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무도 모른다 誰も知らない

2017. 2. 5. 02:37

마루님

영화/추천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상 악인없이 학대임을 증명
Direction 상 칸 남우주연상은 고레에다 감독빨
Character 중 전형적인 맏이이자 남자였던 소년 아키라
Acting 중 자연스러운 연기
Sounds 중
Cinematic quality 상 신파없이 본질을 전달
Impression 중상 엄마대신 크리스마스케익, 엄마대신 새뱃돈, 공중전화에서 엄마바꿔 줄 참에 끊어져버린후 전화에 머리박는 장면

영화보다 니시 스가모 아동방치 사건을 먼저 접해서 망설이다가 고레에다 감독 전작을 보고 드디어 봤다. 내용을 알고 봤기 때문에 언제 죽나 특히 친구들 사귀었을 때 제일 조마조마했다.

오프닝부터 헉소리가 나는데 장남제외하고 아이들이 이삿짐에 실려있다. 무슨일인지도 모르고 즐거워하는 아이들. 엄마는 오자마자 주변에 들키지 않도록 행동반경부터 제한한다. 아이들은 말잘듣는 아이 그대로 엄마가 정한 규칙을 지킨다. 엄마는 권위없이 친구처럼 아이를 대한다. 부드러운말로 속삭이고 남기고간 메모에는 하트와 음표같이 애정 넘친다. 영화내내 '학대다운' 언어폭력이나 신체적폭력은 일절 가한적 없고 악인도 없으며 아이들 누구도 울거나 화내지도 않는다. 조그만 일 별거아닌 일에도 꺄르르 웃는 아이모습만 조명했음에도 무관심자체가 학대임을 역설하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싶어하는데도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인간으로서 받아야할 기본 교육을 받지 못한 채로 생존에 직면해야하기 때문에 초등 중등 교육이 왜 의무교육일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장남은 똘똘하게도 금액계산과 공과금 납부 등 생활에 필요한 정도는 생각해 처리할 수준이 되었었지만 보호자 없이 동생을 보호하고 가정을 꾸려가는데는 버겁고 장남이 맡은일을 잊고 친구와 다니고 오락실을 힐끔거리며 도중에 만화책을 읽었다해서 그를 책망할 순 없다. 그건 그의 본분이 아니기 때문에 한낱 열두살짜리에 불과했다. 가장 연장자인 아동이 현재의 자신이 아닌 부모의 역할 기대를 수행해야하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인생을 희생해야한다.

한정된 금전으로 잘 버틴게 용할 정도다. 그와중에 크리스마스에 온다던 엄마를 기다릴 동생들을 위해 케익을 사고, 엄마가 줬다면서 인출한 금액으로 새뱃돈을 나눠준다. 장녀는 피아노를 사겠다고 고이 모셔두지만 점점 궁핍해지는 사정으로 괜찮다면서 4천엔을 내어놓는다. 엄마가 전에 써준 편지와 새뱃돈의 필적을 비교하며 딴사람이 써준걸 알아채는 장면도 슬펐다. 공과금을 미납하니 전기와 가스 끊기는데 그럼 겨울에는 동사할지도 모르고 특히 밤엔 아무것도 할 수 없게되는데 봄이후에 전기가 끊기고 영화는 엄마가 집나가고 나서의 밤은 차녀의 죽음 이후 뿐 항상 낮의 이야기만 보여줬다. 애기들이 불꺼진 방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동에 무관심도 학대, 쓰레기집도 학대, 아동끼리 생활하는 것도 학대다. 모르니까 알려줘야하고 끊임없이 보살펴줘야하는데 계속 덮수룩해지는 머리칼, 냄새나는 옷, 손톱에 찌든 때 등 멀끔했던 아키라는 누가봐도 부모없는 아이행색을 하고 있었다. 아키라의 지저분한 운동화와 대비되는 친구들의 새하얀 운동화와 새 교복. 그리고 냄새난다는 수군거림. 새게임을 샀대도 시큰둥한 태도를 보이는 친구들... 아키라는 학교밖에서 교문 사이로 철조망 사이로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친구들을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극중 아이들은 불평이나 투정 한마디 없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논다. 아키라는 벌써 사춘기 변성기에 접어들었고 날도 덥고 동생들도 짜증이 난다. 그러다 왕따당하고 학교밖을 배회하는 소녀를 만난다. 사키는 후쿠시마네 집에 와서 아이들과 어울려 친하게 지내고 정도 들었는데 여자애가 자판기 음료를 아키라에 사주고 맨션에 산다. 후쿠시마네 집 형편을 알고 가라오케에 늙다리 아저씨랑 가라오케에서 노래 잠깐 불러주고 5천엔 받은걸 주는데 아키라는 거절한다. 아키라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이후 유키가 죽어서 그돈 다시 빌려달라고 하지만. 아키라는 최선을 다했다. 편의점에서 처음에 도둑질로 몰렸을때도 안했다고 의연하게 대처했고 갖고싶은게 있다고 훔치는 친구들이 다음엔 네차례였다고 했지만 훔치지 않았다. 유키가 쓰러지고 나서 뭔갈 훔치긴하는데 뭘훔친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바른아이다, 아키라는.

엄마가 좋아하는 남자가 생긴걸 장남과 상담하는 것도 엄마가 부모의 노릇을 제대로 한다는 가정하에서는 민주적인 가정으로 볼 수 있다. 근데 오늘의 메뉴를 장남에게 묻고 장녀는 세탁을 전담하는 집안에서는 미친년. 장남만 살짝 패스트푸드점에 불러내 자기 얘기만 통보하고 아빠는 니네 돌보지 않고 나갔는데 나는 행복하면 안되냐는 엄마.  YOU가 맹하면서도 사근사근하게  말했지만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 장남이 매번 전화를 할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후쿠시마에서 다른 성으로 바뀐 엄마목소리(결혼하면 성이 바뀜)-산와백화점에서 지난달말에 퇴사함-없는돈 끌어모아 전화했는데 엄마 바꿔주는 동안 돈이 다돼서 통화 끊어지고 머리를 전화기에 박는데 이루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꼴랑 9만엔 쥐어주고 토낀 엄마도 문제지만 아이들의 아빠들 무책임한 모습도 경악스러웠다. 남의일처럼 돈 몇푼 쥐어주고 애 앞에서 나도 힘들다고 하는 대사나, 자판기 쓸돈 모자라서 10엔 있냐고 하는 모습이나, 그걸 다들은 엄마가 하는 말이 택시나 파친코나 요새 어려울테지 수긍하면서 앵벌이한 장남한테 맞장구나 쳐주는 모습에서 지적장애 아닌가 싶었다. 정상의 부모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태도. 뭐 애초에 정상이었다면 도망도 안갔겠지만. 빌라 대문 앞에서 수다떨던 이웃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편의점 점주는 아이의 사정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점점 행색이 남루한 아키라를 봐오면서도 일절 모른척한다. 도시에서 '남'은 책임 안져도 되는 무관심이 당연한 타인이다. 나도 길가에서 그런 아이를 봤다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까 일본이나 한국이나 방치 아동학대에 대해 행정적 지원이 미비하다.

마지막 결말은 복지담당 공무원이나 관련기관에서 어른이 문열면서 놀라는데서 엔딩일줄 알았는데 후쿠시마 형제들과 사키가 나란히 양동이와 페트병에 물을 가득담으며 고개를 넘는다. 꺄르륵 거리며. 돌아보던 시게루를 잊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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