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는 세상 정지오 VS 연애의 발견 남하진

2022. 3. 21. 17:25

마루님

Drama/완주

갑자기, 남하진이 생각났다. 누군가는 인생드라마라고 꼽기도하는데 볼 당시에는 메인 캐릭터들이 어느부분에선 나쁘고 어떤부분은 좋고 제각각 똥차인 구석이 있어서 누구하나 몰입하기도 힘들었고 나로선 드물게 16부작 완주했던 한드지만 그렇게 재밌다!라는 인상은 없었다. 그렇게 잊었다.

웨이브에서 요즘 옛날 드라마 보고 있는데 [그들이 사는 세상]을 다시 보면서 잘나지만 성격으로 모난남주 말고 평범하고 의리있고 인간미 넘치는 남주에 열등감까지 그대로 표출한 정지오를 보면서 문득 [연애의 발견] 남하진이 생각났다. 회사에서 만났다면 의지가 되는 동료는 정지오지만 남자로 만났을 때 좋은 남자는 생각할수록 곱씹을수록 남하진이다. 옛날에 방영후에 몰아봤었는데 문정혁의 호감도가 더 높았고 그당시에는 강태하도 한여름의 입장을 생각하는 면이나 예전보다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줘 좋은점도 있긴 있다고 생각했었으나 다시보면서 강태하 분량 통째로 스킵하게됨.

한 번 깨진 그릇은 다시 붙이기 힘들고 강태하와는 내 밑바닥을 보여줬으니 또 감정적으로 바닥치고 얼마든지 다시 그럴 사이다. 그걸 한여름은 ‘나답다’라고 생각하고 남하진과는 바닥쳐본 적이 없으니 ‘나 다울수 없는 상대’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그건 상대가 소중하기 때문에 밑바닥까지 치고싶지 않은 것이다. 세상살면서 밑바닥 친 모습은 가족이라고 해도 자주 보여서는 안되는 최악의 순간인데 가끔 그걸 진실된 자기 본모습으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사람이 자신의 바닥을 보이는게 처음엔 어려워도 두 번은 쉽다. 그런 바닥친 모습을 여러번 그리고 일상화되면 사랑과 행복을 느끼는 게 아니라 피폐해진다.

드라마에서 강태하와 연결시켜주기 위해 하진과의 현연애를 부정해야 하니까 그건 진짜가 아니라는 식으로 묘사하는데 그게 진정한 사랑의 한 형태 부정해버린 꼴이 되어 별로 내키지 않았다. 여름이 하진에게 돌아가는 가상결말을 옛날엔 한여름이 양심도 없는 나쁜애로 경악했었다. 나는 매우 칼같아서 저렇게 돌아온대도 받아주지도 않았을거지만, 사람들의 삶이 드라마가 아니듯이 각자의 생각은 각기 다 다르고 의외로 연적과의 싸움에서 결국 나에게 오면 나의 승리라고 생각하거나, 잊을 수 없는 전연인의 생일을 챙겨주고 싶어하거나, 바람피우고 헤어진 전연인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다시보면서 남하진이 여전히 한여름을 좋아하는 한 그게 남하진파를 위한 서비스 결말로 생각하기로 하고 거기서 끝냄ㅋㅋㅋ

솔직히 남하진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 한여름에게 알면서 져주고, 알아도 내색않고, 기꺼이 속아주고 있었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은 인생에서 만나기 쉽지 않다. 나라면 솔까 생일날부터 거짓말에 거짓말에 거짓말에 사실 뭘했는지와 관계없이 정떨어져서 헤어질각이었다. 남하진은 한여름을 놓아주면서 자기는 헤어질 수 없는 사람이고 여름이는 그걸 기다려줬다고 말하는데, 글쎄 그건 남하진의 사랑방법이었지, 헤어질 수 없었는데 헤어지고 싶은 사람은 태하-여름을 이어주기 위한 변명이라고 밖엔 설명할 수 없다. 단지 헤어질 수 없는 사람은 상대를 무심하게 방치하고 이별을 통보하지 않을 뿐 이별을 원하고 관계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남하진이 말하지 않았던 입양아라는 사실과 아림과는 입양기회를 가로챘다는 죄책감. 남하진은 동정이상의 감정으로 아림을 대하지 않았고 뒤늦게 밝혔다하더라도 문제되지 않는다. 한여름은 아버지 돌아가신걸 줄곧 회피하며 얘기하지 않았었고 짐작으로써 넌지시 얘기할 기회를 만들다가도 남하진은 지금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배려했다. 자신도 그런 성품의 사람이기 때문에 그정도는 이해가능한 범주다.

정지오나 한여름이나 잘나가는 상대에게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말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고 정지오는 교수부모 밑에서 자라온 주준영을, 입양된 남하진은 일반적인 가정에서자란 한여름을 어려움 없이 평탄하게 자랐을거라 생각하며 벽을 쌓는데 연인관계에서 상대의 가정환경에 미묘한 열등의식을 가진다는 설정이 이해가지 않았다. 그런사람이야 물론 어딘가 있을테지만 친구도 경쟁자도 아닌 장차 미래를 꿈꾸는 배우자될 사이라면 더더욱. 인생 쉽게사는 거 같아도 저마다의 애로사항은 있는거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오만과 편견은 극을 전개하면서 해소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화
남하진 한여름 내 이야기 잘 들어.
네가 하루종일 공방에서 일하다가 집에 돌아왔는데 말이 잘 통하고 엄청 친한 친구가 기다리고있어. 좋겠지?

그런데 이친구가 막차시간이 되어도 안가. 밤새워 놀아도 돼. 한방에서 껴안고 잠을 자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어. 그게 당연하다 생각해.
날마다 같은 집에서 잠을 자고 어딜가도 같이 가.
그렇게 꼭 둘이 붙어 다녀도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부러워 해.
난 그게 결혼이라고 생각해


8화
한여름 말을 안 해서 모르는 남자는 말을 해줘도 몰라.
-

남하진 알아도 속고, 몰라도 속고, 이길 수 있어도 져 주고, 찜찜해도 그냥 넘어가고. 나 이때까지 그랬어 여름이한테.
난 여름이가 웃는 게 좋으니까... 싸우고 밀고 당기는 것보다... 오늘 잘 웃으면서 잘 지내는 게 더 중요하니까...

10화
남하진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손해를 봐도 좋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시작이야. 손해를 보는 게 하나도 아깝지 않을 때, 계산기 자체가 두드려지지 않을 때, 속이는 걸 알면서도 속아주고 싶을 때.

11화
강태하 여름이는 더 많이 좋아하는 쪽이 약자라고 말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해요.
연애가 끝나봐야 누가 강자인지 약자인지 알 수 있거든요.
그때는 더 많이 좋아했던 쪽이 강자예요. 미련이 없으니까.
나처럼 사랑을 받기만 했던 사람은 후회와 미련이 남잖아요. 그렇게 되면 평생 그 사람을 잊을 수가 없게 되는 거거든요.
강자는요. 좋아할 수 있는 만큼 좋아해 보고 해 볼만큼 다 해 본 사람이 강자예요. 여름이 같은...

12화
남하진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해, 너랑 내 관계
내가 더 좋아하니까.

싸우고 싶을때도 있고,
도대체 너는 왜 그러냐고
따지고 싶을 때도 있는데
왜 참고 넘어가는 줄 알아?

내가 져주지 않으면 헤어지게 될 것 같으니까.
그래서 나는 언제나 져줄 수 밖에 없어.

내가 참지 않으면 끝장이 나고 말테니까.

15화
남하진 너는 그날.. 바닥이라고 했는데.. 나 바닥 안무서워해 여름아.
너랑 앞으로 살아갈 시간들을 생각해보니까 별로 안무섭더라구
그래, 지금 우리 바닥인 거 맞고 나도 너 이해하기 어려운거 맞는데
지금이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날 중에 최악이라고 생각하니까... 난 지금도 견딜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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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은 2008년이라 2014년작인 연애의 발견과 고작 6년차이이고 2022년 현재와 2014년 연애의 발견은 8년이나 차이가 나는데도 생활상이 크게 다르지 않은 반면, 2008-2014년은 시대체감이 확 났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피쳐폰에 폴더폰에 140 단문문자였던 문자시절, 그나마 도어락 정도 비슷했다. 드라마 현장에서 케익구하느라 스탭들이 나가서 케익구했다는 대사가 있는데 요즘이면 배달앱으로 시키면 되는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ㅋㅋㅋ 제작진이 sns에 밝진않아 싸이월드는 등장하지 않았다. [연애의 발견]에서는 이미 스마트폰세대라 톡은 아니었지만 지금과 크게 다를바 없었고, 주준영과 정지오는 정직하게 청소기 미는데 강태하가 그시절에 로봇청소기 쓰더란. 게다가 스마트워치로 전화받고 비록 ppl이긴 하지만 요즘 생활상이랑 다를게 없다. 다만 여기도 sns는 잘 다루지 못해서 등장하진 않았는데 2014년기준으로도 인스타가 여전히 핫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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