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스텝포드 와이프 The Stepford Wives

2017. 6. 15. 16:48

마루님

영화/추천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 주제의식과 함의는 좋았는데 반전의 반전에서 폭발시키는 절정에서 극적인 뭔가가 아쉬움
Direction 중 [가위손]마을을 연상케하는 정제된 마을풍경
Character 중 평범한 중산층의 평면적 캐릭터를 활용하지만 아이러니를 주기위한 차용, 남편의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캐릭터 변화도 눈여겨볼 부분
Acting 중상 니콜 키드먼 해고 당할때 눈빛연기 화면장악력에 숨이 안쉬어질정도
Sounds 무 딱히 음악이 주는 뭔가가 없음
Cinematic quality 중상 오락적 화법으로 사회풍자를 드러내며 굵직한 의미를 던진다
Impression 중 마이크가 마이크로소프트였을 때, 리얼이 아니었을 때
Black people O Extra
Asian O Extra
Equal relationship translated X

SF물은 흥미롭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해 여러 가능성과 상상력을 발휘하고 흥미로운 세계관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SF는 기술의 진보로 전혀 다른 생활상이나 가족관 등을 보며 인간의 진화와 도전에 대해서도 심오한 사고들을 촉발시키기도 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SF가 언제나 '진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미래기술을 선점한 자의 가치관에 따라 사회의식을 과거로 역행시킬 수도 있다는 것. 이 영화는 여성의 성역할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인류적으로 확장해보면 과거 자본가계급이 프롤레타리아를 구속했듯이 기술의 지배자의 윤리관과 도덕관이 한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시장주의에 맡겨선 안되고, 과학기술도 윤리관 아래 기능해야한다.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그래서 투표가 중요하다.

외부인 조안나는 스텝포드 여자들이 좀 이상하다. 다들 하늘거리는 원피스 풀착장에 풀메이크업에 남편에 순종적이며 동네 주민 모임에서도 문화생활이 아닌 가사에 관한 잡스러운 정보에 호들갑을 떤다. 스텝포드의 실세인 클레어가 주축이된 주부교실(?)에서 화장기없는 얼굴과 부스스한머리 우중충한 검은색 옷으로 남편이 좋아하겠냐는 남편에 종속적 부속품 취급하는 발언과 클레어외 여자들은 hello하면 i am fine thank u n u하듯 기계적이고 일률적인 대답에 어깨닿는 기장에 전부 블론드. 우리 다같이 식기세척기가 되자며 춤을 추는데 그 평온한 리드미컬함에서 오는 기괴한 전율이 들었다.

남편도 남성협회에 가는길에 골프 시중이나 들고 있는 부인들을 보며 이질감을 느끼지만 이내 남성연대에 다녀오더니 전에없이 고압적이며 가부장적이됐다. 맨하튼에서나 검은색을 입는다며 아내 옷차림 지적을 하질 않나, 니가 일하느라 가정을 돌보지 못했다고 타박하는데 조안나는 미안하다고 죄책감이 들며 바뀌겠다고 하고 다음날부터 색깔옷을 입는다. 글쎄 남편이라면 당연하게 이해해줬을 부분들을 부인은 가정에 기여하면서도 죄책감에 빠져야한다.

조안나와 비슷하게 휴식차원에서 스텝포드 마을에온 작가 바비는 유일하게 이 이상한 마을과 다른 여성상이다. 남편을 위해 꾸미지 않으며 책쓰느라 바빠서 집안 엉망이고, 왜 요리 안하냐는 남편에 너는 왜 안하냐고하고 남편은 고추가 달렸다고 대답한다. 그러니 같이 맞벌이를 해도 가사가 아내의 몫으로 정한듯이 굴고 있다. 또한 바비는 이 마을이 흑인도 원주민도 아시아인도 없는 이상한 동네라는 것을 주인공보다 빨리 알아챘다. 이 영화는 미국적가치를 강조하는데 특히 백인 남성이 누리던 기득권에 관한 사회풍자적 고발이다.

여성의 성공에 대해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충격이었다. 여성은 가정을 꾸린 동반자로서 남편의 성공을 자신과 동일시하지만, 남성은 서로의 경쟁에서 부인에 비교열위로 도태됐다고 여긴것. 마이크와 남성연대들이 성공한 직업 출신임을 밝히는 장면에서도 우월한 아내들에 (이제까지 자신들이 그래왔던것처럼) 지배당한다는 공포에 치를 떨고 있었다. 그래서 아내에 브레인워싱(세뇌)해서라도 가정에서 남편을 보좌하며 가사에 안주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양 아내를 조종한다. 영화에서는 로봇으로 개조했지만, 실제로도 브레인워싱과 가스라이팅이 횡행해서 가공된 가상현실로만 볼 수가 없다는 게 씁쓸하다. 원작은 아이라 레빈의 1972년 동명소설이며 1960년대 페미니즘 운동 열풍에 영향을 받았다. 75년에 첫 영화화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킬만큼 크게 호응을 얻으며 후속시리즈까지 등장했을 정도였다. 이영화는  2004년 리메이크작인데, 2017년 한국의 사정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게 이시대에 화두를 던지는 영화였다.

마이크가 이 모든걸 설계했다면 그러려니했을텐데 반전으로 클레어였다니, 클레어는 성공한 여성이었는데 고전적 여성상이야말로 참가치였다고 느껴 죄없는 다른 여자들 개조하는 이상한 마을을 만들었다는게 이해가 안가는 대목인데 한편으론 명예남성을 풍자한건가 싶다. 그녀는 내내 코르셋 조이는 대사를 하니까. 게다가 본인자신이 아니라 인조인간 마이크를 내세운것도 이해불가였지만 진짜인간도 아닌 마이크와 사랑하는 시점에서, 가부장적 사고관으로 허수아비라도 남자를 세우는 심리인가 애써 이해해보려한다. 클레어가 자기만족에 그치지 않고 자기 범주를 확장해 타인도 그래야한다고, 그게 인위적인 나노칩을 조종해서라도 밀어붙이는 완벽주의자 성향이 마을사람들 전체를 왜곡시켰다.

반전 부분이 반전의 반전까지 더해진데다 입터는게 다 여서 절정이 쌩각보다 극적이진 않다. 예상 가능한 범위내이기도 하고. 파티라 인원 많은데 나노칩 초기화 될때 리허설 얼마나 했을까랑 그동안 갈색 숏컷 커리어우먼 스타일이던 조안나가 다른 여자들처럼 어깨기장 금발인 모습을 했을때. 사회가 원하는 여성상이 규격화돼있고 거기에 맞춘 조안나가 결국 개조당했구나 했다.


굉장히 미국적 코드가 많이 나오는데 사실 지구정반대 한국인인 내가 감지한건 극히 일부인게 아쉽다. 일단 스텝포드 마을이 [가위손]마을 처럼 인공적인 연출을 썼다는 것. 특히 마트에서 정신병적으로 같은제품을 일렬로 도열한것만큼 미묘하게 소름돋았고. 또 사교댄스에 컨트리송이 미국 서부개척시대를 연상케했다. 그래서 대사에서도 old-fashioned구식이란말이 자주 등장한다. 로저가 손전등 켜고 방에 들어갈 때 추리소설 프로그램 언급한거나, 미국 독립기념일 파티나, 처음 코네티컷 발견했을 때 조지 워싱턴 부인 마샤가 좋아했다느니 그래서 왜 코네티컷일까 좀 조사해봤더니 일단 뉴욕에서 가깝고 중산층 많은 동네로 원주민있는데 빼앗은 지역이고 미국독립에서도 의미도 있고 어렴풋이는 알거같다.

마지막에 월터가 아내를 왜 개조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사랑해서 결혼한거니까. 그리고 결말이 '행복함'이 아니라는게 마음에 든다. 진짜 삶은 핑크빛만은 아니고, 사랑해서 결혼했어도 상대에 끊임없이 맞춰야하니까. 완벽하지 않은 인간임을 나도 인정하고 상대를 이해해주는 것라는 흔한 진리가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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