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퍼스트 러브 First Love

2013. 9. 17. 00:00

마루님

Drama/완주

멜로 잘하는 남자는 멋지다. 후카다 쿄코, 와타베 아츠로 주연 First Love.


-본 글은 치명적인 누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와타베 아츠로는 우리나라에서 [사랑따윈 필요없어,여름]으로 유명한데 2천년대 초반쯤 [케이조쿠]를 보고 사필도 보다가 1화보고 포기. 요즘 얼굴이 확 삭은 와타베 보고 젊은시절 다시 보고 싶어져 보기 시작. 


솔직히 드라마는 별로. 금단의 사랑류 취향이라 언니의 약혼자가 고딩때 첫사랑이란 소재는 솔깃했는데, 그것만으론 드라마 편수 채우기가 많이 부족했는지 에피소드로 할애한 내용이 개연성이 떨어지고 억지로 질질 끌고 비슷한 내용을 도돌이표 찍는게 근성을 유발했다.


5년 전, 고등학교 시절 에자와 카스미는 고문 선생님 토도 나오를 좋아한다. 

연애편지도 백통 넘게쓰고 계속 추파 던지더니 교실에서 키스 성공!

그 이후로 토도 망테크. 동급생 사사에도 고문선생을 짝사랑했는데 키스장면 보고 충격먹고 자살시도했는데 미수로 그쳤으나 유서에 토도와 연인 관계였는데 카스미에 변심이 이유라고. 사사에 부모가 변태선생때문이라고 난리난리쳐서 결국 사직하고 학교에선 대학원 간걸로 처리함.


5년후 언니 약혼자라고 소개한 순간, 어쩌면 제일 진부하고 어쩌면 제일 드라마같은 운명적인 장면인데 와타베 눈빛이 과장스럽지 않으면서 잔잔하게 표정관리하는 와타베. 연기가 먹어주니 아침 드라마스러운 막장끼를 드라마적 비련을 연기했다. 특히 막판에 언니 토모코의 의도를 파악한 후, 자신은 카스미로 갈아탔지만 그전까지 정말 사랑했다고 목숨바쳐 사랑했다고하는 장면은 대사의 당위성도 부족했지만 죽는약 탔다는 와인 마시고 데굴데굴 구른다는 지문도 우스꽝스러운데 그걸 연기로 승화한거 보면, 멜로는 남주하기 나름이란 생각이 든다.


한편 요즘도 그렇고 데뷔이후 일관적으로 연기가 똑같은 후카쿙. 온갖 순수한척은 다하면서 결국 언니 약혼자에 찾아가고, 언니탓하면서 죄책감 느끼는척하지만 결국 토도 빼앗음. 그 과정에서 고등학교때 부터 좋아했던 키다에 키스하면서 먼저 다가갔다가도 다음엔 못하겠다는듯 오락가락, 호텔까지 갔다가 버리고 오고 다음날 토도네집앞에서 기다린건 뜨악.

능력있는 토모코와 달리 아무것도 할줄 아는 것도 없고 그저 징징댈뿐. 갈수록 밉상 매력하강.


언니는 미묘했음. 첫화부터 계획적인 접근인거, 악녀냄새 풀풀 풍기더니 오히려 위기에 처할 때마다 척척도와주고 안보는데서 착한척 하질 않나. 도대체 적군인지 아군인지 갈피가 안섰다. 쿨하게 물러나나 싶더니 다시 또 나오 바짓가랑이 붙들고서 포기하지 않을거라고. 파혼당해서 결혼식 취소해놓고 다시 프로포즈 한다고 여동생 좋다는 남자에 접근하다니.. 분량을 끌기위한 건 알고 있지만 여동생 첫사랑을 약혼자로 함-여동생이 못잊는척 접근-약혼남 뿌리치다 결국 파혼-갑작스런 약혼남 위기,언니가 다 처리해줌-언니 자살시도, 약혼남 리턴-결혼까지 이끌어냈는데 마지막회 돌연 결혼식에서 깽판으로 마무리 짓다니.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현실성을 개나준듯. 주례보고 있다가 이때까지 업동이로서 가족에게 서운했던점, 약혼남에 이제 됐다고 솔직히 좋아하는 여동생에게 가라니. 언니가 그렇게 하려면 애초에 자살시도 할 때 사랑한다고 한거랑 자살했을 때 온몸으로 받아냈던게 없었으면 모를까, 마지막까지 조연캐로서 주인공이어주기 위한 무리스러운 억지에 지나지 않았다.

결말조차 뻔할 뻔자여서 몇년후 익숙한 버릇으로 상대를 알아보고 재회. 애초에 언니랑 약혼 파혼했을 때 부터 주변사람이며 부모님이며 그 과정을 실시간 생중계한 터라, 결혼한다고 해도 주변에서는 콩가루 소리 나올 게 뻔하고, 우리나라 드라마라면 막장을 좋아하긴 하지만 러브라인이 줏대없이 갈팡질팡하는 것에 염증느껴서 게시판 폭발할듯. 그나마 남주는 지가 이렇다고 마음먹으면 상대에게 여지를 주지 않는 점은 좋은데 변심도 쉬운게 함정.

자막이 좀 거슬렸던건 부부끼리 반말하는데 임의로 남편 반말, 아내 존댓말로 바꾼게 거슬렸다. 우리나라 가족극에 흔히 보는 설정인데 현실적으로 맞존대하는 가정도 있고 반말하는 가정도 있는데 부부끼리 언어생활을 특정한 방향으로 드라마 설정이 고착화되어있다 보니 그쪽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서 그랬는지 반말/존댓말 없는 X-file 스컬리와 멀더도 간혹 존댓말-반말로 번역하는 거 보면 고정관념이 끼치는 영향이 재생산되고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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