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브이 포 벤데타 V for Vendetta

2017. 9. 6. 05:07

마루님

영화/추천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중 탄탄한 원작이 뒤받침한 대사빨 똑부러지는 기승전결 각색
Direction 중상 세계관 구현에 충실
Character 중 정치 오페라의 유령
Acting 중상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휴고위빙의 연기력
Sounds 중 딱히 인상적이진 않음
Cinematic quality 중상 국가와 개인 사회계약설 등 사회 정치적으로 되새겨볼 것들을 던져줌
Impression 중 정치 격언의 교보재로 삼아도 될만한 대사의 향연도 좋았지만 "내가 다시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어"
Black people X
Asian X
Equal relationship translated X

방송송출을 차단하고 웬 가면쓴 남자가 새시대를 예고한다. 정부의 통제 아래서 그들의 입맛에 맞는 뉴스 보도로 시민을 기만하고 있다. 그렇게 권력을 거머쥐고도 공포선동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무고한 시민을 학살했던 사람들을 V가 하나하나 제거한다. 마치 각시탈처럼.

그와중에 한 여자를 구하게 되고 그 여자도 신변의 위협을 받을거라며 자신의 아지트로 들여온다. 거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못갈거라고 못박았지만, 유인책으로 도와주려다가 같이 돌아오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 피해있다가 경찰에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끌려갔다가 감옥에서 온갖학대를 당하며 V를 추궁하지만 끝내 발설하지 않고 죽음을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감옥살이가 모두 V가 설계한 것임을 알고 치를 떨었고 감정이입하던 나 역시 절대 V를 용서할 수 없지만 결국 거사 전에 볼수 있을까 부탁했던 V와의 약속을 지킨 이비도 이해가 갔다. 이비를 고문하는 자기도 힘들었다는 개소리는 끔찍하지만 V의 감정연기가 설득적이었다. 20년간 거사만을 위해 외길로 달려온 V의 울분과 당했던 트라우마는 인간적인 연민이 들기 때문.
  V가 과거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와 이비를 통해 자신의 정답이 아님을 깨달았다는 V는 결전의 날 이비에게 국회의사당 폭파열차 가동을 이비의 손에 맡기고 V는 마지막까지 자신에게 총을 겨눈 자를 보란듯이 처리하고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이비의 앞에서 숨을 거둔다.

정치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굉장히 심각한 내용 일변으로 흐를거란 예상과 달리 의외로 내용은 무겁지 않았고 적당히 대중적으로 친절한편이고 멜로코드도 상당히 있어서 재밌게 봤다. [킹스맨]이나 [브이 포 벤타타]나 상대를 극한에 쳐넣고 꼰지르는지 알아보려는 시험자체는 폭력적이고 역겹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처럼 무엇보다 신변의 안전을 위해 비밀엄수가 강조되는 상황이라면 수긍은 가능하다.

여러모로 사회의 변혁 내지는 전복하려는 V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시민들을 이용했던 사람을 처단하고 건물을 폭파시키는 강경한 방법이 급진적 독립운동가를 연상케했다. 기득권자에겐 테러리스트에 불과한 사회 변혁운동. 국가가 개인을 억압하고, 국민이 위임한 국정운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민주주의적 정치참여와 민의가 왜곡되고 통제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라고 했던 홉스의 말처럼 어쩌면 삶이란 기득권을 향한 투쟁의 연속이고 사회계약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은 유효한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게 됐다.

후반부에 모두가 V의 가면을 쓰고 광장으로 나올 때 광화문 광장이 떠올랐다. 진압하려는데 수많은 군중들이 쏟아져나오자 자정이후에 나오면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처벌할거라 엄포를 놨지만 섣불리 어떻게 못하는데, 광주 민주화운동 사태를 보면 그와중에 발포명령을 했던 군부가 얼마나 민의를 때려잡기위해 폭압적으로 말살했는가 하는 생각이 미칠 때 쯤 폭파장면에 이어 불꽃놀이로 모두의 축제로 장식한다.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주며 명대사가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의미심장한 대사빨과 서사구조는 동명소설 원작 덕이다. 그런데 자기가 구상한 새 시대를 위해 물자수송하던 차를 탈취해 생필품과 미술품을 모아 갤러리처럼 꾸미고, 땅굴을 파 기차까지 만들어낸 V의 능력. 자신은 지워지고 국가나 사회에 투신하는 삶과 거국적인 발언등은 자칫 주인공이 정치병에 심취한 망상론자의 특이한 짓거리로 비춰질 수 있는 것들을 연출로서 세계관을 구현하고 목소리만으로 인물묘사를 완벽히 소화한 연기가 개연성이었다.
[오페라의 유령]이나 [미녀와 야수]의 괴물처럼 세상에 드러내지 못하는 외면을 아무 감정도 드러내지 않는 가면을 씌우고도 뚫고나오는 연기는 굉장했다. 특히 발성도 좋았지만 대사에 호흡을 주면서 치는데 함부로 휴고 위빙 검색했다가 실제 얼굴보고 실망. 차라리 가면으로 상상으로 남겨서 천만다행.

나탈리 포트만은 삭발투혼을 하고도 깎아놓은듯한 잘생긴 얼굴보고 미인은 미인이구나.

수작이 된데에는 번역의 공도 컸다. 등장하는 어휘는 고딩수준인데 한자어와 비유법을 적절히 사용해서 매끄럽게 이해를 도왔다. 제2의 창작수준의 맥을 살린 의역이었는데 인터넷에 보니 초월번역은 아니더라도 오역이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Behind this mask, there is an idea"를 "가면 뒤엔 살덩이만 있는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신념이 있다"로 번역했는데 "마스크 뒤엔 이데올로기의 현신이 있지"란 의미. "And ideas are bulletproof!"도 "총으로 죽일 수 없는 한 남자의 신념이!"라고 번역했지만 의역하자면 "이데올로기는 불사신이거든". 완벽한 번역은 어려울지 몰라도 전반적으로는 만족했다.

벤데타는 피의 복수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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