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청연

2017. 10. 3. 03:25

마루님

영화/추천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 실존인물 모르고 보면 예측불가 전개
Direction 중상 제작비가 느껴지는 스케일 다양한 화면, 톤튀는 흑백과 묵음처리
Character 상 여주를 비롯해 여성캐릭터를 다루는법은 독보적
Acting 중 장진영 연기굿 일본어배드 유민 일본어굿 연기배드
Sounds 중 비가오는날엔이 모든 OST를 잠식함
Cinematic quality 중상 가상인물이었다면 괜찮은 상업작품. 전에까지 없었던 여성상 캐릭터와 구도
Impression 중상 "알고있지
分かってるでしょう
자기가 꿈을 이루면
あなたが夢が叶えれば
내 꿈도 이루어진다는거
私の夢も叶えるんだって事
같은 여자로서
同じ女として"
DV O / TU O / N X / F X / M X / E O

영화 주인공이 실존인물이 아니라 당시 여러 비행사들을 섞어만든 가공인물이었다면 이렇게 욕먹고 폭망하진 않았을텐데... 주인공과 이정희는 실존인물이지만 주변인은 싹다 가공인물인데다 결말빼곤 서사조차 영화적 허구였는데 하필 주인공이름까지 따온게 실책.
친일논쟁으로 마음이 편치 않아 선뜻 보기 망설였지만 여성원톱+장진영 조합으로 영화는 재밌다고 해서 봤는데 예상보다 훨씬 재밌었다. 당연히 실존인물을 배제하고 영화상 픽션으로서만 주인공 박경원을 언급하겠다.

마침 [심야식당2]에서 택시운전사랑 여자가 담배피우는 장면에서 한국이랑 미디어에서 소구하는 경향성이 다르다고 하자마자 바로 전복될줄은... 그당시에 택시도 택시지만 비행기도 조종하는 주인공에 일상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담배피우는 털털함. 여주를 비롯해 여성캐릭터를 다루는법은 자꾸자꾸 기존의 한국영화와 비교하게 만드는 특별한 영화.

어릴때부터 ㅇㅇ를 좋아하던 아이가 커서 전문가가되는 이야기는 흔한데 블록버스터급 여성원톱으로는 흔치 않다. 그때나 100년지난 지금이나 완전 남자만하는 직업으로 여겨질만큼 훈련강도가 빡센 조종사라니 얼마나 멋진가. 당시 여성이 배움에서 소외되던 시절에 학교다니게 해달라고 맞아가면서 꿈꾸고 일본까지와서 비행학교에 가기까지 지금도 쉽지 않은 도전인데 극중에서 택시 알바까지하면서 학비 충당해 나가며 꿈을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활기가 메이크업은 커녕 내내 까만피부표현을 했음에도 아름다웠다.

남존여비와 식민지 조선인 그리고 가난이란 삼중고를 뚫었는데 지금도 비행학교 다니려면 수천만원이 든다는데 4년 걸릴만하다. 또 락커룸에서 도쿠다랑 대화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남자세계에서 여자 몇명 입학했다고 락커룸을 따로 줄것 같지도 않고 여자화장실도 없었을텐데 생리할땐 또 어떻게했을지. 생리컵이 1930년대에 나왔는데 2016년에서야 한국에 상용화도 아니고 알음알음 직구로 나온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여성개척자들이 남성위주의 열악했을 환경과 신체적한계를 극복한게 대단하다.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비행기라면 안색부터 달라지고  권세와 재력이 있어보이는 남자가 결혼을 청하지만 결혼보다 자신의 꿈을 택한 주인공. 항상 여성주인공은 사랑을 위해 꿈과 현재의 지위를 희생하는 것만보다가 사랑보다 더 우선순위를 택하는 게 굉장히 신선했다. 기본적으로 멜로지향이긴하지만 사랑이 항상 인생의 목표로 정답은 아니라 생각하기에 여주가 멋졌다.

여주뿐 아니라 라이벌 기배도 기존 여성물과 다르게 나오는데 라이벌이면 백만개중에 99퍼는 연적이고 악인데 남자 하나두고 연적으로 싸우지도 악인으로 그리지도 않았다. 야망을 가로막고 등장한 낙하산인데 시합을하고 죽을뻔한 기배를 살려주면서 절친이되고, 여주를 추천해주고 응원해주는 동지가 되어주는 우정이 빛나는 전개는 기존작품과 전혀 다른 구도를 보여줘 영화만큼 진취적이었다. 나아가 이정희도 여주가 우상이었다고 잘보이려고 술도 마셨다는 설정이 여성의 인간관계와 행동을 사랑에만 국한시키지 않은점, 수양딸로서 후견인이사라져 여주를 탓하지만 결국 위기에 처한 급박한 상황에서는 도우려고 나서는 입체적인 캐릭변화가 흥미로웠다.

어울려다니던 무리중에 강세기가 여성분 옷이 왜이러냐고 나올땐나오고 개소리가 나오긴하는데 여주가 쥐어박으면 되니까. 강세기 실력이 불안하더니 눈앞에서 추락사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해 굉장히 충격이었다. 이를 계기로 각성해서 극한에 도전해 성취한 것도 플롯상으로 아주 극적으로 그려졌다.

비행대회 할때만해도 식민지시대를 지우고 자아실현에만 초점을 둔 영화겠구나 생각했다. 어렵게 자신의 입지를 개척해가는 주인공에 대해서만 강조됐기 때문에. 근데 남주 아버지가 관동대지진때 암매장하고 조선징병을 주창하는등 친일에 가담했다는 설정이 드러나면서 남주는 친일파 자식으로서 수혜는 입었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더니, 남주친구가 시벌건 대낮에 일본군부 소속 비행장에서 친일파와 유력인사 총살시키고 자폭하는 장면은 예상치 못한 놀랄만한 반전이었다.
뭐 그렇다고 남주가 독립운동을 한건 아니고 적색단 누명이 씌인데다 더이상 아버지뒷배가 없으니 속수무책으로 당하다가 여주 살리고 자신을 희생했는데 멜로에 입각해서는 마지막까지 여주의 꿈을 지지해준 숭고한 사랑이었다. 요즘 나오는 독립영화에선 고문장면 다 빼서 그런지 고문장면이 하드하게 느껴졌다.
극중에서도 여주가 위문비행 다닌다고 후원회를 열어도 조선인에 외면받는 장면이 나온다. 비행하는데 드는 비용이 9천엔 당시 집 몇채값이 애이름도 아니고 뭔 대의를 위해서도 아니고 단순 개인이 필요만 충족할뿐이니까. 주인공에 이입해서 보면 안타깝지만 객관적으로 당연한일.

"한지혁,기왕 기억하는거 조선이름이 낫지 않아요?"
군관학교에서 모자벗고 웃어주는데 강하늘이랑 완똑. 12년전인데 젊은게 최고다. 비행장에서 재회할때 배고프니 감자 베어물다가 눈 땡그랗게 뜨는 장진영이 귀여웠다. 감자가 입술에 묻은건 너무 일부러 한게 티나는데 그건 별로. 한지혁이랑 서로 존대하다 친해지면서 반존대반말반하는데 반말도 여주가 먼저함. 으슬으슬 춥다고 옷벗어주던 지혁이 심쿵하더니 바로 키스!
마지막 비행할때 침묻혀서 손올리는 공기흐름을 느끼는 방법하고 타던 그. 지혁을기리는 애틋한 장면이었다.

'센징'의원이라고 하질않나 '춍'이란 멸칭을 영화에서 직접 들으니 기분묘함. 보통 남주가 멋있게 때리며 참교육하는게 클리셰인데 어설프게 때리다 주변사람들이 말림ㅋㅋㅋ남주의 멋짐보다 현실적이라서 좋았음.

장진영과 김주혁 연기는 괜찮았는데 일본어가 원래는 조선인 설정이라 네이티브일 필요는 없지만 많이 힘들었다. 남주아빠가 관동대지진때 직접 가담한 설정인데 쥬고엔고짓센하면 아묻따 끌려갔을듯. 유민이 [어텐션 플리즈]에선 조연이어서 연기력을 평가할게 없었는데 주조연 비중을 맡아보니 목석같음. 특히 영웅만들자고 스기하라 외무수상 설득하던장면에서 표정연기나 몸짓 다 굳어있고 대사만 침. 급한일이라고 버럭하던 장면에서 진짜 연기력부족...

120억 투자한만큼 곳곳에 비행장, 기차역, 일본거리, 여러 비행기, 인파 그림을 채우는 엑스트라, 창공화면, 연회, 후원회 등 장소나 배경적으로 볼거리가 많고 스케일이 컸다. 비행기경주장면도 손에 땀을쥐게 긴박감 넘쳤다. 비슷하게 비행기소재와 사랑을 다룬  [진주만]도 떠오르고.

영화 말미엔 논란을 의식했는지 '당시 박경원이 민간인 최초의 여류 비행사이긴 했지만 그보다 앞서 중국군 소속으로 활약했던 권기옥, 해방 후 대한민국 최초의 여류비행사로 이름을 날린 김경오같은 훌륭한 비행사들도 다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아울러, 본 영화 속 인물이나 사건들은 영화적 필요에 의해 일부 각색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문구가 크레딧 전에 떴다.

1920년대 헤어는 지금은 없는 개화기 특유의 고전미가, 항공점퍼와 고글이란 투박한의상과 드레스의 화려함이 대비됐다. 클럽에서 춤추는데 그 당시 유행했던 재즈풍의 음악. 시대극의 향취가 한껏 느껴진다.

음악은 michael staudacher가 맡았는데 그럭저럭 괜찮았고 닫는곡 이승철의 비가오는 날엔도 처량한 결말에 어울렸다. 사운드는 대사가 잘 안들렸다. 특히 술먹는장면이 많은데 한지민이 누워자면서 주절주절하던장면은 작게 떠들어서 안들렸고 개울가에서 한지혁 부축하던 장면도 음량 최대로 올려도 잘 안들렸다. 여주가 뭐라하니 급토하는데 뭔지 궁금해 한 10번 돌리니 일본 비행기탄다니까 매국노라하고...란 중요한 대사였다. 한지혁은 아버지의 친일 행적에 대해 내적으론 갈등하고 있던 인물로 방금까지 오사카 신문사 기자친구랑 아버지 친일행적을 언급해서 친구는 니네아버지 욕하는거 아니라고하던차에 취한 상황에 겹쳐 매국노란 대사에 찔리는 의미일수도 있었다. 근데 정말이지 토하는장면 더러워서 원. 처음토한건 그렇다쳐도 두번째 쥐어짠 토가 더 극혐이었다.

주연 제외하고 대사있는 사람들 다 일본인이어서 실감났다. 나카무라 토오루는 [로스트 메모리즈]에이어 한국영화에 출연했는데 안정감있었고 교장 [박열]의 수상 야마모토 곤노효에랑 비슷하다 했더니 동일인 시바타 토시유키. 전당포 주인 [론도]에서 재벌회장 시가 코타로였음. 비행대회 사회자랑 조선인이라고 비웃던 동료는 다 일본인인줄 알았는데 재일교포인지 한국이름인데 영어로 표기됐다.  사회자는 최호진, 동료1 윤수민. 그 많은대사를 빠르게 소화해 오와라이쪽이라고 생각했던 최호진씨 구글링해보니까 링크는 동명이인인듯. 얼굴이 달랐다. 적은 대사 몇마디까지 한국인이라도 일본어 유창한 사람 뽑아서 완성도를 높였지만 주연의 일본어가 함정. 생도중에 중국인도 엄청 많았는데 중국로케도 했다고함.

역시 cg제작인력이 많았고 특이하게 크레딧에 매니저는 물론 장진영 코디,헤어,분장까지 나왔드라. 원래 시나리오는 윤종찬 감독과 공동각본가 이인화씨가 쓰고 번역한걸텐데 일본어 자막번역자 강민석씨를 또 따로뒀다. 걍 시나리오 그대로올리면 되는거 아닌가. 시나리오 번역가 누굴까 기다렸지만 sd밖에 지원하지 않는 화질구지로 몇번 훑었는데 못봄.

옥수수 화면 왼쪽에 줄이 쭉 가있어서 불량화소 깍두기가 세로줄로 톤이 튀는데 화면에 집중을 할 수가없었다. 900원 받아쳐먹고 영상화질도 sd뿐인데다 품질까지 하급이냐. 글자안보이는 크레딧 노양심.

-한지혁이랑 김상수 기자친구랑 오사카 상대 동기
-일본어 대사쓰신분이 なんですって를 너무 자주씀
-이정희가 학비, 생활비 다 끊겨서 일하던 요코하마 생선공장 [피와뼈]가 생각났다.
-조선을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널 우스운(?)게지만 니손으로 내 유해가 조선으로 옮겨지기 바란다. 대체 몇번을 들어도 못알아듣겠는 김주혁 발음
-마지막에 교신장면에서 원래 도쿠다가 기배한테 반말했는데 왜 존대자막한건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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