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내새끼 - 분노폭발아이

2020. 11. 15. 00:10

마루님

예능

진짜 할말을 잃었다. 부모가 애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주인공은 완벽주의자다. 집에서는 분노 폭발인데 학교에서는 잘하는 아이가 누울자리 보고 뻗는 애라서가 아니라 매사 '잘'하고 싶은거다. 참고로 누울자리 보고 뻗을수 있는 가정도 아니었고 가정내 분위기는 매우 냉정하다. 아이는 자기뜻을 관철시키려 생떼를 부리는 유형과는 다르다. 감정의 좌절에 몸부림 치는 것이다. 한글자를 완벽하게 쓰고싶어서 50번을 지우고 다시쓸 정도로 세심한 완벽주의자를 둘러싼 가정의 세계는 직선적이고 냉혹했다.

기관에서의 학대경험은 물론 트라우마를 남길수 있지만 그게 결정적이지 않고, 자해를 할정도로 과격함을 증폭시킨건 가정내 논리가 극단적이다. 애는 책읽기에서 처음부터 목차 3개쯤하려고 했고 엄마가 목차 8개 불러서 화내기 시작. 애초에 소화를 못한다고 싫다했으면 애뜻을 존중하든가 주인공이 드러눕고 난리치자 첫째가 4개씩 4일로 중재안을 냈을때 못이기는척 넘길줄도 알아야 한다. 일관성은 원칙에 대한 일관성을 지키는거지 부모가 정한 분량에 애가 못따라온다고 강요해서는 안된다. 설사 애가 8개를 정했더라도 소화능력을 보고 부모가 조절을 해주는게 부모의 역할이다.
'8개씩하면 너무 빨리 읽잖아'=대충해서 싫다는 뜻인데 애가 왜 화났는지 살피지 않고 싫어? 하지마. 싫어? 집어쳐. 모아니면 도다. 형이랑 미니카 조종으로 싸웠을때도 리모컨이 주파수 겹쳐서 그런지 자초지종을 파악하고 다른방에서 하거나 시간을 정해주는 중재안을 주는게 아니라, 니들 싸워?-미니카 내놔-싸워서 버렸어. 흐름이 극단적이다.
대망의 종이컵탑. 뭐 첫째가 쓰러뜨린걸로 오해받을까봐 다 무너뜨렸다고 해명했지만 패널들이 놀란만큼 나도 충격이었고 솔직히 첫째가 실수로 쓰러뜨린게 맞아도 엄마가 실수했다고 감싸주고 그부분만 다시 쌓으면 되는데 엄마가 실수했다고 애들에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갑자기 탑 다 무너뜨려놓고 사과없이 원래 무너지고 다시 쌓는거라고 자기한테만 관대한 얘기. 그러려면 막내가 처음 무너뜨렸을때는 왜 그런 격려를 안했을까? 너무 아쉬움투성이. 그리고 전체를 다 무너뜨린건 중간의 과정을 응원하고 독려하는 분위기 없이, 할기미가 의욕적이지 않으면 또는 부모가 시킨 양에 애가 못따라온다 하소연하면 때려치라고 '모아니면도'인 가정내 행동양식이라서 생각의 발로는 바로 가닥이 잡혔다. 도미노나 저런탑은 함께하면서 협동심과 무너져도 다시 세우는 인내와 실패를 딛고 다시 성취를 익히는게 과업인데 여기 무너졌어? 에라 다 밀고 다시하자가 무슨 의미일지 생각해보자. 다시 세울 용기는 생각보다 얻기 어려운 가치다. 부모가 아이의 창작물에 도움은 줄지언정 파괴할 권리는 없다. 다시할거면 적어도 무너뜨린부분 엄마가 다 쌓고 불러야함.

엄마의 대화법은 매우 고차원적이라 아이수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아이들이 어떤 그릇된 행동을 하고 있을때 "너 계속 그행동해(=그행동 하지마)"는 어른들에게나 통하는 속뜻과 겉뜻이 반대인 반어법이다. 그정도를 이해하려면 빨라도 중학생 보통 고등학생은 되어야 이해한다. 반어법은 자기속내를 타인이 몇번이나 풀어읽어야하고 맥락을 읽어야하기 때문에 저나이에는 못알아듣는게 당연하고, 교육에 있어서는 오해없이 지도할수 있도록 속뜻 그대로 말해야한다. 엄마가 문닫으면서 한다는 말이 "치고박고 싸우게 냅두지 그랬어(=싸우지 말지)" 반어법도 반어법이지만 아빠가 훈육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첨언이었다. 그리고 감정을 어루만져주기에 서투른 부분이 애가 "말이 충격적인게 아니라 뜻이 충격적이잖아. 나 죽으라는 거잖아"하고 애가 오열하면서 오해를 하는 상황에서 나 죽으라고 한적 없다고 반박하는게 상황을 어떻게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걸 잘 모르는거 같아서 안타까웠다. 그 때 "아니야. 엄마는 우리 아들을 사랑해. ~~한 의미였어"라고 했다면 바로 진화됐을텐데. 그리고 혼낼때는 거실에 있던 첫째까지 같이 혼내라던 엄마가 둘째가 서러워 오열하니 풀어주고 안아줬는데 같이 혼나고 같은말 들은 첫째는 아무것도 안해줘서 아쉬웠다. 사랑 어루만져줄땐 팍팍 모자람없이 해줘야함.

그런분위기에서 잘풀어나가려 노력하는 첫째와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셋째도 잘커줘서 고맙다 사랑한다 사랑표현을 해줘야한다. 아 물론 주인공도. 단둘이 있을때 더더많이 애정표현을 해주고, 싸움이 났을때 어떤방법이 모두의 복리를 인정하는 방법일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첫째조차 둘째의 극단적인 폭발행동에 영향을 받고있는데 이성으로 누르고 있는걸 잊으면 안된다. 가정내 논리와 분위기를 바꾸지 않으면 첫째도 셋째도 그렇게 될수 있다. 지친내색 대신 네덕분에 힘이난다고 표정관리부터 하면서 아이들이 보내는 신호를 절대 놓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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