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추리반 15~16화 (마지막화)

2021. 3. 20. 01:40

마루님

예능

오늘이 오지 않기를 바랐는데 오고야 말았다. 떠나보내기 싫은거 반, 활약상 기대반이었는데 저게 사실 13~14와 같은날이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현기증이 나고 당이 떨어졌다. 막날이라고 문제 몰빵에 미로에 폭탄제거를 위한 두뇌 밥먹는장면도 안나오는데 밥은먹고 하는지 나같이 체력 약하면 애들 구출하기 전에 내가 좀비가 되어 쓰러질듯. 1층 2층 S반 매점 드나든 비비랑 도연이 열정에 건배.

처음 모니터실에서 이예지가 M목소리로 말하는거부터 난 틀려먹었음. '설명킵고잉'같이 아무짝에 쓸모없는 자막은 공해라고 생각한다만 출연자가 한 말을 그대로 전달하는 자막은 절실했는데 이번에 정말 듣기 힘들었는데 자막이 제역할 안해줌. 듣는건 못했지만 다리가 무너지고 할때부터 백화점은 눈치깜. 그럼 세월호? 아직 아픔이 안가셨는게 그건 무리수다 싶었는데 숭례문으로 한숨덜음.

전 회차에서 왜저렇게 한가롭게 브리핑하고있을까, 뭔가 쑤시고 다니면 독고문이나 김정호가 와서 훼방을 놓은 트라우마가 있어서 나혼자 모니터실이니 원래 누가 상주인력이 있지 않을까란 걱정에 왜저렇게 태평하게 저기서 회의하고 있지? 다 사진으로 찍고 운동장이나 사람없는 학교에 짱박혀서 회의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때까지만해도 대본 의심이 심했는데, 다시 환풍구로 돌아가서 열쇠 풀고 나오자는 애들의 비합리성 보고 의심 1차로 풀리고, 심화학습동 비번풀고 알수없는 경고음이 나자 혼비백산해서 튀는 주연진을 보고 안심했다. 근데 환풍구 얘기할때 매점문으로 나오자는 박지윤말에 나역시 당연히 매점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옳지옳지 했는데, 심화학습동 앞에서 다섯쫄보들에게 박지윤이 그래도 들어가봐야되는 거 아니냐고 할때 결정적일때 이끌어주는게 과연 추리왕짬밥인가 아니면 동선에 귀띔이라도 받은건가 반신반의했다.

인혜가 갇힌 실험실문은 당연히 누르면 나오는 통로가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리 깜찍한 곳일줄이야. 이번에도 예나가 해냈다. 소독은 당연히 진짜 소독이 아니라 신인류연구회라는 사이비니까 소독이라는 이름으로 유해물질을 넣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재재가 사이비집단이니 그런거 신경안쓰고 방사능 오염됐으니까 소독해야한다구 할때ㅋㅋㅋㅋ재재 이 올곧은 사람아, S는 단어를 곧이곧대로 쓰지 않아

주연진이 통제실 뚫었을때 폭탄제거한 후 전교생 탈출이겠거니 하는데 폭탄 제거 시간 동안 모둠을 둘도 아니고 세개로 나누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폭탄제거 설명서를 문닫아놓고 격리된 상태에서 할줄은 상상도 못했다. 정말이지 매뉴얼 보고해도 어려운데 시간제한에 마음은 촉박하지 안본걸 설명해야하는 어려움 실행하는걸 볼수도 없는 막막함 삼중고, 다른건 그렇다쳐도 스위치는 안보고 못할거 같은데 그걸 이해하고 푸네. 박지윤이랑 재재가 폭탄반이어서 다행이다.

문닫히고 안열려서 김동현이 실수로 닫게한건지, 아니면 문열게 하는 비번이 따로 또있는건데 주연진이 풀지 못한건지, 아니면 제작진이 김동현에게는 말해주지 않고 닫아서 고립시킨게 제작진의 의도였는지 계속 그생각했는데 결론은 제작진의 의도였다. 모여있으면 시간내에 빨리 풀고 나오거나 촉박하고 짜릿한 그림은 안나오고, 폭탄반과 탈출반이 나뉘었다 하더라도 전교생 탈출시킨 시점에서 폭탄 터지든 말든 그냥 주연진도 학교 나오면 학교는 폭파해도 됨^^ 사실 폭탄버리지 말고 폭탄문제 풀어달라는 의미에서 문잠가서 가둔거 같다.

탈출반은 도서실에 문헌정쌤 앉은 의자 바퀴달린 의자인거 같은데 문헌정쌤을 제일 먼저 옮기고 그 의자로 애들 실어서 계단은 업어서 나르면 되지 않나 왜케 포기가 쉽나 했음ㅋㅋㅋㅋ졸리지 아예 까먹곸ㅋㅋㅋㅋ애들 깨우라는 말에 힌트가 있었음

뜻밖에 운동장에 나오니 개무시하던 전교생이 목숨의 은인들에게 웃음으로 반겨주고 폭발대신 하늘에 폭죽이 팡팡터지면서 청춘 판타지같은 마무리에 취해있다가 폭죽 넘비싼데 저거 저정도 화려하게 터지려면 푼돈으론 안되는데 천만원 썼나 3천? 5천은 아니겠지? 그생각ㅋㅋㅋㅋㅋㅌ

근데 김동현이 같이 갇힐때 뭐라도 같이풀줄 알았는데 도움캐인줄 알았더니 거기서 연장만 줄거였으면 연장통이랑 매뉴얼 자기차에 같이가자고 해서 주거나, 요원들 무전받고 나와서 뭐 누르라고 해서 문닫게 만들고 치고 빠지게 했어야지 인터뷰는 왜하는건지. 문닫히는거 몰랐다까진 ㅇㅋ라도 이후의 인터뷰는 왜했지? 그럴거면 다른 역할 출연진한테도 막화니까 웃음 어떻게 참았냐 자는연기 안움직이느라 안힘들었냐, 운동장에서 언제부터 대기했냐 인터뷰하지... 뒷이야기에 썰푸는것도 아니고... 김동현 먼곳까지 카메오 해준거 방송으로 치하하지 말고 그럴바엔 일반연기자 쓰든가 비하인드 회차를 따로 내든가

예상을 뒤엎을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지만, 무슨 요원이 아니라 나는 그알급 보도기자가 현장에 취재하러 올줄 알았다. 생각해보니 선생들 연행해야하니까 공권력동원하는 그림으로 연출한듯. 마지막 쿠키는 셀럽파이브가 자랑스러운 시민상+뉴스 인터뷰 TV에서 줌아웃하며 마무리 할줄 알았는데 네티즌들이 그려준 팬아트로 마무리. 하나하나 크레딧을 써넣긴 했다만 다 아래쪽에 있어서 내가 당사자면 자기사진 아래에 있으면 좋겠다 싶었음.
그거 보면서 네티즌과 소통하는 느낌이 들어서 반가웠고, 갑자기 90년대 하이틴 감성 물씬나는 올드팝에 빵터짐ㅋㅋㅋ K-여고감성은 그거 아니라구ㅋㅋㅋ근데 if u wannabe my lover만 들으면 연애가사 같은데 you gotta get with my friends 나 friendship never ends 우리 우정영원히란 가사도 있어서 이걸 노린건가

정종연 피디는 방송국말고 게임스토리 디렉터를 했어도 잘했을듯. 뭔가 예능과 드라마와 롤플레잉 게임을 넘나드는 분야를 파괴한, 장르초월성을 느낌. 지난주에 민정음이 들이닥쳤을때 게임 [화이트데이] 수위가 떠올랐다. 보기전에는 [지니어스]의 짜여놓은듯한 극적인 연출과 지적희열을 기대했는데, [여고추리반]은 점점 다른기획물임을 인정하면서 상황이 주는 공포와 긴장 또 긴박감 그리고 인문학적 추리. 학교라는 거대한 세트 안에 제작진이 꾸며놓은 세계관에 흠뻑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또다른 희열과 감동을 느꼈다. 누군가 '예능은 끝이 없다. 인기있을때 박수칠때 끝나지 못하고 시청자가 지겨워하고 단물 다빠지고 나서야 초라하게 퇴장하는 게 슬프다'는 요지의 얘기를 주워들은적 있다. tvN의 예능은 드라마처럼 미리 회차를 기획하는 점에서 특별하다. 장수프로에 안주하며 제작진이든 출연진이든 만성적으로 되는대로 하는게 아니라, 제작진대로 열심히 준비한 성의가 보이고 출연진들도 집중해서 맡은바 역할을 다하는 '작품'을 위해 모두가 끝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간다. [여고추리반] 역시 세계관을 짜임새있게 넣고 밀도있는 세공력을 보여주면서도 전에없던-에피소드식으로 일회성이 아닌- 기승전결을 예능에 서사를 부여해 다른 추리예능과 차별화한 것도 매우 신선했다. 출연진도 건성으로 시간떼우기나 무임승차 없이 극에 몰입해서 더욱 예능이라는 장르적 선입견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애너그램이라든가 김정호가 읽던책 등등에서 자꾸 생각할거리를 던져주고 발상의 전환을 자극하는 장치들로 알차고 충만감이 든다.

참고로 나같이 성질급하고 몰아보기 좋아하는 사람이 일주일마다 손꼽아기다리고 실시간으로 보고 추리하고 드라마도 마지막회 잘안보는데 그럴가치가 있었다. 여운이 강하다...


결론은 2기 더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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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 (1749년 3월 23일~1827년 3월 5일)가 상상한 가상의 존재이다. 1814년에 발행된 그의 에세이 “대략적인 혹은 과학적인 결정론의 표현”에는 "우주에 있는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이것은 뉴턴의 운동 법칙을 이용해, 과거, 현재의 모든 현상을 설명해주고 미래까지 예언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쉽게 말해 라플라스의 도깨비는 '현재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그것을 통해 미래를 유추하는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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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은 구약성경에 고대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건설했다고 기록되어 있는 전설 상의 탑이다. 창세기 11장에 그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이야기는 인류가 쓰는 동일한 언어와 이에 따른 일종의 타락과 비극을 주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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