고 꿈에서 나오는 그 원색적이고 전통을 형상화한 꿈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문화라고 일컫는 것들이 얼마나 사회 전반에 깊숙히 영향을 끼쳤을까, 그 생각이 들었다. 일단 사과할 때 도게자부터 신체적 열세인 여성의 사회진출이 제한, 영주의 충성 (=종신고용) 공교롭게도 며칠 전 일본 정좌 (무릎 꿇고 앉기) 와 한국의 정좌 (책상다리) 차이에 대해 접해서 매우 흥미로웠다. 우리나라엔 기본인 책상다리이고 잘못했을때나 웃어른 앞에서 특수한 경우에 하는 무릎꿇기가 '정좌'라는 사회전반에 기본인 사회적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데, 영주와 가신들은 책상다리를 하며 그 밑의 수하들을 일괄 무릎을 꿇는다. 카게무샤 앞이라고 무릎을 풀다가도 그가 영주의 위엄을 흉내내자 다시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면 물론 영화에서는 길바닥 낭인이 신겐화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라지만 무릎꿇기는 역시 피지배계급으로서 학습된 생활습관임을 알 수 있는 대목.

생각보다 비밀을 빠르게 터뜨렸다 사람은 속여도 말은 속이지 못한 것. 얼마전 와이드쇼에서 티켓 대신 등록된 사진 정보로 안면도 인증을 한다는 기술이 문득 생각이났다. 사람이라면 충분히 속아넘어가 잡지 못할 변장까지 잡아냈다. (눈코입 위치를 수치화해 썬글라스 변장 보안경 착용시 판독 불가인게 함정) 생각이났다. 그를 어르고달래며 카게무샤역을 시켜준 가신들은 노잣돈을 쥐어줬는데 그의 호위무사중 하나가 딱 대문까지만 씌워주던 인정머리 없음과 그를 철썩같이 신겐으로 믿고있었던 일반병사 수하들은 눈 밖에 나선 그에게 돌 던진다. 그는 신겐의 손자로 무릎에 앉혔던 손자 후계자에 한마디만 하고싶다고 했지만 거절 당하고 추후 철조망 바깥에서 철저히 외부인으로서 장례를 지켜본다.

후계자 타케다 요시노부의 후견인이며 깃발 뫼산과 풍림 화산을 못쓰게 하는 점등이 등장한다.

흥미본위 보다 타인을 흉내내는 삶, 자신을 뒤로하고 연기 해야 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볼거리를 던져주며 대작 느낌이났다. 오히려 현대에는 극히 드문 예술적 고뇌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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