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더 킹

2017. 1. 23. 23:57

마루님

영화/팝콘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 갈등플롯이 위력적이지 않음, 내부자들 플롯과 접점이 많음.
Direction 중 나름의 반전에 힘을 안주고 전반부 유흥세계에 힘줌.
Character 중상 어디서 본듯한 남자캐릭터들 즐비한 가운데 혁신적인 여자캐릭터 둘
Acting 중 제몫하는 조인성 할배톤 정우성 화면장악력 부족 류준열 적역 그자체 배성우
Sounds 중 모그는 쌔끈한데 어딘지 모르게 임팩트가 약함.
Cinematic quality 중상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부패권력을 총정리집으로씨 역사적 교보재로서 가치 있음
Impression 중상 "사람이랑 같이 있는다고 개가 사람되진 않지"
TU X / N X / E O / F O

 잘나가고 싶다, 학교 말고 대한민국에서
양아치에서 서울대 들어가는건 개과천선이 아니라는걸 증명한다. 법복입은 악인들은 권력의 맛에 취해 전횡을 일삼는다. 타락한 조직안에서 개인의 도덕성은 지켜질 수 있는가. 물론 영화는 대단한 위업을 달성하려고 하지 않으며 대의도 좇지 않는다. 나 밟아준 새끼 꼬리자르기로 나 안죽는다는 발악이었고 악인의 대척점이 선인이었기 때문에 아귀가 어쩌다보니 부패에 맞선셈이다.
 박태수가 걸어온 인생의 배경엔 한국 현대사의 권력의 발자취가 드리워진다. 정치권력에 기생해온 집단으로서 줄대기 바쁘고, 정치의 충실한 하수인으로 집권자에 일희일비 할 수 밖에 없다. 서울대 법대-사시패스한 주인공과 야바이꾼 아빠, 떳다방 동생, 유력자 장인, 아나운서 부인, 깡패 친구 주인공과 관계하는 모든 인물이 한국 정치계를 은유한다. 친인척 비리, 유지 집안, 뉴스 퍼포먼스, 조폭 유착... 뭐 여기서는 지역유지 스폰 받는걸로 나왔지만 기업스폰에 대한 묘사만 부족했다.
[내부자들]과의 공통점도 비교할만한데 검사 내부 사정을 다룬점, 지방 검사가 서울 수뇌부로 입성하고, 양심선언하는 등 개인 서사가 매우 흡사한데 주인공이 경상도인 [내부자들]과 달리 [더킹]은 전라도다. 검사출신 정치인도 많고 그중에 유력 정치인도 경상도 출신이 많고 조폭영화 빼곤 엘리트 캐릭터에 전라도 출신은 흔치 않았다. 그것도 다 출신지 차별을 대놓고 풍자하기 위한 설정이었다. 조인성의 사투리 연기도 굿.
 검사가 빛이면 어둠의 축을 담당하는 건 깡패새끼다. 옷도 태수는 흰색 두일은 검은색 빛과 그림자를 대놓고 드러냈다. 대사로도 짚어줄만큼 이해쉽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내부자들]에선 경박한 깡패를 이병헌이, [더킹]에선 전라도 친구아이가 깡패를 류준열이 맡았다. 류준열은 [응답하라 1988]에서도 외모 때매 러브라인 몰입이 힘들었는데 그때보단 덜했음에도 깜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깡패다운 위압감이 전혀 안느껴진다. 일단 체격이 조인성과 비슷했다면 둘이 불꺼진 학교에서 몸싸움하는데 체격차이가 확연했고, 신체적조건이야 한계가 있으니 화면장악력으로 포스를 발휘해야하는데 들개파 두목은 키도 작고 덩치도 크지 않고 험한말도 안쓰는데도 두목다운 포스가 느껴지는 반면, 류준열은 문신을 보여줘도 깡패임을 보여주는 액션씬이 나오는데도 안맞는옷 걸쳐입은 듯하게 연기 내공이 부족했다. 한가지 놀랐던건 전라도 사투리톤. [꽃보다청춘]에서도 영어 곧잘하더니 언어 감각은 있는건지 그간 조폭영화에 등장하는 전라도 사투리들은 전라도 네이티브가 아닌사람이 듣기에도 심하게 과장됐던데, 극중 사투리 구사어휘까진 판별하기 어렵지만 사투리를 과장하지 않아서 듣기 편했다.  외모가 많이 장벽이긴 하다.
정우성 연기인생 20년쯤 되는데 연기는 참 한결같다. [아수라]보단 죄금 나은데 진짜 그거밖에 안 되나. 박태수-한강식 첫대면 장면 성폭행범과 겸상하기 싫다고 티내는 태수에 악마의 속삭임을 하는 장면, 한껏 연기를 위한 연기를 하는데 그중에서도 할배스런 연기톤이 너무 거슬린다. 대사도 자기것으로 체득하지못한거 같고. 태수가 악의 무리에 발 담그는 참 중요한 씬인데 대본대로 수긍하며 맞는말이어서 화가난다는 나레이션이 더 황당했다. 그나마 후반부 되니까 할배톤에 내가 적응을 한거같은데 톤설정 작위적.
배성우 연기가 참 리얼했다. 현실에 있을거 같은 선배. 처음에 야식먹자고 왔을때 잠자리 안경만으로 시대구현이 됨ㅋㅋㅋㅋ[내부자들]에서 깡패 no2 그자체였는데 검사도 그자체. 대사치는데 힘을 주지 않는데도 호흡이 좋아서 몰입력이 좋았다. 두일이 형이라고 하니까 개정색하던 장면, 쓰레기장 앞에서 띠껍게 털던 장면, 마지막 말로ㅋㅋㅋ심지어 잘어울림... 양동철은 고민도 번뇌도 사연도 없고 평면적인 캐릭인데 플롯이 바뀔때 마다 기능하는 도구캐임에도 배우가 잘하니까 구멍들에 윤활유로 메워줬다.

인상적이었던건 여성캐릭터의 비중은 쥐꼬리만하지만 활약은 눈여겨볼만했다. 김아중이 맡은 태수부인 역할도 당당하고 세련되고 조신함과 거리가 먼 걸크러쉬 넘치는 커리어 금수저 우먼이었고, 안희연 검사는 보통 악의편에 선 주인공을 압박하는 캐릭터는 보통 남자인데 조근조근한 여자대장부였다. 다만 표준어 쓰는 경상도 출신인데 사투리 억양 다 틀렸음. 제발 네이티브 안쓸거면 서울말 씁시다.

걸크러쉬 못지 않게 남자의 로망이 등장하는데 '남자는 슈트' 조인성과 정우성이라는 슈트가 걸맞는 옷걸이라서도 물론이고, 있는돈을 털어 가장 멋진 슈트를 빼입고 인생을 거는 모습이 워낙 멋져서 없던 로망도 생긴다.

초반에 박태수 인생 브리핑할때 B급 느낌도 나면서 화면전환 좋았음. 영화전반에 걸쳐 박태수 1인칭시점이라 박태수의 느낌,감상,머리굴리는 작전까지 설명해주는 나레이션이 친절하고 자세한 편이지만 싫지 않았다. [괜찮아,사랑이야]때 조인성 발음 엄청 새던데 이번엔 나레이션도 있고 신경썼는지 발음 선명해서 좋았음. 자택으로 찾아온 안검사와 기싸움도 볼만했다. 다만 초반에 흥청망청을 강조하기 위한 춤씬이나 열창씬 굳이 넣어야했는지 화려함보다 반복적인 느낌에 점프컷이 절실했다. 차라리 두일이 반전에 짜잔~하든가. 태수가 환각동영상에 빠지는 장면은 좀 쳐내지. 뭘 위해서 굳이? 그외엔 자극적이던 [내부자들]에 비해 불필요한 선정성 없었고, 박태수가 일말의 양심이 있는 놈이라 악의 수렁으로 빠졌어도 인간적 동정이 갔다.

 편집은 신민경 편집기사였는데 기교는 있었으나쳐냈으면 하는 씬이 군데군데 있어서 리듬감이 약했다.
오프닝의 유리파편 연출은 인상적. 역광을 이용해 인물들을 실루엣화하는 장면도 마음에든다. 들개파 붉은톤 사용은 살생의 은유인가. 검푸른빛이 아닌지 모르겠다. 음악에 슬로우 걸고 모던한척 안했음 좋겠다. 이를테면 클론노래 밥밥띠라랍에 슬로우 건거 촌스러웠음.

영화의 작법도 상업적재미에 충실했고, 현실이 사실 영화보다 드라마틱해서 현실과 비교하면 픽션이 약소해보이지만 볼만한 팝콘영화. 음란짓한 검사, 연예인 스캔들난 검사 등의 실화나 공교롭게 등장하는 무당, 전현직 최고권력자들의 성향을 실명섞어 하니까 현실감 넘쳤다. 근현대사의 흐름을 부패권력의 관점에 상세히 풀이했다는 점에서 후대에 사료적 가치를 높이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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