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태풍이 지나가고 海よりもまだ深く

2017. 2. 7. 01:40

마루님

영화/팝콘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 사고뭉치 아버지의 부정 뒷방 할머니의 모정
Direction 중 억지없고 잔잔함, 의미는 곱씹을 수 있으나 영상미나 볼거리 영화적 작법은 아쉬움
Character 중 정감있는 할머니
Acting 중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를 할머니 연기
Sounds 중
Cinematic quality 중 가족은 해체 그후
Impression 중 찢어진 만쥬 50엔

아버지 구실 못하던 부친의 장례후 아들이 찾아왔다. 집에 오자마자 멋대로 떡한입 베어물고 집에 돈될만한거 있나 서랍부터 뒤진다. 소설가 등단후 책한권 내고 이렇다할 활약도 없고 복권과 경마같은 요행을 바라고 경제력 없는 와중에 대책도 없는 남자. 보수 받고 배로 불린다고 호기롭게 소리쳐놓고 예상대로 다 잃고 부하에 만엔만 5천엔만 빌려달라고 구걸.

료타는 이혼당했다. 전처에게로 간 아들에게 미즈노 글러브도 사주고 싶고 양육비도 줘야한다. 두달 밀렸는데 없는 티 내고싶진 않고 어머니께 용돈 5천엔 쥐어드리는 한편 집에 셋슈의 족자를 팔면 돈이되지 않을까 싶어 온것. 결국 인쇄물이었고 전당포에 갈때마다 그간 한심하게 생각했던 아버지가 자신의 등단을 자랑하는등 몰랐던 아버지의 자식사랑을 알게된다.

전처는 이미 잘나가는 남자와 재혼의 문턱에 서있다. 그렇게 전처의 새남자를, 데이트를 자기눈으로 보고야마는 미련덩어리. 사주고 싶었던 미즈노 글러브를 새남자가 사준 모양. 그와중에 했나안했나 궁금해하고 실제로 전처에 물어봤을땐 정말 귓방망이 후려치고 싶을정도로 진저리가 났다. 새남친은 이따금씩 아들과 전남편 할머니와 뵙는것도 당연하게도 그만 두라한다. 양육비 핑계로 한번보는 자신과의 끈이 완전히 끊길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만난 아들에 자기는 안먹는다고 하고 햄버거 사주고 오징어링 뺏어먹는... 지갑사정이 따라주지 않지만 미즈노 축구화도 꼼수로 깍아 싸게 사준다. 겸사겸사 아들 통해 재혼 여부도 염탐하고. 그리고 일주일의 행복이라며 복권도 산다.

그렇게 할머니집에 갔다가 전처까지 끌어들이고 태풍 핑계로 하룻밤 묵게되는데, 책임감도 능력도 쥐뿔없으면서 다시한번 잘해보려고 하다가 지나쳐서 어머니만 없으면 되냐고 할때 피가 식는 느낌. 이후 태풍으로 폭풍우가 쏟아지는 미끄럼틀 안에서 옛날처럼 셋이 단란한 한때를 보내긴했지만, 료타가 주겠다고 몇번이나 반복했던 이번달 양육비까지 끝내 이월하고 다음달에 만날걸 약속하고 헤어진다. 태풍이 지나가고 그렇게 각자의 생활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원제는 바다보다 더 깊이라는 뜻인데 영제를 번역한 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

할머니가 참 인정넘치는 주위에서 볼법한 할머니캐릭터인데 인자함을 인위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던게 마음에 든다. 말할때 대중없는거나 휘규아 틀리게 발음하는거나 누가 가려할때 그렇게 아쉬워하면서 서운해하고 뭐라도 주려고 하고 손주위해서 소다 얼려놓는거나 돈벌이가 시원찮은 아들이 쥐어주는돈 한사코 사양하다 마지못해 받으면서도 기뻐하는거나 죽음에대해 감상이 깊어진다거나 하는거. 대사와 행동이 참 현실적이어서 자연스러운 실제같은 연기 조련만큼은 고레에다 감독이 최고.

그런 할머니에게 다커서도 제구실 못하는 아들은 어머니 인감찾으려고 뒤진다. 찬장위 스타킹에서 残念でした 누나가 장난친거 보고 어찌나 통쾌하던지. 딸은 아들더러 어머니 집에 들락거리는걸 수상하다하고 아들은 딸더러 수상하다한다. 벼루 빼돌려 30만엔 타가는 료타. 딸이 피규어 배우고싶다는 걸 엄마 노후연금으로 시킨다는 치나츠. 딸이나 아들이나 늙으신 어머니 등골빼는건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해서도 여전해서 왠지 짠한 기분이 들었다.

한편 아빠를 그다지도 싫어했던 료타도 아빠를 닮고, 아빠닮아 글재주 좋다고하니까 싫어하는 싱고에 할머니는 그건 좋은거라고 한다. 핏줄인이상 닮을 수 밖에 없고 복권챙기는 싱고를 보면 싫어해도 그 dna는 어디 안가지. 애초에 야구하면서 타자가 연습과 실력으로 할수 있는 출루가 아닌 볼넷출루부터 요행이다.

극중 어머니는 골골대도 길게 사는게 좋냐 어느날 갑자기 가버리고 꿈에 나타나는게 좋냐했는데 료타는 후자를 골랐지만 나는 전자다. 우리가족은 안아팠으면 좋겠다.

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부성애를 느꼈고, 엄마와의 교감 말고 아빠와의 교감이 자식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든가. 어떤 가장의 체면이나 이기적인 효도가 아닌 가족으로서의 연을 이어가기 위해 찌질하게나마 노력하는 료타의 부정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난 엄마의 추억만큼 아빠의 추억도 많은데 성인 이후에는 어렸을 때의 추억을 먹고 사는거니 피곤하다 귀찮다고 나몰라라하는 아버지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아베 히로시는 [트릭]이나 [결못남]에서 성공한 엘리트 이미지가 있었는데 남루한 옷차림에 시덥잖은 소리하고 다니니까 진짜로 잉여인간 같았다. 헌옷 걸쳐입은듯한 칙칙한 색에 핏이 전혀없고 빳빳함 없는 옷만 걸쳐입고 누나가 일하는 만쥬가게에서 찢어진 만두 50엔 물끄러미 바라보고 집다가 내려놓는다. 그 50엔짜리가 료타같아서 괜시리 마음이 이상했다.

스토커도 남자가 많고 헤어지고 나서야 남자는 후회한다고. 흥신소사장은 과거의 남자가 될 용기가 필요하다 말하고 모친은 인생에서 뭔가를 감수하지 않고는 얻는게 없다고 말한다. 이미 헤어진 마당에 바짓가랑이 잡고 늘어진들 구차하고 구질구질해질 뿐. 여자는 그럼 데이터 덮어쓰기하듯 잊냐는 물음에 사무소직원은 수채화 물감 말고 유화물감으로는 덧씌워도 사라진건 아니고 가슴에 이렇게 남아있다는 대답을 한게 인상적. 인간은 기억의 동물이니까, 아예 없는 사람으론 없던 것으로 될 수 없겠지.

이해 안가는 부분은 료타 부하가 신세졌고, 료타는 까먹은 일은 뭘까. 그리고 한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도박취재하는데 왜 작품 쓰지도 않아놓고 마무리단계라고 뻥쳐가면서까지 거절하는거지? 뭣하면 필명으로 내준다고 하는데도. 알량한 자존심이라 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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