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언내추럴 Unnatural

2019. 10. 11. 19:37

마루님

Drama/꿀잼

법의학자라는 걸 처음 알게된건 [신의퀴즈]인데 태초에 [CSI]가 있었다. [싸인]도 재밌게봤고 이번 [언내추럴]도 성공이다. 확실히 스펙터클하고 흥미진진했던건 [싸인]이지만, 현사회의 고발과 공익을 자연스럽게 녹이며 멋짐을 잃지 않는 점이 자연스레 멋졌다.

일단 화려한 커리어우먼 드라마를 내려놓고 좀더 현실적으로 여성이 사회생활하면서 마주하는 여성멸시들을 꺼내놓은게 실제적이었다. 첫회부터 업무와 관계없는 옷타령, 남친이랑 결혼으로 부모소개 받는 자리에 일때문에 늦었는데 자기 혼자면 상관없었겠지만 이번만큼은 자기를 우선했어야 했다는 (전)남친.
중반에 검사가 남자선생님이 아니냐며 대놓고 면전에서 실망하는 티를 낸다든가, 증거를 토대로 반론하는데 젊은/여성 법의학자라고 깎아내리며 경력 오래된 늙은/남성 법의학자 데려와서 법정에서 증거력 싸움이 아니라 단순히 부검회수로 찍어누르려고 하는데서 장탄식. 게다가 언론까지 가세해 주인공을 위축시키게 만들었다. 여기서 주인공이 증거력으로 허를찔러 승리하는게 내가 예상한 클리셰였는데, 남선배를 등판시키고 자기는 남선배가 설득하기 꺼려하는 상대를 설득하는 것으로 서로 등가교환하는 변주를 넣었다. 남선배가 송장되면 여남 상관 없다고 여성혐오적 시선을 일갈했고 어쩌면 그게 현실적일 수 있지만 자기손으로 칼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못내 아쉬웠다.
또 미팅에서 만난 남자한테 약물가ㅇ가ㄴ 당할뻔한 약물전문검사관이 되려 약물전문가로 살해용의자로 지목된거는 어떻게보면 경찰입장에선 그럴싸한 손쉬운 추리긴하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시체를 공개하고 부검의와 대결하는 에피소드는 심의없이 선정성으로 자극적인 컨텐츠에 시청자들이 몰려드는 세태를 반영했다. 다만 용의자가 범죄현장을 인터넷 생중계하고 있는데도 그런거 하나하나 출동하면 일 못한다며 시체맞는지 확인할때까지 출동 안한다는 경찰 크라스. 생중계하는 당사자가 누군지 특정됐고 뭐 어디 외딴곳에 간것도 아닌데 반나절 넘게 수수방관하며 찾으러 가보지도 않음. 뭐 어느정도는 40여분 극을 이끌어갈 분량을 위해서라지만 답답.

첫회랑 백수남편 살인사건에서 공식적 발표를 뒤집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첫회에선 메르스 최초 감염자가 외국이 아닌 병원에서 감염된 피해자인것과, 검사측 증언을 위해 출두했다가 증거보고 범인가능성이 낮은 증거가 보여 증언 철회한것. 특히 첫회는 연구소장이 기자회견까지 한 마당에 이를 뒤집는게 녹록치 않은일인데 드라마는 거침없었다.
26명 살인사건 범인은 확실한데 증거가 없어서 위증을 요구받고 고민하는건 현실적이었지만 재판장에서 용의자를 자극하자 폭주하며 인정하는거 좀 오바지만 알파벳순으로 범행방법을 구사한 희대의 살인마란 퍼즐은 소름돋음.
시청률은 그럭저럭 준수한편이고 작품성면에서 의미있는 화두를 던져 일본드라마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마지막화에서 계속된단 암시가 있어 다음시즌이나 스페셜이 기대된다.

남선배와 남후배 두 개의 러브라인이 은근히 그려졌는데, 나는 당연히 로쿠로파. 나카도는 지랄맞은 성격과 불손한 언행으로 동료한테 고소당할만큼 안하무인이다가 꼭 이런 거지발싸개 같은 혐인성에다가 전애인 잊지못하고 사인을 풀기위해 닥치는대로 부검하느라 UDI에남아야 한다는 세기의 사랑 서사를 집어넣더라 ㅡㅡ 그리고 お前라고 했다가 주인공이 너??라고 되물으니까 미스미라고 정정하거나, 명령조로 말하다가 명령이냐고 물으니 협조해달라고 꼬리빼면서 점점 융화돼가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마지막회에도 '개똥같은' 말버릇 튀어나온거보면 사람은 역시 쉽게 변하지 않음.
아라타는 [핑퐁]때 깔끔하고 유약한 미소년 느낌이 강해서 [기적]보고 빼박 중년임을 실감했지만, 이렇게 뒤룩뒤룩 살찌고 헝크러진 머리 보고 아라타 아닌줄 알았다. 연기톤은 [기적]때보고 많이 달라진거는 느꼈는데 본격적으로 보니 이거 완전 아베 히로시 연기톤 빼다 박음. [아직도 결혼 못한 남자] 첫회보고 보니 완전 연기가 모사도 아니고 남의 연기톤을...

로쿠로는 처음부터 고백만 안했지 적극적이었다. 일찍이 이름으로 부르고 싶다고 당돌하게 말할때부터 고놈참... 냉동트럭에 갇혔을때 손이 어니까 호호 불어주고... 부친도 병원장이니 집안도 빵빵하고. 다만 음흉하게 주간지 잠입취재로 UDI 들어왔다는 겸업을 연구소장보다는 스스로 밝혔더라면 좋았을텐데 끝까지 입다물다가 막판에서야 인정한게 믿을만한 사람인가 싶음. 그리고 미스미네 가족 동반자살사건 너무 후벼파는것도 탐탁치 않았음. 인정하고 퇴사하고 재입사하며 막을 내렸지만 얘도 나카도랑 손잡고 다음시즌에서 물갈이 된대도 노상관.
쿠보타는 일본에서 연기파 이미지인데 연기도 보통이여서 기획사 이미지와 괴리감을 느끼는 한편, [N을 위하여] 때는 잘봤으면서 동일인물인데 왜 [언내추럴]에선 발연기도 아니고 남캐릭터 중에 나카도 보다 쿠베가 호감인데도 정이 안갈까. 거참... 희한하네

이시하라 사토미가 예쁘게 나오기 보단 작품성에 동화되는 느낌이라 좋았다.

효과음이나, OST쓰는게 2000년대 초반에 멈춰있는듯해서 연도를 확인했다. 그리고 닫는곡이 그 유명한 요네즈 켄시의 lemon. 법의학자들이 레몬으로 시체의 냄새를 없앤다고 한다. 커버곡을 먼저 들어서 첫사랑에 실패한 화자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법의학 드라마라 죽은사람이 등장하고 첫소절에 '꿈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니 산사람이 죽은사람 그리워하는 거 같이, [언내추럴]에선 나카도 입장에서 그려지는 절절한 사랑이야기였다.

UDI란 unnatural death investigation의 약자
UDI라보라고 하는데 자막으로도 라보라고 해서 실크라보는 알아도 연구실 이름인가 했는데 laboratory를 일본식으로 독음한 앞 두글자를 딴거. 차라리 번역을 UDI연구소나 랩이라고 했으면 바로 알아차렸을텐데.

7K를 7D로 의역한건 좋았다. 원래는 3D(dirty, difficult, dangerous)처럼 일본말에서 3K가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데
汚い더러움・キツイ힘듬・危険위험・臭い냄새・給料安い저연봉・気持ち悪い징그러움・嫌い싫음(じゃない *드라마에서는 싫지 않다고 웃고 넘김)

ミコト「中堂さんの解剖実績3,000件と私の実績を合わせれば4500件もの知識になります。協力すれば無敵だと思いませんか?」
나카도 씨의 부검실적 3천건과 저의 실적 합치면 4천5백건의 지식이 됩니다. 협조하면 무적이란 생각 안하세요?
中堂「敵はなんだ?」
적은 뭔데?
ミコト 「不条理な死」
부조리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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