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 시네마 천국 Nuovo Cinema Paradiso

2016. 9. 7. 11:16

마루님

영화/팝콘


일반판 감상이며 누설을 포함합니다.

영화는 현실과 또 다른, 그럴싸한 가상 세계관을 보여준다. 영화라는 매체는 주인공 토토의 삶이자 성공의 수단이고 배경으로 등장한다.
영화를 쫓아 뛰어든 영사실의 할아버지 알프레도와 나이를 뛰어넘은 우정을 보여주고, 영사기술 전수는 물론, 엘레나와 잘되라고 신부님한테 연기도 해주고, 인생의 조언까지 해주는 친구이자 멘토이자 아빠였다. 사실 그런 사람 하나만 만나도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마지막까지 오지 말아야한다는 알프레도의 고집은 인간애를 초월한 아가페적인 사랑이 아닐까.
어린 토토였을 때 천덕꾸러기 취급받으며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애들 때리는 모습을 보며, 전쟁의 위헙이 있는 시대에선 여성이나 아동인권이 취약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창 학업에 전념해야할 시기에 니가 필요하니 학업에 소홀할 걸 알면서도 영사실에 나오고. 알프레도는 지금은 니가 필요하니까 시키는 거지만 한 때라고 충고한다. 인생의 진로를 정하는 시기를 어떻게 쓰느냐가 평생을 결정하기 때문에 진지하게 토토의 미래를 걱정하는 알프레도에 이입이 많이 됐다.
어린 토토에서 청년 토토로 바뀌었을때 화면 전환도 인상적이다. 청년 토토가 핵잘생겨서 볼맛 났다. 엘레나랑도 첫사랑이어서-침대옆의 여자가 엘레나 같진 않아서-이루어지지 않았고, 영화에 미쳤다고 꾸지람을 주던 어머니나 극장사장도 옛날과는 다르게 감독으로 입신양명한 그를 자랑스러워한다. 심지어 야반도주하다시피 제대로 말도 없이 30년간 아무말도 없던 아들인데도 결과적으로 잘되니 잘됐다고. 만약 토토가 영화 나부랭이하다가 영화 족족망하고 빚쟁이가 되어 귀환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칼질당하던 키스신을 감상하며 눈물짓는것으로 끝을 맺는데, 단순히 애정씬 편집본에 불과한데도 묘하게 희로애락이 느껴지는듯했다.

ost는 메인테마곡은 영화정보프로그램에서 아마 아직도 사용하는 곡이라 지겨울정도로 익숙한 곡이었고, 러브테마는 듣는것만으로도 울컥하는 맛이있었는데 당시 ost는 딱 몇개곡으로 돌려쓴건지 같은 곡을 너무 반복해 질리는 감이 있었다.

영화는 빨갱이나 참전 등의 시대상도 녹였는데 시대를 드러내는게 명작의 한 요소인 거 같기도.

당시 영화관람문화에 대해 시대상을 엿볼수있었다. 좌석번호 없이 선착순, 서서도 보고, 먹으면서 보고, 같이 야유도 하고, 애기한테 젖물리면서도 보고. 특히 키스신 나온다고 저질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첫키스신 찍은 배우가 이혼당했다는 얘길 들은바 있어서 수위에 관해 진통의 과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영화관에서 애정행각이나, 여러본 관객이 쩌렁쩌렁하게 대사를 미리 읊는 민폐를 끼치는데, 요즘들어 민폐 논란이 불붙고 하던 것에 비하면 훨씬 심했다. '내 관람을 방해하지 마!'보단 '같이보자'란 느낌.
극장주가 필름 배급에 전전긍긍하거나 안팔리는영화를 내리는 것도, 결국 TV와 비디오의 보급으로 극장이 망한 과정도 한국에서도 같은 흥망을 겪었다. 70년대부터 생존의 기로에 서있었다.  1차 개봉관에서 상영한 후에 영화를 내리면, 좀더 규모가 작은 군소 영화관에서 재개봉관에 거는 상영방식이 존재했다.

" 대전 시내 개봉극장인 신도극장(대표 김기양) 중앙극장(대표 최준영)은 극장 입장료를 현재의 백오십원에서 67%내린 오십원씩으로, 재개봉 극장인 자유극장은 칠십원에서 이십원으로 내리겠다고 대전시에 신고했다. 텔레비존이 널리 보급되면서 올해 들어 관객이 크게 줄어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인하 이유 밝혀. 시 관계자는 시내 17개 극장이 모두 운영난을 격고 있어 현재상영중인 프로가 끝나면 일제히 내릴 움직이라고 밝혔다."(1972년 6월 3일자 동아일보 기사)

90년대 부터 데이트와 문화생활로써 극장을 다시 찾기 시작했지만, 2000년대부터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 공세에 지방 극장들은 밀려나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2016년 7월 31일 유일하게 명맥을 이어오던 대전 아카데미극장 폐관을 기사 검색하다 알게됐다. 영화는 슬픈데 현실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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