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亀は意外と速く泳ぐ

2016. 7. 10. 09:52

마루님

영화/추천

깜짝놀랐다. 우에노 쥬리의 촌스러움과 민낯에가까운 화장기 없는 얼굴 그리고 풋풋함. 보니 11년전 우리나라나이로 20살때 작품이었다. 근데 극중에선 24살에 시집간 아줌마로 나온다. 남편은 직장으로 떨어져 사는데 맥거핀이다. 거북이 밥주라는 통화밖엔 애정이나 그런거 전혀없고 이제 거길떠나야할때 잠깐 회상하는 정도.
일본 특유의 나사빠진 개그 좋아하는 사람에겐 강력추천이다. 코미디영화에다 유머 템포도 나쁘지 않다. 씬이 굉장히 많고 장면 전환도 많고, 그씬들에 다 나름 의미를 투영한건 맞는데 패턴이 눈에 보이거나 과장된 상황이나 영화적 허용의 개연성이 좀 작위적이기도 하다.
유일하게 미련갖은 첫사랑에 정떼려고 넣은 가발설정까진 뭐 코미디니까 그런데 뜬금 부인의 등점인지 등드름인지. 노잼이라 무표정으로 본 웃음 포인트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커피숍에서 만난걸 목격한 아들에게 돈은 왜준건지, 고기집에서 닭다리로 나치모양만드는 뜬금포는 정말 무뇌를 자랑하는 수준이었다. 나치문양에 아무 생각이 없으니 당당하게 욱일기 쓰는 일본인의 사상이 반영된건가 싶기도.
전반에만해도 존재감없는 스즈메(참새)와  하고싶은거 잘하고 다니는 쿠자쿠(공작)와의 대비를 통해 토끼와 거북이를 은유한거라고 생각했는데, 쿠자쿠가 어망올리기 하면서 재밌게사는 스즈메가 부럽다고 말하는걸 보고, 토끼처럼 보였던 사람도 다들 자신의 인생은 거북이라고 생각하는구나 싶었다.
스파이 활동을하면서 더더욱 현실성보다는 코미디적 과장에 함몰되어서 후반부는 꾸역꾸역봤다. 그래도 스파이로서 자기삶을 버리고 떠나려할때 마지막인사에 대해 마지막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돌이켜보니 마지막이었다고 회상하는거지란 나레이션은 영화톤이 가벼웠음에도 진했다.
손톱만한 포스터를 발견하고 동네 할머니도 스파이였고, 수상함을 다 눈치채는 경찰등 캐릭터나 설정은 매우 통통튀었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매력적인 서사는 부족했다. 나사빠진 말장난과 상황의 과장이 때론 피식하게했고, 평범한 것에 대한 조명도 마음에 든다. 보통 영화는 파란만장한 주인공을 다루니 정적인 감은 있지만 일상의 무료함과 평범, 그리고 예기치 않은 인생에 대해 소소하게 잘 그려냈다. 어중간한데 지나고나서 생각나는 라멘집같은 맛.
고독한 미식가 아저씨가 어중간한 라멘집 사장으로 나오는데 커피가 더 맛있고 결국 라멘맛 살린것도 웃겼다.

'영화 > 추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 끝과 시작  (0) 2016.08.07
[1997] 해피투게더 Happy Together 春光乍洩  (0) 2016.08.05
[2014] 나를찾아줘 Gone Girl  (0) 2016.05.10
[2014] 갈증 渇き The World of Kanako  (0) 2016.04.23
[2003] 몽상가들 The Dreamers  (0) 2016.04.22

blog activities

  • 왼쪽의 목록에서 링크를 선택해주십시오.
    목록이 보이지 않으면 링크를 추가하시기 바랍니다.

Visitors: / /

music box

자동재생 상태가 아닙니다.
00:00

[재생목록]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