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간중독
2014. 5. 30. 17:22
마루님
영화/팝콘
인간중독
본글은 치명적인 누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생각보다 짜임새 있다. 문제는 연기력. 송승헌은 데뷔 몇년차인데 깊이가 없다. 스크린에서까지 멋진척이라니 화보찍으러 왔나. 그러니까 영화가 그냥 같잖다. 내면연기가 안되니 절절함에 옥죄는 대사를 치는데도 안 와닿고 그의 연기력의 한계를 재확인했다. 게다가 운명적 사랑이 불륜이니 대중적 공감은 요원하기만하다. 설상가상으로 김대장이 빠져든 종가흔은 김진평을 불륜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게하는 순수하지만 치명적인 여잔데 발연기도 치명적인게 함정. 발연기끼리 천년의 사랑을 연기하는 모습에 동화되기는 커녕 심드렁한 표정으로 실소가 나왔다. 홍보대로 파격멜로는 맞다. 근데 서사속에 러브씬이 있어서 하는건데 발연기로 몰입이 안돼 붕뜬느낌. 결코 벗기위한 영화가 아닌데도. 결말에 슬퍼야되는데 불륜에 팍에 문신박아놓고 죽은게 영 꼴값으로밖에 안보였다.
주목할만한건 인간중독된 불륜커플보다 인간군상에 관한 고찰적 시선이었다. 사위를 끌어주는 직장상사이자 장인어른, 시기하는 동료 내지 경쟁자. 사바사바에 도가튼 경우진, 남편 출세시키려 내조에 매진하는 이숙진. 특히 김진평이 좌천되자 간쓸개 빼줄것같이 굴던 경우진이 인간관계가 문제니 뭐니 경칭생략하며 품평할때 워낙 현실적이라 눈길을 끌었다. 군인세계 틀유의 서열관계 그리고 상명하복 출세를 향한 남자들의 처세와 남편 서열에 종속된 부인 서열, 물밑 내조가 판치는 특수한 세계의 교집합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는데 심리묘사가 매우 발군이다.
이숙진은 높은직위의 아내로 서열이 높지만 새로들어온 가흔에 먼저 친해지자고 손을 내밀만큼 권위를 내세워 쥐락펴락하는걸 즐기지 않았다. 군인 파티에 장관과 가흔의 블루스로 난리가 났을때도 그녀는 가흔을 두둔할 정도로 엘리트 장군의 딸다운 숙녀. 그러나 최중령 부인이 애 못가져서 동병상련이냐고 도발하자 정색하고 김치로 본보기를 따끔하게 보여주며 기를 꺾는 장면이야말로 백미였다. 그런 그녀의 연기가 저런 작은역에 소비된다는게 아까울정도. 전혜진의 여왕벌 연기도 아주 흥미로웠다.
온주완 캐릭터는 현실에 있을법한 처세에 능한 남캐였는데 부산출신인데 표준어 잘쓰다가 엄마랑 친동생같은 아내에겐 사투리 쓰는 설정. 지방인의 언어생활 그대로였다. 온주완의 사투리 연기가 워낙 출중해서 보니 고향이 부산이라고. 제옷을 입은듯 잘 소화했다. 그밖에 박혁권의 중령도 이승준의 의사도 잘어울렸는데 심지어 엄태구도 잘했는데 주연 연기가 말아먹음.
연출이 색감이나 미술쪽에 일가견이 있는듯? 여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힜는 푸른 나뭇잎가지나 들판 눈을 정화시키는 풍광샷이 많았고, 빗속에 정사신은 왠지 [비밀애]가 생각났음. 세트며 소품들이 레트로 풍인데 아기자기 잘꾸며놓고 색감도 좋고 부인들 패션도 70년대 잡지에 볼법한 패션감각을 재현시켜 미술적으로 볼거리가 풍부했다. 보통 영화계가 스타일리쉬를 표방했던 시대는 일제강점기 1930-40 모더니즘 시댄데 70년대도 스타일리쉬할 수 있단걸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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