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마츠가네 난사사건 松ヶ根乱射事件 The Matsugane Potshot
2016. 3. 30. 01:36
마루님
영화/팝콘
치명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김지운의 데뷔작[조용한 가족]을 좋아한다. 블랙코미디 상황이 어긋나는데서 오는 우스꽝스러움은 웃음 강요 없이도 자연스러운 폭소를 유발한다.
마츠다케난사사건도 블랙코미디다. 어그러진 상황에 엉거주춤 행동을 일시멈춤한 상태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낸다.
불편했던건 눈요기거리로 여체가 취급된다. 배경으로 일상처럼 가쉽처럼. 첫 오프닝부터가 사고 당해 쓰러진 여자의 가슴을 주무르는 초딩이라니. 솔까 중딩만해도 사춘기시기니 이해는 할 수 있겠는데 가장 순수한시절의 상징인 아동이. 소설이 아니라 시나리오 실현을 위해 아역배우가 직접 연기해야하는데 청소년보호윤리에 어긋난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백번 양보해서 가슴까진 그렇다쳐도...이하생략. 바로 이어진 부검나체씬은 너무 노골적이었다. 중반에 아버지 토요얘길하면서 발가벗고 돌아다니는 겨우 너댓살 되보이는 여자아이. 굳이 꼭 그렇게 일상적 배경화로 등장했어야했는지 의문.
그리고 하루코. 쿠로키치의 성추행이 발각되지만 할아범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이상한 할배로 끝나고 하루코는 뭐든지 네네거리는 지적으로 모자란애로 넘어간다. 고타로 아빠가 자식보다 어린 그녀 건드리는 장면도 꽤나 추접스러운 터치.
사고나서 부상입은 여친을 더듬기, 결혼 거취얘기하는 장면도 그렇고 일상적 성욕 노출을 표하는 장면이 많고 특히 큰 줄거리를 담당하는 하루코의 서사들은 더욱 찝찝스럽다.
하루키와 고타로는 쌍둥이. 하루키는 변변치않게 사고치고다니고 그나마 가업을 잇는다고 축사일을 도울뿐. 키도 발도 착실하지 못하다.
집밖으로 나돌며 동네 여자애까지 건드린 아빠.
고타로는 번듯한 직업에 정상처럼 보였지만 그도 하루카에 관해선 자유롭지 못하다. 무려 결혼 앞둔 애인이 있으면서도. 혹자는 유일한 정상인이 마을 사람들의 이상한 행동을 그런 환경속에서 닮아가는 것이라 지적했지만 글쎄 난 고타로도 결국 똥묻은 개가 아닌가싶다. 하루코의 애가 고타로 애가 아닐까? 고타로도 하루코와 얽혀있고 오락실에서 그녀를 보고 애아빠가 누구냐고 물었을때 엄마한테도 안알려준 애아빠를 고타로로 지목. 고타로는 아무렇게나 막 말하지말라고 하지만 이용원 들렀을때 아줌마를 피해 하루코를 쫓는 시선. 하루코의 미소. 아버지와의 말다툼에서 '니아들이잖아'라고 시위하는것처럼 들렸는데 고타로가 애아빠가 아니라한들 최소 '너도 똑같아'란 의미. 후에도 그녀를 찾고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출산일에 이용원에 들린것도. 고타로 아빠는 원래 그런사람이라 자식을 위해 덮어준게 아닐까싶다.
그리고 하카리와 고타로는 왜 굳이 이란성 쌍둥이일까 계속 생각했다. 미디어에서 다루는 쌍둥이들은 보통 1인2역의 일란성에 성격이 정반대인걸로 묘사하는데 굳이 외모가 다를거면 그냥 형동생이어도 상관없지않나 싶었다. 고작 몇분차이로 형의 의무와 동생의 역할이란 서열이 정해지고 가정에서의 역할기대가 달라지는게 감당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특히 장남 편애나 책임감이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좌절감도 상당하다. 극중에서도 상견례 말실수 후 한마디 듣던 아버지가 고타로에 넌 역시 동생이 맞아라며 고타로에게 상처주거나, 왜 히카리만 싸고도냐며 울고불고하는 누나. 일반적으로 몇살 연상 형은 몇년동안 삶을 먼저살면서 어린 동생을 보다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이끌어주는 존재긴하지만 쌍둥이에는 연륜도 먼저경험한 지혜가 있을리가. 일방적인 서열이 과연 개인의 행복에 오히려 부정적이기때문에 서구권에선 굳이 형동생 없이 기르는거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쪽에서는 먼저 나온애가 수정을 나중에 해서 동생이라고 하니까 얼마나 쌍둥이 형동생이 무의미한가.
가족을 포함해 마츠가네 마을 사람들은 가쉽을 좋아한다. 초등학교에 여자가 죽었다니 자살이라는 둥 에덴의 마담걱정에. 여자가 살아들어오니 그거로는 재미가 부족한데하며 신소리. 고타로의 아빠가 건드려서 애를 뱄다는 콩가루스러움에 동네 창피해서 얼굴을 못들겠다는 엄마. 스즈키 일가의 집에 어떤여자 남자와 어울려지낸다는 얘길 동네 사람들 다 안다고. 상견례에서 일찍 모친을 잃은 딸에 집안일을 맡겼다는 예비며느리를 두고 독립심 운운하며 결과적으로는 잘됐다고 실언하는 아버지에게 하루코한테 한테 못할짓해놓고 설교한다는 아들. 그런 그에게 이용실 아줌마가 돈받고 하루코를 이용하고 있고 너도 했단걸 다들 알고 있다고 맞선다. 동네사람들이란게 고타로 동료, 축사에서 일하는 아저씨, 금괴 준 친구. 대사있는 사람 꼽아서 이런데 그 몇명으로 실체없는 전체를 등장시킨다. 그들은 모든걸 보고 모든걸 알고있고 내가 속할땐 함께 웃으며 멋대로 품평에 재단하며 한마디 거들지만 도마위에 오르기는 두려운 존재.
고타로가 신경쓰여하는 쥐새끼. 본적도 없고 고타로만 봤다는 쥐는 뭘 의미하는 것일까. 영화를 두 번이나 봤지만 잘 모르겠다. 원래 후기 쓰기전에 남의 후기를 먼저 잘 보지 않는데 답답해서 찾아 읽어봤는데 마을사람들이라고 하는 해석이 그럴싸했다.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행동이 난무하는 마을. 식수에 살충제를 타고싶을만큼 없어져도 좋을 존재. 자꾸 새끼를 치며 증식하는 지긋지긋한 존재.
난사사건도 고타로가 허공에 난사하며 끝맺지만 하루코의 입장에서 난사인건가하는 흥미로운 해석도 있었다. 고타로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수더분한 그가 일탈을 가장 폭발적이지만 수습가능한 수준으로 한게 아닐까 한다. 총으로 죽이고 싶은 사람들이 너무많은데 실제 위협을 특정 누구한테 직접 받은게 아니라 언제나 간접적으로 느끼는 고통이라 보복하듯 지목해 총을 겨눌수 없었던 것. 스즈키 고타로 난사사건이 아니라 마츠가네 난사사건인것도.
여담으로 90년대 패션에 신경쓴 것이나 경험을 각색한 실화란것도 결국 마츠가네 마을은 일본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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