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드라마-

2017. 10. 2. 07:31

마루님

Drama/완주

예전에도 한번 보려고 했다가 죽은 엄마 얘기라고 들어서 무거울 거라고 생각하고 놨었는데 영화의 여운을 한껏 오른 상태에서 재도전.

아무래도 10화짜리 긴 호흡으로 가야돼서 늘이기 위해 아주 천천히 진행되고 영화에서 몇몇밖에 없이 단촐했던 인원은 확장됐다. 내가 좋아하는 나마세 카츠히사가 빵집아저씨로 나와서 반가웠다. 코수염ㅋㅋㅋㅋㅋㅋㅋ 마리오같았다.

캐릭터도 영화의 느낌과 많이 다르다. 영화 타쿠미는 약간 어리숙하고 몸이 성치 않은 느낌인데, 드라마 타쿠미는 지적으로 모자란 느낌이다. 영화는 법률사무소 직원으로 나오는데 드라마는 이동도서관인데 맨날 작은 실수를 반복해서 사과하고 계약직 직원인데 짤릴까봐 잔업한다고 전전긍긍하는게 안쓰럽다기 보단 속터졌다. 나카무라 시도우의 외모가 최대 장벽이었다면, 의외로 나리미야 히로키의 정형화된 연기가 굉장히 거슬렸다. 그의 연기를 꽤 오랫동안 봐왔고 한 때는 필모를 훑을정도로 좋아했었는데, 그 특유의 표정이 한정돼 있고 '나 연기해요'가 너무 보이니까. 그에비하면 상대적으로 나카무라 연기가 자연스러웠다. 어쨌든 지금은 은퇴한 나리미야라 안타깝긴하지만 동일한 내용으로 극화 하다보니 비교되는건 어쩔 수 없었다.

미오 역시 영화에서는 순수하고 마음을 열어가면서 사랑에 빠진 느낌이었는데 드라마에서는 목석같은 느낌에 부자연스러움이 눈에 띄었다. 인형처럼 감정이 없고 주체적으로 하는게 없고 답답했다. 상황이 가는대로 끌려가게 그렸다. 에피소드는 대체로 유지가 엄마가 전에는 해줬는데 안해줬다.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은 부모랑 하는데 안해줬다. 엄마 관심끌려고 미운짓하고 그런데도 보듬어주고 피망먹이려고 노력하고 하는데 따뜻함 소구보다는 수동적이어서 매력이 하나도 안느껴졌다. 미무라 쌍수 직후였는지 자국이 선명해 거슬린것도 포함.

유지 역의 타케이 아카시는 영화와 유일하게 동일인물이었는데 애가 정말 금방 크는게 드라마에서 확확느껴졌다. 영화에서는 짧은시간동안 한창 귀엽던 시절이라 귀엽기만 했는데, 드라마에서는 유아보다는 완전 아동이었고  저나이대 아역들은 한국에선 아역신동들이 즙짜면서 엄청난 연기를 보여주는데 익숙하다 보니 어릴때 순간의 귀여움으로 다 예뻐보였던 장면들이 대사와 분량이 길어지다 보니 어색한 장면들이 눈에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투정부리고 하는 미운 모습 나오니까 영화에선 무한애정이 샘솟았는데 동일인물인데도 영화만큼 애정이 생기지 않았다. 왜 부모들이 아기들한테 빨리크지 말고 천천히 크라는지 좀 알거같음. 미래에서 왔으니 현재모습까지 보고왔음.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는 여주 엄마가 드라마에 나오는데 이해가 안가는게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거라고 감추는거까진 오케이라도 왜 친엄마한테 연락을 안하는 게 당췌 이해가 안간다. 어쨌든 엄마 나올때마다 우중충해서 대충 스킵하면서 보긴했는데, 나중에 만났는진 모르겠지만 엄마가 사위 따귀 때림.

드라마도 어느 하나 잘 해서 잘되는 경우 드물고 여러가지가 잘 아귀가 맞아떨어져야 잘되는거지만 각본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이 연기력. 연출 분위기는 좋았다. 그런데 클라이막스인 초록색문으로 가기 전에 아들과 남편에게 마지막 인사하는 장면 원작을 따르다보니 대사까지 비슷하지만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니 시청률도 영화의 후광에 힘입어 15%로 시작했다가 9%까지 떨어지다 마지막회에서야 11% 찍긴했는데 드라마를 먼저 봤더라면 영화의 감동을 헤쳤을지도. 영화를 먼저 봐서 천만다행이다. 

일요극장은 원래 진지하고 인간애적인 그런 내용으로 각광받은 시간대긴하지만 한국드라마랑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늦은 전개에 소중함과 감동 어찌보면 뻔한 이야기를 담았는데도 10프로에 육박하는 성과를 낸 거 보면 한국이랑 즐기는 취향점이랄까 지향점이 다르다. [1리터의 눈물]까지는 그래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랑 [백야행]이 만약 한국에서 드라마화한다해도 절대 긴호흡의 감동으로는 한국시청자에게 먹히지 않는다. 한드는 강렬함, 카타르시스, 속도감이 중요하다.

blog activities

  • 왼쪽의 목록에서 링크를 선택해주십시오.
    목록이 보이지 않으면 링크를 추가하시기 바랍니다.

Visitors: / /

music box

자동재생 상태가 아닙니다.
00:00

[재생목록]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