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싱글라이더

2017. 3. 19. 10:35

마루님

영화/팝콘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 유효하지 못했던 반전
Direction 중 영화의 분위기나 톤은 따스한 파스텔과 차가운 무채색이 공존하는 느낌.
Character 중 평면적인 캐릭터, 바람 설정이 악역으로 도식화 하지않고 극적플롯으로 써먹은데서 세련됨
Acting 중하 생각보다 컸던 소희분량, 전혀 몰입할 수 없었던 이병헌 연기
Sounds 중상 잔잔하고 고요하고 미스테리를 자극하는 OST
Cinematic quality 중 범작이지만 망작은 아님
Impression 중 아들에게 말못하고 화장실 오열
TU X / N X / E O / F O

왜 싱글라이더여야 할까, 널리 알려진 영단어도 아니여서 중장년층은 제목만봐선 진입장벽일테고, 그렇다고 썩 인상적인 제목도 아니고, 한국영화가 영어 음차해서까지 영제를 써야하나 의문. 영화를 보다보면 어느순간 제목을 지은 의도는 알아차리지만 그래도 차선은 없었나 아쉬움은 남아있다. 영화를 보기전에 영화가 어떤 이미지일 것이라고 떠올릴 수 없는 제목이라는게 단점이다.

영화의 만듬새는 생각보다 괜찮지만 한껏 오른 기대만큼은 아니다. 영화의 색감이나 톤, 호주의 이국적인 풍경도 볼만했고, 플롯의 구성도 무난했다. 연기로는 깔게 없다고 생각하는 이병헌이고 그가 ‘인생의 몇안되는 시나리오’, ‘[번지점프를 하다] 시나리오 봤을 때의 그 느낌’이라고 말했고 이병헌과 공효진이 노개런티로 출연해 더욱 화제가되었는데 오히려 이병헌이 복병이었다. 연기를 못했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싱글라이더]의 강재훈이 이병헌이어서 몰입하기 힘들었다.

강재훈은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잘나가는 증권사 지점장으로 번듯한 직장에 아내와 아들을 두고, 기러기 아빠로 살다가 사주의 모럴해저드로 돈을 맡긴 고객들에게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끼친 상황. 공교롭게도 바로 전작 [마스터]에서 금융사기로 크게 한탕할 설계를 짜던 진현필과는 정반대, 괜찮다는 사장의 말만 믿고 부실채권을 자기를 믿어줬던 고객에 팔았다가 쫄딱망한 사람들을 보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괴로워하면서 처자식이 있는 호주로 훌쩍 향한다. 그곳에서 만난 아내는 외간남자와 바람을 의심케 하고 있었고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는’ 속에 홀로 남겨진 강재헌이란 인물은 전작 [마스터]와 크게 상충되는 측면도 몰입에 장벽이었지만, 아내의 외도에 심적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아들사랑에 절절해하는 그를 보면서 그의 사생활을 몰랐으면 모를까 그게 진정성있는 연기일까 의구심을 계속 갖게 만들어 복받쳐서 얼굴일그러지게 표정을 짓는데도 동화되지 않았다. 도저히. 연기는 원래 지어서 내는 거지만 더더욱 가짜연기처럼 느껴졌으니. 차라리 역할을 아예 강재헌이 바람피는 역할이면 몰라도.

뭐, 어쨌든 이병헌이 말한 [번지점프를 하다]의 느낌을 어떤 부분에서 받았는 지는 알 것 같다. 굉장히 내면연기를 요하면서 시나리오 설정에 약간은 판타지적이고 일상적이지 않은 반전이 있다. 그치만 [번지점프를 하다]가 2000년 작이니까 무려 17년전 작품이다. 그 당시에 이 영화가 나왔다면 수작이었을지 모른다. 그치만 2017년에 그 반전은 더 이상 신선하지도 않고, 관객들은 여러번 학습해온 반전에 예상가능한 수준이었다. 난 처음 그가 집안에 들어가지 않았을 때부터 예상을 했다. 설마설마했다. 반전이 있다는 것만 알고 봤는데 혹시 결혼은 강재헌의 망상이고 사실은 결혼하지 않은 미혼모를 짝사랑하는게 아닐까 했는데... 오히려 반전을 보고나서 맥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영화라지만 양복입고 돌아다니고, 여기서부터 어디서 씻고 먹는지 모든게 생략된다. 한밤에 여자 도미토리에 데려다주고 침대에 들어눕는것도 돈도 안내고 왜저러나 했음. 여대생이랑 동양인이 드문 나라에서 못알아보고 아는척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 아는척은 아니더라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게, 게다가 계속 집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만 맴도는 것, 돈을 내는 장면이나 메모지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메모를 몸에 남기는것도 수상하다.

소희의 발연기는 정말 한숨이 나올 정도여서, 그가 이병헌의 소속사가 아니고서 저렇게 발연기의 신인이 넘버3에 있을수가 있을까 나올때마다 맥이 툭툭 끊겨서 [달콤한 인생]의 신민아만큼이나 정말 대형 오점이었다. [부산행]처럼 분량이나 적으면 몰라, 감정연기까지 할애해 주는데 짜증스러웠다. 크리스 역의 잭 캠밸이 표정도 풍부하고 안정된 저음 목소리, 공효진이랑 눈빛연기까지 아재지만 매력있는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이병헌이나 공효진이나 영어를 잘하면서도 한국어가 더 편하고 영어가 서투름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한국식 발음으로 끊어발음할 때 연기적 센스를 느꼈다. 절정에서 목을 조르려다 말고 억누르는 연기와 아들침대에서 행복을 빌면서 읊조리는데 다른 작품같았으면 역시나 이병헌의 연기찬양으로 이어졌겠지만 이번영화에서 만큼은 배역과 동떨어져서 계산된 비즈니스로만 보였다. 바로 연이어져서 새벽에 걷잡을 수 없이 얼굴 일그러뜨리면서 얼굴 시뻘개져서 우는데 그 슬픈 장면이 같잖게 느껴지니.... 몰입 완전실패.
노란머리 어디서 본 얼굴이다싶더니 [범죄의 여왕]에서 범생이 꼴통 덕구 백수장이었다ㅋㅋㅋ

근데 그림자 왜 안지웠을까... 시나리오는 치밀함이 떨어지고 영상도 세심함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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