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디 아더스 The Others

2017. 3. 27. 20:34

마루님

영화/추천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상 헐리웃에서도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반전 수작
Direction 중상 스산한 저택 서스펜스가 쪼아주는 맛
Character 중 의뭉한 캐릭터들 중에 유일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그레이스
Acting 중상 니콜 키드먼이 알파와 오메가를 쥔 그레이스를 영리하게 해냄
Sounds 중
Cinematic quality 중상 반전영화사에 획을 이음
Impression 상 빅터네 등장하는 장면
Black people X
Asian X
Equal relationship translated X

반전으로 유명한 영화라는게 알려지면 오프닝 시퀀스부터 반전이 뭘까 몰두하기 때문에 오히려 김새는 감이 있다. 역시나 반전은 내 머릿속에서 나왔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수작이었다. 반전이 주는 카타르시스 하나만 목매지 않았고 꾸준히 그리고 충분히 서스펜스를 쌓아왔기 때문에 보는 내내 긴장감이 넘쳤다.

그리고 한정된 공간안에서 인물들의 몸짓과 표정은 더욱 집중되기 마련인데 모든 구심점이 되는 니콜 키드먼의 연기력이 출중했다. 신경질적이고 과민한 자신의 남편에겐 갈구하는것이 많은 그레이스 스튜어드를 잘 그려냈다.

the others는 우리와 구분짓는 타인을 의미하는데 극중의 구도는 그레이스 스튜어드를 구심점으로 인물관계의 축이 나뉘어진다. 그레이스 딸이 엄마가 미쳤다고 말한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레이스는 미친사람VS정상인으로 the others는 그레이스 이외의 모든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또 그레이스 가족VS밀스네 3인방 주인가족과 하인이란 계급으로 자기와 타자를 나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레이스 저택사람VS귀신으로 the others는 그레이스의 자식남매를 괴롭히는 빅터외 귀신으로 여러 구도로 인물관계를 복합적으로 얽혀 놓음으로써 다양한 인물관계를 예상하는 시도하는 가능성을 키우고 자칫 극이 단순해서 정적으로 흐르지 않게하는데 유효했다.

여러가지 함정중에 엄마가 미쳤거나 아니면 스튜어트 일가가 저세상 사람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장 강했다. 그도 그럴게 찰스 스튜어트가 전쟁에서 복귀하고 만나는 장면에서 그 뿌연 연기 속에서 만나는 것 부터가 이세상은 아님을 암시했다. 보통 꿈속장면이나 상상에서 스모그를 잔뜩 뿌려 몽환적으로 연출하니까. 찰스는 그 먼곳에서 돌아왔는데 영혼이 하나도 없고, 힘들어서 그렇다지만 잠만자다가 지금 그레이스가 저택에 살면서 당면한 것들에 대해 아무것도 귀담아 들어주지 않고, 해결해주지도 않고 말도없이 떠나가는 장면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뭐 원한 풀고 목적의식이 뚜렷한건 한국귀신이나 그렇지, 다른나라 귀신들은 안그렇더라능.

계속 그레이스가 하인들을 의심이 커지면서, 그동안 궁금하게 계속 감춰왔던 비석을 보여줄 때가 왔다고 못참겠다는듯이 박차고 나올 때 나는 그레이스가 귀신인걸 알려주려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다름아닌 하인들이 귀신이었을 때 그게 나한텐 더 재밌었다. 그 전에 그림자를 유심히 봤는데 하인들 그림자가 나왔기 때문에 당연히 살아있는줄 알았다. 그럼 그레이스는 실제하고 미친건지, 그렇다고 하기엔 그레이스도 여전히 죽었다는 의심을 버리기엔 찝찝한 구석들이 너무 많았다. 산사람이랑 죽은 사람이랑 같이 살아야 한다는 대사로 함정을 제대로 파두어 관객을 잘도 교란시켰고, 나도 자연스럽게 속아주었다. 그레이스가 느꼈을 공포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서스펜스가 호러로 넘어갈 지점쯤에서 뜬금없이 영매사와 빅터네가 등장했을 때 그런식으로 반전시킬 줄 몰랐다.

보면서 죽어있을거란 예상은 하더라도, 빅터가 산사람으로는 예상을 못했고, 예상했다하더라도 갑작스럽게 영매사를 껴서 귀신이 산사람과 접신하는 장면으로 정체를 터트리는 솜씨가 기가 막혔다. 씨실과 날실을 촘촘하게 교차시킨 와중에 눈에 띄는 곳에 포인트 자수까지 박아 완벽한 작품을 짜낸 느낌. 정말이지 잘짜여진 시나리오의 쾌감은 언제나 뒤통수가 저릿할수록 가슴속이 짜릿하다.

솔직히 첫장면부터 결말이 뭔지 너무 궁금해  보면서도 결말검색을 하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했다. 확실히 잘만든 영화는 결말을 다 보고나서 또보고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내공이 있다. 어디가 함정이었는지 그걸 알면서 배우들은 어떻게 연기하는지 결정적인 순간에 연출은 힘을 어떻게 줬는지 하나하나 곱씹어볼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2003년 [장화홍련]이 나왔고, 수작이었는데 그 전에 [디 아더스]에 영향을 받은거 같다. 그래서 니콜 키드먼 역에 염정아도 떠올랐고, 또 다른 한국배우 중에 누가 어울릴까 생각해 봤는데 조여정, 임수정 잘할듯.


다만 영화의 제목은 우리와 다른 타자와의 구분이라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제목이긴 한데, 생각없이 음차한 제목이 아니라는 건 잘 알지만 다만 한국인들에겐 직관성이 떨어진다는데 있다. 영어에 능숙하지 못한 취약 계층을 위해 음차제목이 만능이라 생각지 않기에, 과연 [디아더스]를 대신할 번역제목은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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