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2017. 8. 21. 09:27

마루님

영화/추천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상 미움받는 앨리스의 인생
Direction 중상 k정서 디테일 감복한 오프닝 시퀀스
Character 중 생각할수록 웃긴 수남이 남편 누구보다 성실한 수남
Acting 중상 이정현은 통속적인 연기를 뻔하지 않게함
Sounds 중 사건이 벌어질때 깔리고 슬플때 닥치는 센스
Cinematic quality 상 사회의 비극을 블랙코미디로 녹여낸 희극
Impression 중상 맹세코 주머니에 있는 줄 몰랐어요
TU X / N X / E O / F X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

쓸데없는 성관계장면을 넣지 않아서 블랙코미디의 완성도를 높였다. [환상의 빛] 이후로 이런 급전개 처음본다. 회사에서 눈길한번 줬더니 남자를 알아버린 장면 이후 프러포즈하는 분홍색 반지함. 너무나 한국적 디테일이어서 뒤로 넘어가게 웃었다. 그리고 풀샷으로 락카칠한 낙서도 슬럼가 동네에 있을법한, 그들의 가장 로맨틱한 순간에 저질스런 담벼락 낙서가 겹쳐져 아이러니한 웃음을 유발했다.

의사 찾아가 보청기 문제는 아니라고 하는데 글자 적어주는 거랑, 어느정도가 작게 말하는지 감각이 없던 남편이 눈치없이 크게 말한게 웃음요소로 터지긴했다. 장애인들 생각하면 실례긴하다. 그래도 규정이 깨여있는 장애인이라 아이 갖기도 전에 자기처럼 살면 안된다고 책임감이 강하고 돈벌어서 집사야한다는 세상을 꿰뚫은 철학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데 그게 남편이 사고 이후로 수남이 혼자서 집사는데 돈모으랴 남편 간호하랴 생활비쓰랴 닿을 수 있는 능력은 한계가 있는데 하루종일 365일 내내 닥치는 대로 일해도 손에 쥐는돈으로는 집값상승률은 따라갈 수 없고 결국 대출을 받고, 전세를 주고 고시원 같은 곳에서 생활하고 전세줬는데 규정 병원비로 전세금 올려달라는데 세입자의 사정도 갓난아기 빽빽 울어대고 만삭인게 하이퍼 리얼리즘이다. 그지같은 집이 있어서 뭐 복지혜택 다 막히는거도 나와야하는데.

남편은 청각장애에 손절단으로 집에서 무기력한 자신이 부인에게 미안했을거다. 행거 설치하면서 욕조씬이 나오더니 자살하리라곤 생각지 못했는데 가는길 멀끔히 가려고 목욕재계에 단정한 옷에 아내에게는 사랑스런 편지지를 준비한 그 모든 디테일이 무심한척 살짝 나왔다. 아무튼 자살시도로 청각장애인에 손가락 절단에 식물인간이 되어 이 모든 짐을 또 수남이 짊어져야했지만 수남은 단 한번도 찡그리지도 눈물흘리지도 힘들다는 대사도 하지 않는다. 와우 이식하고 잘들린다는데 세상 행복하게 꺄르르 웃던 수남.

의사는 안락사가 아니라 존엄사라면서 병원비 밀린 수남을 걱정하면서 조삼모사로 안락사는 나쁘고 존엄사는 품위를 지키는 거라며 그를 설득하지만 수남은 넘어가지 않는다. 세탁소한테 감금 당했을 때 바다갔다고 뻥친걸, 결혼하고도 못갔던 신혼여행을 자신에게 해를 가했던 사람을 제거하고서 홀연히 떠나는게 결말이다. 마침 [소년들] 결말이랑 겹쳐지는 대목이었지만 상황은 천지차이.

계속되는 불운은 [미움받는 마츠코의 일생]이, 심각한 살인을 어쩌다보니 연속적으로 하는건 [조용한 가족]이 떠올랐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쪽이 좀 더 계획적이긴하지만 백치인척 슬픔이나 고락으로 진지먹지 않고 블랙코미디 톤을 이어가는 게 마음에 들었다. [죽어도 해피엔딩]이나 [달콤 살벌한 연인]도 같은 과이긴하지만 좀 더 가족적이고 인생적인 면에서 [조용한 가족]쪽과 더 닮았다. 김지운 감독도 데뷔작이었는데 안국진 감독의 데뷔작이란 공통점도 나를 설레게했다.

사회고발적인 측면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단편 3부작 [지리멸렬]에서 보여준 재능의 싹이 생각났다. 보면서 [족구왕]이나 [범죄의 여왕]에서 느꼈던 신선한 감탄과 소소한 소재의 고퀄 그리고 코미디 템포가 비슷하다느꼈지만 광화문시네마는 아니고 kafa에서 지원한 작품이더란 학생들 수준 대박. 기성감독들도 참 의미없이 허투로 막찍거나 재미나 작품성 둘다 못건질 때가 많은데 남다르다.
솔직히 재미적으로는 형사들 처치한 후 복어나오고 의미심장하게 끝냈어한다고 봤는데 챕터가 신혼여행인거 보고는 감독이 인간애적 감수성과 사랑을 끝까지 가져가는 건가 싶은게 내가 재미일변으로 속단했나 되돌아보게 됐다.

복어에서는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의 손범수 나레이션으로 발음 정확하고 선명하게 설명해주는 카메오 활용이 매우 적절했는데, 해독약이 없는줄은 처음 알았다.
사건을 벌여놓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스토리텔링하는 구조 어디서 본건데 뭐지 [올드보이]인가.

원사의 폭력이 너무 잔인해 보기 힘들었는데 신문배달하던 솜씨로 우연히 죽였을 때 되려 재밌었다. 세탁소네는 사람다리에 다리미로 지지질않나 세탁기에 넣고 돌리질않나 독립운동하시던 분들은 어떻게했을까 별 쓸데 없는 걱정까지 나오던 판에 일수명함 돌리던 가락으로 나이스샷. 이익충돌에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싶다가도 어떻게 보면 하층민에겐 막다른 골목의 생존일 수 있겠다 싶었다. 통장역의 주모자 서영화씨의 고상떠는 연기 그 깨끗한 발성과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원사랑 세탁소 호칭정리 대신해주는 장면 너무나 극혐이지만 부인할 수 없는 한국식 서열정리.
이해영은 [막돼먹은 영애씨]와 [퀴즈왕]에서 밥맛없는 능력남 캐릭터였는데 생각보다 소시민 연기 너무 잘어울려서 역시 배우란....

암튼 이걸하고 백상 신인감독상 밖에 못탄게 약간 아쉽고 청룡의 여주인으로라도 태워준 청룡의 안목은 박수쳐야한다. 이정현은 [범죄소년]에서 보여줬던 비굴하고 처절한 상황에서 백치처럼 웃어가며 모면하려고하는데 연기가 자연스러워서 실감났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보면 희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이 딱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수남의 인생이었는데 그게 우리를 대변하는 것이기도하다. 어떤 신파보다 진하고 강렬했다.

원스토어 소장 2500원이길래 [4등]보고 개빡친 경험 때문에 1200원되면 보려고 기다리다 올레정액에 있어서 본건데 스트리밍 말고 결제다운했어도 안아까웠을테지만, 그렇다고 소장하기엔 약간 찝찝함이 있어서 미련은 없음.

단지 부인과 의사가 성병을 잘아냐 창녀가 잘아냐란 정형외과 의사 대사는 왜굳이. 꼭 자기몸 이상을 잘챙긴다는 비유를 창녀에다 해야했나. 의사한테 물어본 팩트도 아니고 좆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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