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아나키스트

2017. 11. 2. 20:23

마루님

영화/비추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Scenario 하 빈약한 플롯 문어체 대사 여성캐릭터며 접근이 저급함
Direction 중 스케일은 화려한데 세공력이 못미침
Character 중 평면적인 캐릭터, 개폼잡고 정의로운데도 멋이없음
Acting 하 진지한척 심각한척 겉도는 불협화음
Sounds 중
Cinematic quality 중하 애국심 팔이에도 한계가 있음
Impression 중 하바네라
TU O / N X / F O / M O / E X   꼬라지봐  

"아나키의 어원이 뭔지 아니? 히랍어로 아나르키아 아나르코스. 선장없는 선원의 무리."

"혁명가란 저 멀리 아름다운 땅에서 더러운 세상을 향해 불어오는 한줄기 미풍이라 했다."


 독립운동을 소재로 대규모 영화를 시도한건 최초였으나 스케일은 그당시로서도 지금봐도 화려했는데 취지가 아무리 좋은들 만듬새가 어설프면 외면당한다는걸 일깨워준 작품. 내가 일제강점기 시대 영화 9할 본 사람으로서 한마디하면 국뽕에도 한계가 있다 이거다.

"의열단이 검정색 옷을 선호하는 내력을 아니?"
"첫째 사회주의 색깔이 적이라면 무정부주의는 흑이니까. 둘째 백의민족의 타락과 나태를 반성하고자, 우린 검은옷을 입는다."
"아야~ 돌아가신 선배님들 애도해야 안되겄냐."
"난 그냥 검정색이 좋아서 입는다."
현실발화와 괴리된 대사체의 예제

시나리오와 연기가 쌍으로 총체적 난국인데 그나마 연출은 봐줄만은 해서 3등으로 한다. 도저히 2000년 작품이라고 봐줄 수 없는 쌍팔년도식 문어체 대사 보고 기함했다. 아니 17년 전 영화여서 그렇다고? 시대가 촌스러울지언정 대사와 상황 영화를 관통하는 구조가 낡은건 아니다. 방금본 바로  [고양이를 부탁해]가 바로 1년후에 나왔는데 그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괴리된 상황과 80년대 구시대적 대사가 작위적이어서 차라리 연극으로 만드는게 나았다. 남의 향수 떨어뜨리고 카네코가 어맛하는 거 정말 자료화면에서나 보던 [별들에게 물어봐]같은 씬들 투성이...
그걸 연기자들이 맛을 살릴 수 있을까. 장동건의 느끼한 캐릭터와 똥폼잡는 연기도 몸서리쳐졌다. 장동건이나 정준호나 원래 연기파는 아니지만 저나이에도 연기가 여간 안느네 싶고. 여태껏 연기로는 누구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김상중의 연기에 실망했다. 세르게이를 일부러 죽였다고 의심받는 상황에서 결핵에 걸려 연신 기침을 하는데 사회주의니 무정부주의니 첨예하게 사상을 논할 때도 참 겉핥기스러웠고, 결핵환자여서 기침연기하는데 실감하나도 안남... 너무 가짜티나는 연기를 해서 송강호 황정민이 식상하다해도 그사람들이라면 그렇게 가짜티는 안나게했을텐데 기대에 못미쳐 무게감이 덜했다.
이범수는 저때 한창 개성파로 주목받던 시기일텐데 쌍꺼풀 없는 천연 무쌍에 훈남이미지에 노력하지 않는 꾸밈없음이 보기편했다. 근데 장발이 당시 시대상과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2000년대 초에 흥했던 조폭물에 더 어울려보여서 포마드한 머리로 총맞아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도 독립군이 아니라 조폭같아서 몰입이 깼다.

그리고 화자가 장동건으로 예상했던것과 달리 김인권이다. 세르게이는 중반부에 죽고 상구가 나레이션을하는데 너무 축쳐지고 발음도 불분명하게해서 나레이션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리고 굳이 나레이션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씬을 그리지 않고 말로 떼우려는 거 같아보인다는 점이다. 영화는 영상서사인데 나레이션으로 버무리려는 순간 관객에게 전달은 간편할지언정 허섭스러워질 위험이 있다. 그리고 특히나 대사 상당이 문어체+나레이션은 더욱 영상언어의 맛을 못살리고 고루해질 뿐이다.

스케일은 상당하다. 당시 시대 분위기에 맞는 상하이 세트장에서 찍은 중국 로케 촬영과 연회장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 거대한 여객선 등등 화면에 잡히는 규모만큼은 [암살] 못지 않았다. 시나리오가 부족해 저렇게 장면따온게 아까울 정도로 그친게 함정이지만.

예지원이 독립운동가로 첩보활동 하느라 가수하는줄 알았더니 그냥 가수 맞고, 세르게이와 사랑에 빠져서 정보주는 일본인도 아니고 걍 일본인 카네코. 근데 세르게이랑 썸씽있고 이근이 좋아함. 미나미 암살하는데 도와줬다가 끌려가 팔자에도 없던 옥살이에 고문당함.
걍 남자 다섯명만 의열단하고 자빠짐. 독립운동하는 여성 하나도 없고 접촉하는 다른 사람들도 다 남자... 독립운동하는데 약간 홍콩영화식 폼잡기ㅋㅋㅋ어이가 없음.
상구랑 럽라로는 사진관 할배 손녀 링링이랑 사랑을 싹틔움. 시발 근데 옥수수놈들 돈받아 쳐먹고 서비스하면서 중국어 일본어 분량 상당한데 자막 하나도 안나옴. 중국인이랑 연애하는 전개인데 느낌으로 이해해야함 장난하냐.
암튼 등장하는 주요 여자캐릭터가 사랑에 목매고 남자한테 희망주고하는 그런 캐릭터인것도 모자라 돌석은 매춘 다니고 여자 데려오는거 보고 대사도 하나같이 성희롱이더만 한숨나왔다.

박찬욱과 이무영이 공동 각본을 썼는데 박찬욱 감독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감독이고 평소 그의 여성관을 생각하면 분명 정상이었는데 어디까지 그가 쓴건지 알 수가 없으니. 여자보고 야들야들하다질 않나, 세르게이가 이근에게 카네코를 두고 나 죽으면 얘랑 자라고 해서 귀를 의심했다. 비싼여자라고 지칭하는 것도 싼티났도 첫사랑 얘기하는데 젖가슴 솔찮이 컸다던 돌석의 대사등 하나하나 저질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한심하기 짝이없었다.

일본인에 대한 묘사도 글쎄 요즘 나왔으면 [군함도]처럼 총질영화 하고싶어서 애국팔이했다고 욕먹었을지도 모르겠다. 조선인이 일본에 핍박받던 것은 아예 나오지 않고, 민중에 대한 고민이나 조선 국내사정도 별로 언급하지 않고 대립은 사상적 고뇌-당시는 세계적으로 무정부주의와 사회주의 물결이 큰 흐름인건 맞음-와 일본에 대한 직설적인 욕만하고 결정적으로 일본인보다 더한 앞잡이라고 누누히 언급하고 악랄하게 나오는 조선인보고 거품물려나(비웃던 쿠보타 결국 총맞아 뒤짐). 독립군얘기니까 누가 투옥되어서 고초를 겪는 것쯤은 나오려니했는데 웬걸 일본군 간부를 납치해 독립군이 우리도 당했으니 보복한다며 이빨뽑고 고문함... 급기야 일본 관청같은곳 건물 전면부에 그 간부 시신 목매달아 놓은거 보고 할말을 잃었다. [아나키스트]서 고문당하는 사람 두 명인데 카네코랑 일본장교임 둘다일본인.

그 시대에 호화롭냐고 하는건 몰라서 하는 얘기고 당시 모더니즘으로 지금보다 더 화려했는데 극중에서도 구락부뽀이club boy같다고함. 근데 독립군얘기를 하면서 실상을 제대로 전한 것도 아니고, 의열단과 실존인물은 따왔지만 실화도 아니고, 허구면서 재미도 없고, 일본군 고문으로 한국 테러리스트의 미개함이나 보여주려고 한건지. 이게 국뽕 빼놓고 세계에 내놔도 당당히 코리안 레지스탕스라고 할수 있는가 하면 알맹이가 너무 빈약하다.

구조적으로도 왜 이렇게 시나리오를 짰을까 싶은게, 세르게이 죽고나서 대립하는 것도 왜 이근이 의심하는지 트집잡아서 갈등만드려는거로 보였고 그러고서 한다는게 남의 여자에 집적대는거. 돌석은 무슨 중국인이랑 싸워서 이겨서 판돈받는거에 나가는 에피 왜있는거며. 자금줄 끊기고 쪼달려서 도둑질하는 것도 짜증남. 그냥 의열단이니까 닥치고 응원해달라고 하는거 같아보였다. 결말도 하나씩 장렬히 죽는걸로 했는데 가장 극적이게 보이는 최선이었지만 영화 수준이 못미쳐서 국뽕도 안타까움도 끌어오르지 않았다.

마지막에 어설픈 한국어 발음의 엔딩곡이 나와 없던 여운도 아예 사그라들었는데 여명의 오늘이 마지막이기를... 제목이 맞아 떨어져서 넣었나보다.

옥수수 진짜 양심도 없지. 중국인 사진관할배, 링링, 격투기장, 배에서 중국 아줌마와 다툼, 중국전당포, 중국남자들이랑 싸움씬 등 자막 하나도 없어서 내용이해 반은 눈치로해야되는게 말이되나. 일본어는 죄다 한국인이하는 일본어지만 알아는 들었는데 지나가는 대사도 아니고 꽤나오는데 개새끼들 돈은돈대로 받아쳐먹고 자막제공 안할거면 환불을 하든가. 이따위로 장사를하냐 후팔러미.

-예지원의 샹송 고혹적이고 아름다웠다. 첫장면의 하바네라 선곡도 일품.
-쿠보타는 2010년이후 필모가 끊겼고 가토우는 [평양까지 2만원] 그 대리기사 봉고차 아재구나.

blog activities

  • 왼쪽의 목록에서 링크를 선택해주십시오.
    목록이 보이지 않으면 링크를 추가하시기 바랍니다.

Visitors: / /

music box

자동재생 상태가 아닙니다.
00:00

[재생목록]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