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노트 온 스캔들 Notes on a Scandal

2017. 8. 13. 10:01

마루님

영화/추천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상 시바를 둘러싼 복잡한 인간관계
Direction 중상 교차편집을 매우 영리하게 활용했다
Character 중 매력은 없지만 어딘지 있을법한 시니컬하고 염세주의적인 바바라, 이름마저 하트
Acting 중상 무던하고 분위기 있는 케이트 블랜챗, 점점 속내를 드러내는 찻잔 속 태풍 주디 덴치 연기 소오름
Sounds 상 음향이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나가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있다
Cinematic quality 중상 개연성있는 탄탄한 시나리오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도 설득적이다
Impression 중상 “내가 상석에 앉았을 때, 오페라의 마지막 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당신은 걔 선생이야!” “당신도 내 선생이었어!”
Black people O
Asian X
Equal relationship translated O

선생이랑 사랑에 빠지는 내용은 알고 있었는데, 화자가 정년을 앞둔 할머니 선생님이라니. 은교의 남자버전인가 금단의 사랑을 다룬 영화는 많았지만 할매랑 사랑에 빠진 건 별로 못봤는데 얼마 안가 그 대상이 화자가 아니라 화자가 주목하는 여자인 걸 알았다. 시바 선생의 묘사는 바바라의 찬양으로 시작된다. 뭐 예쁘고 아름답고 외적인걸 떠나 ‘그럴 가치가 있는여자’라고 숭배에 가까운 찬양해 마지않는다. 그녀를 분석하는 바바라가 맹수처럼 느껴졌는데 친해질 기회가 오자 설레 하는 걸 보며 바바라가 외로우니 친구가 갖고싶었나 보다했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는 누구나 10대 때 동성친구를 동경하고 친해지고 싶어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에게 인생의 동반자는 굳이 남자가 아니어도 된다. 관계를 맺으며 '우리'란 울타리 안으로 들이고 싶어하는 어떤 동경의 감정으로 그의 찬사속에서 시바의 불륜을 눈감아줌으로써 더 깊은 관계로 이어질거란 기대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처음 시바집에 초대받았을 때 꽃단장해놓고 시바딸에게 차려입었냐고 하자 약속있다고 둘러댈때 미묘하더니, 크리스마스 가족모임에서 동생이 제니퍼 얘기를 들었다며 안됐다고 위로를 하길래, 혹시 성적취향이 게이인가 짐작했다. 그런데 아끼던 고양이 포샤를 잃고 낙심하는 바바라에게 시바가 위로하면서 어렸을 때 위로하면서 팔스킨쉽을 하면 느낌이 편해지면서 좋았다고 막 시바에게 눈감고 팔에 손을 닿으면서 성적긴장감을 유도하는 연출과 시바의 흉부를 클로즈업 하면서 확신했다. 포샤를 묻으면서 자기더러 지구끝까지 쫓아갈 사람이라고 묘사했는데 집착클리셰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무섭거나 섬뜩하진 않았다. 바바라는 벌써 자기혼자 감정이 앞서나가 포샤를 잃은 자신을 위로해 달라며 아들 연극 첫공연을 제쳐두고 자기옆에 있어달라는 어처구니 없는 요구는 질리게 만들었고, 바바라가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지만 정말 복수를 할것같지는 않았는데 남교사가 찾아오면서 바바라의 계략은 쉽게 먹혀들었고 완전범죄가 될 줄 알았건만 그로 인해 바바라도 짤릴줄은 예상밖이었다. 교장과의 대화를 통해 제니퍼에게 접근금지 당한 내역을 터뜨리는 솜씨가 아주 일품이었다. 이후 시바가 바바라의 공책을 보고 미친듯이 뒤져서 공책을 읽은 후 바바라 귀싸대기를 몇 대씩 때리면서 몰아세우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시바가 이때까지 평화로워 보이는 성격이라 그렇게 까지 몰아칠지 몰랐고, 밖에 기자들 잔뜩있는데 돌발적으로 나서 나 여깄다고 폭주하는 장면도 강렬했다.

일단 서사의 짜임새가 아주 몰입도를 크게 끌어당기기에 충분했다. 바바라가 시바한테 인플레이션의 발명이 아니라 하나의 가설을 제기했다고 정정해줄 만큼 거리가 있던 사이에서 두사람간의 거리를 좁혔고, 그 사이에 금지된 사랑이라는 걸 목격하면서 수단으로 활용하고, 친구인데 점점 이상한 뉘양스를 풍기는 관계로 삐그덕거릴 때쯤, 바바라는 시바에게 나냐 가족이냐로 승부수를 띄웠고 버림받자 시바를 좋아하는 또다른 사람에게 불륜의뢰에서 불륜 폭로로 바바라에 복수를 하는 동시에 바바라가 가정에서 버림받기를 꿈꿨고 한동안은 원하는 걸 얻었지만, 일기쓰던 습관이 발각되면서 그들의 관계도 파경을 이른다. 굉장히 서사속에 긴장할만한 장면들이 상당히 많고 마치 독안에 든 쥐를 죄여가듯이 몰아가는 재미가 있다. 캐릭터의 매력은 시바가 다 가져가지만 바바라 캐릭터가 바라보는 염세적인 세계관이 꼭 틀린 얘기만은 아니다. 사람을 쉽게 판단하려 든다든가 파악했다든 듯이 구는건 최악이었지만 그런 부류의 인간이 없는것도 아니니. 영화속에서 할말이 있다고 말하자마자 직장동료에게 직장그만 두냐고 앞서가 묻거나, 임신했냐고 묻는데 다 안다는듯이 구는 바바라의 성격을 드러낸다. 특히 시바에 대한 찬양을 하면서도 시바를 알아가면서 시바가 이상적인 중산층 가정을 이뤘으리라고 멋대로 망상해놓고 다 늙어빠진 아빠뻘 남편에 사나운 딸, 다운증후군 아들에 진저리쳐지는 결혼생활을 보면서 그의 삶을 업신여기기 시작하는게 웃겼다. 또 시바가 가난한 주제에 미술을 했다며 원숭이가 샴페인 찾는꼴이라고 한껏 비웃은 면면은 굉장한 오만이었다.
“사람들은 항상 나에게 비밀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내 비밀은 누구에게 이야기할 까. 당신. 당신뿐이다.”
“새학기 첫날이다. 노동자 계급의 사춘기 아이들이 온다. 커서 배관공이나 가게 점원이 되겠지. 분명 테러리스트가 될 녀석도 있을것이다.”
“선생님도 처음엔 교육에 열정이 있지 않았나요? 학생들을 돕는거죠. 가난을 극복하도록 말이죠."
"그랬죠. 하지만 교육은 통제라는 걸 금세 깨달았죠. 우린 공무원일 뿐이예요.“
그렇게 깐깐하고 영수증에 머리카락까지 수집할정도로 꼼꼼한 바바라가 노트를 열어볼 수 있는 공간에 숨기는거나 별표를 화장실에나 방바닥에 흩뿌려놓을거 같진 않지만 플롯을 위한거니 이해한다.

“어린애를 원하는 사람이 당신뿐인줄 알아? 모두 한 번쯤 그런 생각을 하지만 자제하고 산다고!”
조강지처 버리고 제자와 바람나 새가정 꾸린 남편입에서 나온말에서 폭소를 금치 못했다. 딸벌인 여자랑 살면서 머리도 다까진 늙은 할배가 속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니. 시바에게 먼저 유혹을 한건 남학생이었고, 차단했어야 하는데 몇가지 면죄부를 걸었다. 불우한 가정 코스프레를 하며 자신에게 기대려는 아이를 거부하지 못한 선생이라는 것. 게다가 어린애한테 휘둘린건 시바였지만. 스티븐이 말한 불우한 가정이 모두 거짓임을 확인한 시바가 나무랄 차례임에도 불구하고 “왜 거짓말해?‘”죄송하네요 선생님. 내가 거지같이 살길 바랐어요?” 왜왔냐고 오히려 추궁하고 자리를 뜬다. 오지말라고 타이르고 말려도 매일같이 찾아오던 사춘기 소년의 변덕. 나이차이 많다고해서 성별이 바뀌는게 아니니 임신가능성이 있는 한 여성이 전적으로 불리하다. 다행히 임신은 안했고 소년은 선생님을 갖고 논 셈이다.
 어쨌든 교육자로서의 책임을 져버린 대가는 형벌로써도 명예실추로도 짊어져야 했다. 어쨌든 동서를 막론하고 자식일에 눈뒤집혀서 부모가 머리채잡는건 똑같구나. 머리채로 끝낸게 다행일지도. 바바라한테 두 번째 들키고도 정신못차리고 어쩔수가 없었다고 변명짓거리... “뭐요? 사랑이라도 한다고요? 그아이가 당신이랑 통한다고 생각해요? 제생각엔 결혼생활에 문제있는 유부녀가 그 아이를 충동질 하는걸로 밖에 안보이는 군요.. 사춘기 아이보다 잔인한 건 없어요.. 욕구만 채우고 나면 당신을 버릴거야. 당신은 젊지 않으니까! 당신 도와주려고 하는 말이야. 당장끝내요.” “네 생각하고 있어요yeah I thinking” “생각하지 말고 행동해. 하라고 don't think, dodododo” 그와중에 스티븐을 다독이는 정신나간 시바. 버려질거란 바바라의 말은 예상 못했는지 가벼운 관계인줄 알았는데 심각하게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상처받는다. 그런데 그런 스티븐이 바바라 울타리까지 뛰어넘어서 바바라집에 찾아온 이유는 뭘까. 진지하게 좋아한것도 아니면서 뭐 무슨 할말이 남은건지.

바바라의 존재만 빼면 [여교사]와 비슷하다. [여교사]는 시나리오와 소구점이 너무 틀려먹었고, 심리묘사도 허술했는데... 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펼치면서도 흥미로운 요소 배치를 영리하게 잘한 [노트온스캔들]의 압승. 물량공세가 없는 영화일수록 시나리오의 가치는 더욱더 귀중해진다. 결제한 돈이 안 아깝다.

연출도 센스있었는데 이게 편집으로 만든 센스인지 시나리오에 예정된 센스인지 잘 모르겠다. 교차편집을 자주 써먹는데, 바바라-시바의 대조였다가. 바바라의 요구를 듣지 않고 아들 공연에 가버린 동안 바바라가 포샤를 묻고, 바바라가 시바의 소문을 퍼뜨린 직후 나온 장면이 바바라는 연락하겠다고 약속하겠다고 한주제에 아들 이부자리 챙겨주며 굿나잇 키스하며 태평하게 있다. 11시 30분이 되어서야 전화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번역 신용우/자막편집 권소라
번역은 만족스러웠다. 직전에 본 [그랜드 부다페스트] 자막에 번역말고도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틀린게 많았는데 조사 띄워쓰기까지 한거 보고 신경썼다 했더니 자막편집을 따로뒀네.

-음차한 제목 싫지만 음차할거면 관사는 쓰지, 한국어에 수량관사가 없으니 익숙하지 않다고는 해도 [노트스 온 어 스캔들]에서 복수와 단수 둘다 무시 '스'와 '어'를 뺐다.... [스캔들노트]라고 하든가.
-노키아툰 청각강탈. 당시 유럽에서의 노키아 위상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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